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립민속박물관 | 전시

야외전시장과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개편

‘1970-80년대 우리 동네’ 체험형 야외전시장 개편

2022년 조선민속학회朝鮮民俗學會 창립 90주년의 해를 맞아 민속 기반 박물관 전시를 홍보하고, 임인壬寅년 호랑이, 신비로운 민속 등 민속유산의 영상 콘텐츠화를 통해 우리 관 대표 브랜드로 육성한다. 상설1·2·3관 개편에 이어 야외전시장이 ‘1970-80년대 우리 동네’ 모습으로 새롭게 꾸며진다.

민속학의 의미와 5G 시대에 부합하는 실감형 콘텐츠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속학회인 조선민속학회朝鮮民俗學會의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2022년 4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초창기 우리나라 민속학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20세기 초에 근대학문으로서 민속학이 등장한 배경을 소개하고, 독립학문으로서 민속학을 정립시키고자 했던 여러 활동을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앞으로 민속학과 민속박물관이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920~30년대는 근대학문·독립학문으로서 민속학이 등장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신문과 잡지 등에 민속과 민속학에 관한 여러 글이 발표됐다. 그리고 민속학을 연구하는 학회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러한 당시의 흐름과 함께 초창기 민속학의 개념, 영역 등을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민속학의 연구 방법인 현지 조사의 중요성을 20세기 초에 작성된 1,000여 점의 현지조사 사진카드의 전시를 통해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시실 내에는 키오스크를 설치해 주제별, 지역별, 연도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 조사 카드를 열람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그리고 현지 조사 사진카드, 해당 사진이 실린 글, 관련 유물을 연계하여 보여줌으로써 민속학 연구에 있어 현지 조사와 자료 수집의 연계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별전의 마지막에는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의 초석이 된 국립민족박물관國立民族博物館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볼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은 초창기 우리나라 민속학을 조명하는 동시에 현지 조사에 대한 어려움, 국립민족박물관 설립 뒷이야기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22년 여름에는 유물 없는 “신비로운 민속 이야기”가제 특별전이 개최된다. 실감 영상만으로 이루어진 이번 특별전은 K-판타지, K-미스터리를 콘셉트로 유물로 전시할 수 없었던 무형의 민속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풀어낼 예정이다.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신비로운 마을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상정하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비밀스럽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양한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전시할 것이다. 장승, 도깨비 가신 등 친숙한 이야기에서부터 황천길, 구미호 등 공포스러운 이야기까지, 실감 영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향, 후각 효과까지 더해 실제 같은 느낌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다. 더불어 관람객이 직접 소원을 적어 스크린에 띄우는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도 풍부하게 제공할 것이다. 600평의 방대한 전시실을 채울 우리 민속의 놀라운 이야기들은 때로는 몽환적이고, 때로는 공포스러우며, 때로는 황홀하게 다가갈 것이다.

 

‘1970-80년대 우리 동네’로 타임워프 해볼까?
‘1970-80년대 우리 동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마치 실제 과거의 공간으로 들어온 것 같은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는 2009년에 처음 조성되었다. 당시에는 한약방, 죽물전, 포목점, 전차 등으로 이루어진 ‘개화기 거리’와 사진관, 이발소, 식당, 양장점, 전파사, 만화방, 다방, 복덕방 등으로 이루어진 60~70년대 ‘추억의 거리’라는 두 가지 테마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시기가 혼재된 공간은 전시 몰입감이 떨어져 2017년 개화기 거리를 60~70년대 상점 거리로 개편·확장하였다. 2022년 추억의 거리는 ‘1970~80년대 우리 동네’라는 테마로 새롭게 개편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세대 간의 공감을 이끄는 장으로서, 이 시기를 살아온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이 시기를 잘 모르는 어린이와 청년들에게는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가 살았던 그때 그 시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각 공간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박물관의 수집자료가 함께 전시되어 그 시절을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문방구에서는 추억의 학용품과 완구, 불량식품을 비롯하여 가게 앞에 쪼그려 앉아 즐겼던 추억의 게임을 만날 수 있다. 문방구와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의상실에서는 그 당시 유행했던 스타일 체험, 맞춤옷 치수 재기 체험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한편, 내부 진입이 제한되었던 기존 공간도 새로운 모습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넓어진 학교 공간에서는 다양한 교과 활동과 교과서, 그 당시 시험문제가 제공될 예정이다. 만화방에서는 옛날 만화책을 읽을 수 있으며, 다방에서는 디제이와 함께 70-80년대 유행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구멍가게에서는 추억의 제품과 광고를 볼 수 있고, 사진관에서는 교복을 입고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으며, 인쇄소에서는 옛 인쇄기를 관람하며 인쇄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공간 곳곳에는 생생한 경험담과 사진이 QR코드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길상吉祥 의미를 담은 명품유물 전시
《길상문양가제》 특별전은 예로부터 우리 생활 속에 널리 사용되어왔던 길상 문양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한 전시다. 옛사람들은 가옥과 여러 생활 물건, 의복 등을 길상 문양으로 장식하며 수복壽福·부富·다산多産·출세出世 등 여러 가지 소망하는 바를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길상 문양을 담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았던 명품유물을 선정하여 선보이는 동시에, 기나긴 팬데믹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길상 문양에 담긴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전시 내용은 첫 번째, ‘생활 속에 담긴 길상 문양’ 즉 의식주 생활 속 길상 문양이 나타나는 모습을 살펴보고, 두 번째 ‘길상을 담는 방법’에서 동·식물 등 자연물과 문자 등을 활용한 길상 문양의 종류를 알아보고, 마지막으로‘길상에 담긴 의미’에서 장수·부귀·다산·출세·가내평안 등 길상을 담은 이유에 대해 탐구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가 옛사람들이 길상 문양으로 표현한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또 그 마음과 표현 방법은 요즘 우리와 무엇이 다르며 비슷한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베수교 30주년 기념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에 900m²약 300평 규모의 한국실 개관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1992년 수교 이후 30년 만에 한-베 무역량이 140배 증가해 한국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 됐다. 한국의 세 번째 수출국이자 다섯 번째 수입국이며 6만 5,000여 쌍의 한·베 다문화 가정이 탄생했다. 한 세대 만에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성장해 ‘신남방 정책 플러스’의 핵심 파트너 국가로 성장했다. 깊이 있는 문화교류는 양국 우호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토대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베트남사회과학연구원은 베트남 내 한국실 신설에 합의했다. 이에 국립민속박물관은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민족학박물관 신관까인지에우관 3층약 900m²: 약 300평에 한국실을 설치하고 운영 지원한다. 2022년 11월에 개관 예정이며 향후 10년간 운영한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 정체성과 역동성을 아우르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실감콘텐츠 체험관을 조성해 영상 및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베트남민족학박물관에 한국실이 설치되면 한국문화 홍보와 관심을 유발하여 양국 문화교류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박물관과 교류 협력하는 11번째 K-museums 공동기획전
전시콘텐츠 공동개발, 전시기법 공유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고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시작된 ‘K-museums 공동기획전’은 2012년을 시작으로 올해 11주년을 맞이한다. 2021년까지 총 55개 기관과 협업하여 전시를 개최하였으며, 올해는‘이화박물관’, ‘목아박물관’,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화박물관과의 협업전 ‘정동에서 피어난 문학향기가제’는 정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과 삶을 통해 정동의 근현대사 변화상을 조망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의 장을 마련하는 전시로, 2022년 5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215일간, 이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목아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 ‘상례, 죽음에 대한 위로가제’는 명부전, 시왕, 꼭두 등의 소장자료와 체험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불교민속과 상·장례문화를 소개한다. 2022년 7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64일간, 목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 ‘산촌에 살어리랏다가제’는 대동여지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과 그 산이 가진 고유의 특색,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짚어보는 전시로, 2022년 10월 5일부터 12월 30일까지 87일간이후 상설로 전환 성신여자대학교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글 | 전시운영과

