박물관에서는 3
내 손안에서 듣는 우리 민속 이야기
QR코드로 더 가까워진 다국어 전시해설
글 정세영(교류홍보과 학예연구사)

관람객 중심으로 구성한 전시해설 서비스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내외 관람객이 전시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QR 코드 기반 다국어 음성안내 서비스를 구축하여 2026년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상설전시실 3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디지털 안내 서비스가 보편화된 가운데, 이번 사업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해설 서비스를 관람객의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하여 언제 어디서나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단순히 음성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해설사가 현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디지털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데 중점을 두었다.
관람객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촬영하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를 지원하며, 모바일 기기의 기본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해당 언어의 안내 화면을 제공한다. 전시실 입구에는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배너를 설치하고, 전시실 내부에는 관람 동선과 전시 흐름을 고려한 여섯 곳에 안내판을 배치하였다.
개별 유물 레이블마다 QR 코드를 부착하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50개의 해설 콘텐츠를 전시 주제와 흐름에 따라 여섯 개의 안내판에 적절히 배치했다. 각 안내판은 여러 유물을 하나의 해설 흐름으로 연결하여 관람객이 개별 유물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전시 전체의 맥락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하였다. 안내판 디자인 또한 전시 공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제작하여 기존 전시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해설의 전문성을 담은 다국어 콘텐츠
이번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해설사의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구성하였다는 점이다. 이에 전시 주제와 유물의 관계를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전시물이 일부 교체되더라도 전시의 흐름은 유지될 수 있도록 개별 유물에 한정되지 않는 포괄적인 원고를 작성하였다.
다국어 전시해설 원고는 해당 언어 전시해설사가 직접 작성하였다. 영어·중국어·일본어 전시해설사는 실제 관람객을 안내하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권별 이해 수준, 관심사, 표현 방식,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여 원고를 작성하고 감수하였다. 같은 전시를 소개하더라도 언어에 따라 설명의 난이도와 강조점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각 언어에서 전시의 의미와 흐름이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일본어 서비스는 문자 표기와 서체까지 함께 검토하여 실제 이용 환경에서의 가독성과 전달력을 높였다.
음성 제작 과정에서도 언어별 특성을 고려한 방식을 적용하였다. 한국어·영어·중국어는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TTS을 활용하고, 일본어는 동일한 한자라도 문맥에 따라 의미와 발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전시 내용과 의도를 보다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전문 성우 녹음을 선택하였다. 반면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은 성우 녹음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제작 과정에서 원고의 표현과 고유명사의 발음을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었으며 전시 자료의 교체에 따라 원고의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변경 사항을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어 운영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전시해설 음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람객

다국어 전시해설 음성 서비스 화면(왼쪽)과 안내 QR코드(오른쪽)
관람 양상으로 본 전시해설의 의미
서비스에는 언어별 이용 현황과 콘텐츠별 청취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기능도 함께 구축하였다. 시범 운영 초기인 7월 한 달간의 이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외국어 중 중국어 콘텐츠의 조회수가 다른 언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전체 4,475건 중 한국어 1,536건, 영어 1,040건, 중국어 1,459건, 일본어 440건 / 2026. 8. 20. 기준) 이는 기존 대면 전시해설의 이용 양상과는 다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그동안 운영해 온 대면 해설에서는 중국어 이용이 다른 언어에 비해 많지 않았지만, 별도의 신청 없이 개인 모바일 기기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음성
안내에서는 오히려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중국어권 관람객은 단체관광의 비중이 높아 관람 과정에서도 동행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박물관이 직접 제공하는 중국어 음성 안내의 조회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단체 관람 중에도 개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시 주제와 유물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전시해설을 확인하려는 관람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시해설사가 직접 작성하고 감수한 콘텐츠를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서비스가 중국어권 관람객의 실제 관람 방식과 해설 수요에 부합하였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다국어 음성 안내 서비스 시범운영은 전시해설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했다는 의미와 더불어, 기존 대면 전시해설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외국인 관람객의 관람 방식과 언어별 해설 수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운영 초기 이용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언어별 이용 양상은 디지털 환경에서 관람객이 전시해설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과 수요를 보여주었다.
이는 전시해설이 단순한 해설 서비스를 넘어 변화하는 관람 환경과 관람객의 이용 양상 및 해설 수요를 반영하고, 전시와 관람객, 박물관을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민속소식 제317호 (2026년 9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