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박물관, 즐기며 배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문화교육 공간의 중심으로서 이용자들이 폭넓게 참여, 체험할 수 있도록 민속의 특색을 살린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과 전문가 외에 문화소외층에서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전시연계 및 세시풍속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22년에도 청소년, 성인, 전문가, 외국인, 문화소외계충 등 교육대상별 눈높이에 맞추어 민속문화 주제의 다양한 교육을 준비하였다. 코로나 시국이니만큼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실시간 원격으로 운영하지만,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대면 교육도 운영함으로써 박물관교육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할 것이다. 온라인 교육은 기본적으로 신청자 또는 선정된 기관을 대상으로 체험키트나 활동지 등 교육자료를 사전에 발송하여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청소년, 성인, 전문가, 외국인, 문화나눔 교육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세한 교육일정과 내용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 게재하여 알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청소년대상 교육
2022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청소년 교육을 준비하였다. 학기 중에는 학급 및 동아리 단체 대상의 진로체험교육과 융·복합교육, 방학 중에는 청소년 개인 대상의 진로탐색 및 봉사활동 연계 프로그램, 연말의 전환기 여유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고3수험생 대상의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 등 학사일정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시국에도 거리 제한 없이 국립민속박물관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 개발한 대여형 교구재 활용 교육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데 씨앗이 되고자 청소년 학급단체 대상 진로체험프로그램 <박물관에서 꿈꾸는 미래>를 운영한다. 박물관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직업을 알아보며, ‘학예연구사’의 업무 중 ‘전시기획’과 ‘보존과학’을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 본 프로그램은 ZOOM을 통해 실시간 원격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교육 와 신청학교를 방문하여 운영하는 대면 교육 <찾아가는 박물관에서 꿈꾸는 미래>로 병행한다. 신청학급 및 동아리가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여 진행되었던 <박물관에서 꿈꾸는 미래>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운영방법이 보완 발전된 것이다. 전시 관람을 직접 하지 못하는 부분은 ‘VR전시 보기’와 다양한 시각자료 등으로 보완하였고, 교구재들은 체험키트화하여 실제적인 업무를 학교와 집에서도 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e박물관에서 꿈꾸는 미래>는 작년 운영 결과, 그동안 지리적으로 멀어 박물관을 방문하지 못했던 학급 참여자들도 다수 있어 대면교육 운영과 더불어 올해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기획’ 교육체험키트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의 유물카드 및 관련 유물 스티커와 전시관 구성품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교육 참여자들이 직접 전시 주제를 정하고 전시품을 정하여 자신만의 전시공간을 구현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보존과학’ 교육체험키트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민속유물이자 상설전시관2에 전시하고 있는 우리관 대표 소장품 중 하나인 ‘수계도권’을 복원유물로 하였다. 과거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지류 보존처리체험을 통해 과학적 문화재 보존의 중요성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익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올해는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 명절을 이해하고 함께 누렸던 민속놀이를 즐겨볼 수 있도록 <신나는 우리 민속놀이> 상자도 대여형 교구재교육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상자에는 4대명절설, 단오, 추석, 동지 관련 학습영상, 연계 활동지, 추억의 민속놀이제기차기, 딱지치기, 팽이치기, 대형 및 소형 윷놀이, 고누놀이와 놀이설명서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 학교 현장에서 민속놀이 체험에 활용할 수 있다. 본 교육자료는 누리집을 통해 학교단체를 모집하여 대여할 예정이다.