상설전시2 개편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2022년 5월 5일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이 땅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날’을 만든 지 꼭 100회째를 맞이하는 날이다.1) 모두가 암울했던 시절 그는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이자 이 땅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해 동화를 짓거나 소개했으며, 구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던 것이 잘 알려져있다. 이런 특별한 의미를 지닌 날이 포함된 2022년을 맞아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2의 개편도 뜻을 함께하여 방정환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준비중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방정환 선생을 떠올리면 어린이들이 꿈과 지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동화를 읽고 들을 수 있게 해준 어린이 운동의 창시자, 선구자로 생각한다. 물론 그가 어린이들에게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서 방정환 선생은 동요, 놀이, 동극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고자 한 것을 알게 되었다. 1923년 창간한 잡지 ‘어린이’에는 이런 내용들이 두루두루 담겼다. 부록으로는 놀이말판까지 첨부하여 그 시절 어른들에게 조차 동경의 대상이 되는 신문물이나 학문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주기도 했다. 전시는 약 2년 동안 이어지는데 개막 다음 해인 2023년은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해가 되기 때문에 2022년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이를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충분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전시의 내용은 방정환 선생과 어린이날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 공유, 방정환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 세상, 이러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한 어린이들이 스스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들을 펼쳐 볼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전시장 자체가 ‘선물꾸러미’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신나게 놀고 나오니 이처럼 멋진 선물을 처음 받아본 것 같다는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전시장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종합선물세트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그런데 과연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 전시를 하면서 항상 가지게 되는 딜레마는 전시의 기획과 연출을 과연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어린이 전시이지만 그 아이디어와 진행 모두가 대부분 어른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듣고 이를 전시장에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작은 목표이기도 하다. 방정환 선생이 1923년에 발표한 제1회 어린이날 어린이선언문에서 어른들에게 당부한 몇 가지 중 하나에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 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라는 문구가 나온다. 100년 전의 당부가 변함없이 지금도 우리 앞에 놓여있다.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하는 전시에 진정으로 어린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담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어린이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장을 열어보고자 한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다시 초등학교 문을 두드린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올해부터 다시 도심권을 벗어난 지역의 소규모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어린이들에게 국립민속박물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와 체험 학습의 장을 펼친다. 2019년부터 협력망 기관 위주로 이루어지던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사업은 더 많은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장하여 유관기관은 물론 학교를 찾아가기로 했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은 초등학교를 찾아가 하루 종일 어린이들과 뛰어 놀기와 만들기, 그리고 공연 등을 통해 우리의 민속문화를 전달하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나, 유관기관과의 심도 깊은 협력망을 다지고자 박물관,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겼었다. 그러나 2022년 올해부터 하반기에는 다시 학교를 찾아 작지만 알찬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멀지도 않지만, 인구의 감소에 따라 폐교의 위기에 처한 학교의 수가 자꾸 늘어가고 있는 추세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지역공동체에서 학교가 하던 일들을 대신하고 있지만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는 다르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기억들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자 학교로의 발길을 다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좀 더 가까이 깊숙이 현장을 찾아가게 될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2022년에는 더 활기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 어린이날이 처음 제정되던 1923년의 어린이 날은 5월 1일이 이었다.


글 | 박선주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더 알아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등록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