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는 1

나를 닮은 상상과 우정의 친구로 새롭게 태어난 도깨비
《내 친구 도깨비》와
특별한 모험을 떠나 볼까요?

글_ 구민경(박물관교육과 학예연구사)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한국의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여 왔다. 옛이야기에는 사람들이 꿈꾸던 세상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가 담겨 있다.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문화를 이해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6년 새롭게 선보이는 《내 친구 도깨비》 전시
도깨비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믿음과 상상, 삶의 모습을 담아온 문화 상징이자 옛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시대에 따라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연에 깃든 정령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이야기 속 존재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
도깨비는 사랑받는 옛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유치원 어린이가 선호하는 전래동화 조사에서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감투』가 각각 1위와 7위를 차지했으며, 부모 세대 역시 『혹부리 영감』을 선호하는 전래동화로 꼽았다. 이는 도깨비 이야기가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접하는 도깨비 이야기가 이 두 편에 한정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깨비는 새로운 콘텐츠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지만, 정작 구비문학 속에 전해지는 다양한 도깨비들의 이야기는 만나기 어렵다.

도깨비의 형상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있고, 험상궂은 얼굴에 호랑이 무늬 옷을 입고, 못이 박힌 도깨비방망이를 든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어독본』의 「혹 뗀 이야기」에 실린 ‘오니*’ 형상의 삽화 때문이다. 문헌과 설화 속 도깨비는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상상해 왔다.

그렇다면 한국의 도깨비는 어떤 존재일까? 오늘날 어린이들은 우리 문화 속 도깨비와 어떻게 만나고 연결될 수 있을까? 《내 친구 도깨비》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어린이들과 함께 찾아간 전시이다.

어린이들과 함께 답을 찾아간 전시
전시 준비 과정에서 사람들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어린이박물관 관람객 1,200명을 대상으로 ‘내가 상상하는 도깨비’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뿔, 호랑이 무늬 옷, 못이 박힌 도깨비방망이, 날카로운 이빨 등 전형적인 오니의 모습이 50%에 달했다. 하지만 동시에 귀엽고 친근한 모습, 나만의 개성을 담은 새로운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전시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6~9세 어린이 201명과 함께 총 7회의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 일본의 전설이나 민담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요괴이자 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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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예찬: 국립민속박물관 80년》 전시장

어린이들이 한국 구비문학 속 도깨비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만나고 싶은 도깨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발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들은 도깨비에 대해 “친구 같아요”, “같이 놀고 싶어요”, “재미있어요”라는 반응들을 내놓았다. 또한 전시에서는 귀엽고 친근한 도깨비를 만나서 함께 놀고, 이야기 속 도깨비방망이나 도깨비 감투를 직접 체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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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내가 만나고 싶은 도깨비’를 그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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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삼광초등학교 수업 참여 모습

나를 닮은 상상과 우정의 친구 도깨비
이러한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내 친구 도깨비》가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도깨비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나를 닮은 상상과 우정의 친구이다. 어린이들은 도깨비들과 함께 놀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친구가 되어간다.
먼저 한국구비문학대계** DB에 수록된 2,131편의 도깨비 이야기 중 대표 유형 10종을 반영해 새로운 이야기책을 만들었다.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모험형 서사를 바탕으로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를 찾는 여정을 만들고, 그 안에 다양한 도깨비 이야기를 담아 한국 구비문학 속 도깨비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가장 큰 고민은 도깨비 형상화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니 형상의 도깨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도깨비를 대표하는 정형화된 모습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만나고 싶은 친근한 도깨비 그림과 문헌과 설화 속 도깨비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성 있는 도깨비 캐릭터 6종을 개발했다.
**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전국에서 구술·구연자를 대상으로 조사·채록한 설화·민요·무가 등 구비문학 자료를 집대성한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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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도깨비 도감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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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시장, 도깨비 마을 입구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를 찾는 모험의 여정
관람객은 도깨비를 좋아하는 아이 ‘도담***이’가 되어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전시를 경험한다.
1부 <도깨비를 만나요!>에서는 개암나무 집에서 개암나무 열매 버튼을 누르면 꼬마 도깨비 ‘또비’가 깜짝 놀라 도깨비방망이를 개울에 빠뜨린다. 이 사건으로 또비와 함께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2부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신나는 모험을 떠나볼까요?>에서는 구비문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 메밀꽃밭을 지나 고갯길에서 씨름 도깨비 ‘트니’와 겨루고, 도깨비시장에서는 수상한 발자국을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감쪽이’를 만난다. 도깨비 감투를 만들어 써 보고 장난도 치며 도깨비가 좋아하는 음식도 알아본다. 이어지는 마을 입구에서는 수수께끼 도깨비 ‘알쏭이’가 길을 가로막지만 수수께끼를 풀고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3부 <우리 힘을 모아 도깨비방망이를 찾아볼까요?>에서는 팔을 다쳐 다리를 쌓지 못하는 ‘뚜기’와 도깨비 친구들이 모두 함께 다리를 만들고 강을 건너며 마침내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를 찾는다.
4부 <더 알고 싶어! 도깨비 배움터>에서는 도깨비의 역사와 형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보고, 소원을 적고 그림을 남기며 전시를 이어간다.
*** 《내 친구 도깨비》 이야기의 어린이 주인공 ‘도담’은 순우리말로 ‘어린이가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양’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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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놀이인 칠교놀이 방식으로 다리를 만들어보는 체험

우리는 친구, 친구가 되는 힘을 배워요!
전시장 안에서 만나는 도깨비들은 저마다의 모습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도깨비, 힘이 세서 자랑하고 싶은 도깨비,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 때로는 약속을 어기고 실수도 하는 도깨비, 지혜로운 도깨비, 몸이 불편한 도깨비, 이 모든 도깨비의 모습은 결국 나의 모습이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도깨비방망이를 찾는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서로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 여정을 따라가며 어린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함께 살아가는 힘, ‘친구가 되는 힘’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전시 감상 포인트 3가지

1. 아쉬워서 다 준비했어요!
도깨비 이야기는 참 다양해요.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감투〉 정도이지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는 구비문학 속 다양한 도깨비 이야기를 담았어요. 귀여운 도깨비도, 재미있는 이야기도, 이야기 속 체험도 모두 만나보세요!
2. 내 마음에 쏙! 도깨비 친구는 누구?
전시장에서 도깨비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도깨비 도감을 펼쳐보세요! 어디에 사는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 마음에 쏙 드는 도깨비 친구를 만나게 될 거예요!
3. 이야기 속 주인공은 바로 나!
개암나무 집, 메밀꽃밭, 도깨비시장…… 전시장 곳곳이 어디서 찍어도 이야기 속 한 장면!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에요! 도깨비 친구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민속소식 제316호  (2026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