성인·전문가·외국인대상 교육
대학생, 일반인, 전문가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온·오프라인 강좌를 개설하여 민속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박물관 민속학교실>은 매년 특별 주제를 정하여 민속 관련 석학 및 박물관 학예사 등 전문가의 심도 있는 민속학 강의를 진행한다. 21년 ‘자연’을 통해 민속을 바라보았다면, 올해는 상설전시관3 개편과 관련하여 ‘일생의례’를 통해 민속을 조망해볼 예정이다. 전문가대상 교육은 작년에 이어 대학생들의 박물관 관련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대학생 예비큐레이터과정>, 박물관 종사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 및 직무교육인 <박물관 전문인력양성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21년 처음 개설한 <콘텐츠산업 종사자대상 교육>은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콘텐츠산업 종사자를 위한 교육으로 한국 민속문화를 기반으로 K-콘텐츠 제작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명절의 의미와 세시풍속을 체험하는 교육인 <외국인과 함께 명절나기>, 소장품과 연계한 민속놀이, 민화, 한지공예 등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한국문화알기 Step by step Korean Culture>가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문화나눔 교육
코로나시대를 맞아 문화적으로 더욱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한 문화나눔교육은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손쉽게 민속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민속문화 교감’ 특화 프로그램으로 시각, 청각, 발달 등 세분화된 장애별 맞춤형 교육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계절 감각>이나 <읽어주는 박물관>, 청각장애 청소년 진로체험교육 <꿈을 두드리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내 마음 속 문자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오감만족 박물관 나들이>나 <찾아가는 우리 민속> 프로그램은 민속놀이, 봉산탈춤, 한지, 양모, 닥종이, 민화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으로 박물관을 오거나 기관으로 찾아가는 교육이다. 상설전시관이 새롭게 개편되면서 촉각 전시보조재, 큰활자 안내문 및 점자 등으로 보완되기는 했지만, 다양한 전시연계교육 개발 운영으로 장애인 대상 전시물에 대한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꽃은 예쁘다>는 소장품 연계 교육으로 상설전시관 내 꽃 문양과 고유의 색을 살펴보고, 안경집에 새겨진 꽃 문양을 손목쿠션에 새겨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보면서 정서함양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발달장애인 대상 <내 마음 속 문자도>는 상설전시관3과 연계하여 조선시대 문자도와 그 의미를 알아보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단어로 나만의 문자도를 만드는 교육으로 전시관 속 유물만이 아닌 나의 생활과 연계하여 자기화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 대상 <읽어주는 박물관>은 촉각과 청각으로 민속유물 감상의 기회를 주는 대여형 교구재 활용 프로그램이다. 민속유물 음성가이드누리집와 촉각교구재유물자료, 점자교재, 해설문, 수업지도안을 기관으로 대여하여 민속유물 감상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소반호족반과 해주반, 떡살, 운혜와 나막신, 기러기와 기러기보 등 촉각 유물과 해설 음성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으며, 언제라도 누리집에서 다운로드하여 활용할 수 있다. 본 교육자료는 대여형으로 운영된다.
전시연계 활동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설전시관2 연계 활동지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2021년 신규 개발한 ‘추억의 흥부·놀부와 함께하는 뱀 주사위 놀이’ 활동지를 통해 소장유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추억의 놀이도 경험할 수 있다. 주사위와 흥부·놀부 말판형태의 활동지를 이용하여 유물 정보에 대한 지식 대결 승자가 이기는 놀이형식으로 전시관을 즐기며 관람할 수 있다. 다가오는 정월대보름 세시행사 기간 중에 상설전시관2 입구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속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의 세시풍속과 명절 – 설날, 단오, 추석, 동지> 온라인 민속문화 콘텐츠도 누리집에 게재를 준비하고 있다. 본 교육자료는 청소년, 장애인, 외국인 대상의 영상자료와 연계 활동지로 교과 연계 및 학교·기관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대상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민속문화 이해와 경험의 기회를 강화하며, 온라인 학습자료와 연계한 청소년, 장애인, 외국인 등 대여 및 활용이 가능한 교육자료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박물관교육을 추진하고자 한다. 누리집에 강좌 동영상, 교육활동지 등 관련 온라인 학습자료 업로드를 통해 누구나 어디서든 다운로드할 수 있어 교육의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교육의 내용과 자세한 일정은 누리집에 게재하여 알릴 예정이니,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을 자주 방문해주시기를 바란다.
글 | 정현미_섭외교육과 학예연구관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교육, 무엇이 달라지나?
어느덧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이 세상을 휩쓴지 만 2년을 넘겼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도 이제 온라인교육이 자리를 잡으면서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는 듯하여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다행스러워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기도 하다. 작년부터 백신 접종이 보편화 되었으나 아직까지는 박물관에서의 대면 교육은 요원해 보인다. 올해도 박물관 교육은 여전히 비대면 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면서 올해의 어린이박물관 교육은 나름 몇 가지 점에서 큰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첫째는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폭넓게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1월에 그 첫 사례로 ‘오촌댁행 메타버스’라는 겨울방학 교육을 실시하였다. 경북 영덕에서 국립민속박물관 야외로 옮겨온 전통가옥인 ‘오촌댁梧村宅’을 가상공간인 게더타운 속에 담았고, 참여 어린이들은 가상공간에서 구현된 오촌댁 외부와 내부를 돌아다니며 아홉 가지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이 집안을 평안하게 보살펴 준다고 믿어왔던 여러 가택신에 대해 배워보고, 현대와는 다른 우리 전통가옥의 모습을 사진과 짧은 영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기회도 가지면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메타버스 활용 교육은 현재 각급 초등학교에서도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어 학교 현장과 연계된 시의성 있는 교육 운영방식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올해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전시실과 연계해 메타버스 활용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상설전시 2관의 주제인 ‘한국인의 일 년’은 초등학교 1, 2학년의 주요 교과인 <봄·여름·가을·겨울>에 그대로 일치하고 있어 난이도를 낮춘 형태로 설계하여 저학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메타버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며, 2021년 12월에 새 단장을 마친 상설전시 3관의 ‘한국인의 일생’ 주제도 초등 고학년 교과에 그대로 부합하고 있어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메타버스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메타버스 활용 교육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형식을 적절히 도입하면서 박물관이 어린이에게 친근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올해는 2018년 이래로 진행되지 않았던 주말 교육의 운영을 부활시키려고 한다. 어린이박물관의 주말 교육은 주말을 여유롭게 박물관과 함께 즐기려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운영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대면 교육이 불가능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운영이 중단된 바 있었다. 그런데 박물관과 함께 하는 주말을 대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선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는 일단 집에서라도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토요일 오후 한가로이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 가족들을 대상으로는 비교적 거리두기에 제한이 없는 야외전시 공간을 활용한 자율 탐색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주말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코로나 시대에도 자연스럽게 ‘주말은 박물관과 함께~’라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하는 것이 올해의 작은 목표이다.
셋째는 교육을 뒷받침하는 교구재 제작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교구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교육 참가자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교수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 동기 유발을 위한 고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요소로 고려할 만한 것이 교구재의 개발이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교육 진행 전에 교구재를 제작, 배포한다. 어떻게 보면 그 교육의 첫인상을 주는 것이 교구재를 개발하여 전달하는 것이 된 상황이다. 그렇기에 교구재의 질이 어떤가에 따라 교육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교구재의 기획 및 제작이 온라인 교육 시대에 성공적인 교육 운영의 관건이 되어버렸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2월 봄방학 교육으로 <유럽에서 온 가짜 예술가>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교육에서는 시대를 확장시켜 프랑스인 쌩쏘베Saint_Sauveur의 ‘미지의 한국인’ 등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개항기의 자료들을 소개하고 그것을 활용한 교구재를 제작했다. 이처럼 새로운 자료와 교구가 제공되니 다른 교육에 비해 참여 신청이 월등히 높았다. 어린이들이 관심을 끌 만한 자료를 찾아내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한 참신하고 질 높은 교구재를 기획하여 제공해야만 비대면 시대에 박물관 교육에서는 경쟁력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올해는 어린이박물관에서 계획하고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스스로 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물관을 상시적으로 방문하는 학부모,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교과 내용을 전달해주는 교사, 교육의 흐름과 정책을 꿰고 있는 장학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하고 운영함으로써 지금까지의 박물관 내부 시각에 갇혀 있는 데서 벗어나 교육프로그램 계획이나 운영방식의 적절성 등을 체계적으로 진단해보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박물관의 교육이 박물관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외부 의견을 수용하고, 학교 현장과 소통하며, 교육의 시대적 흐름까지도 반영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열린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현 상황은 박물관 교육에 있어서 위기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고,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올해의 교육 운영 방향으로 설정한 새로운 교수방식의 도입, 참신한 교구재의 개발, 박물관 교육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진단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가는 시도 등이 잘 어우러질 때 어린이박물관 교육이 코로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활로를 찾아 나갈 수 있지 않을는지….
글 | 권태효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