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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쉼 없이 달려온 20년,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발자취와
성과 들여다보기

국내 유일·최대·전문 민속 종합백과사전: 28개 주제, 70권 사전 발간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방식의 기원이나 의미·가치 등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그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국내 유일의 민속 전문백과사전으로 민속 분야의 모든 성과가 차곡차곡 오롯이 쌓인 결과물이다. 흩어져 있는 방대한 민속 자료를 집대성해 다양한 방식의 사전이 활용될 수 있도록 국문판 및 다국어판(영어·중국어·스페인어) 편찬, 웹 서비스 구축을 진행해 오고 있다. 사전은 2001년에 기획해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0년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세시풍속, 일생의례, 의식주, 민속극, 민속놀이 등 민속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표제어를 28개 주제로 나눠 현재까지 70권(국문판 40권, 다국어판 30권)을 발간했다. 2,250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표제어 10,590개, 원고 11만 매를 집필했으며, 10만 건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생산했다.

사전 기획은 오랫동안 우리 관이 수집, 조사 연구, 전시 등으로 축적한 자료로 이루어진다. 발간한 사전은 다시 박물관 조사, 전시, 교육, 홍보 등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 점에서 사전 발간은 선순환 구조의 대표 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학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작업을 공공기관에서 충실히 해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래서 많은 민속 연구자들은 국립민속박물관이 가장 잘한 사업으로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발간을 손꼽는다.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은 20년간 사전 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 전담팀을 구성해 전문성과 연속성을 고려하고 반영한 기관의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불어 사전편찬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문판부터 다국어판 발간, 웹 서비스 구축까지 매년 6권(국문판 3권, 다국어 3권)의 사전 발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사전편찬팀은 1년 단위로 주제별 사전 편찬 기획부터 표제어 추출, 자문회의, 필자 선정, 원고 계약 등을 거쳐 원고 검수, 윤문·교열, 사진 선정, 편집 작업을 수행해 사전의 완결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전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해 웹 사전은 연간 300만 명 이상 유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2024년 상반기에는 조회수가 무려 200만을 돌파했다. 이 수치로 신뢰성 높은 자료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검색 결과가 풍부해지고, 사전 검색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친근한 백과사전: 전문성, 대중성을 확보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민속의 범주와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민속은 시대에 따라 지속과 변화를 거듭한다. 이에 따라 사전의 기초가 된 <한국세시풍속사전>은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류문화상징사전>(2024년 12월 발간 예정) 역시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대중문화를 포함한다. 따라서 사전에서 한류 문화의 중심인 아이돌, 팬덤 문화 등 세계로 확장된 공동체 및 놀이 문화와 관련된 표제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전은 세시풍속, 일생의례, 민속예술 등 주제별로 발간해 각 권의 독립성을 확보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표제어 선정 과정에서 중요도에 따라 층위를 구분하고 집필 분량도 차이를 두어 깊게 또는 간단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민속학 연구자뿐만 아니라 인류학, 국문학, 역사학, 미술사학, 복식사학, 건축학, 식품학 등 인접 학문 연구자가 자문-집필-감수로 참여해 사전의 전문성과 총체성을 강화했다. 또한 가나다 목차 및 분야별 목차를 병행해 이용 목적에 따라 표제어를 다양한 경로로 찾을 수 있다.

김 양식(한국어업기술사전)
김조리(한국어업기술사전)

그리고 표제어 간 연계성을 강화해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전 읽기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대표 한식으로 인기몰이를 한 김밥 표제어 외에 김밥의 주재료인 김(식생활사전), 채취법(김 양식, 김 포자)·도구(김 조리 어업기술사전), 김을 이용한 음식(구이, 부각 식생활사전) 등 김과 관련된 모든 표제어를 추출해 원하는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용 또한 단순 개념 풀이(dictionary)가 아닌, 대상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백과사전(encyclopedia)으로 구성해 정보 전달에 효과적이다.

오징어놀이판(한국민속놀이사전)
구슬치기(한국민속놀이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다각적인 목적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주된 사용자는 학생, 연구자, 제작자 등으로 다양하다. 그중 영화, 드라마, 음악, 소설, 웹툰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초 자료로 사전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문화 콘텐츠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 유일의 백과사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6년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세계인이 시청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원형인 ‘오징어놀이’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수록해 ‘놀이’의 유래와 방법, 의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사전이 되었다.

세계인이 함께 읽는 백과사전: 다국어판(영어·중국어·스페인어) 발간
한류 덕분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한국 문화 해설집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한국 문화를 언어별로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자료이다. 2010년 <한국세시풍속사전> 영문판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어, 스페인어까지 언어를 확장해 10개 주제, 30권을 발간했다. 다국어사전은 국문판(종이사전)을 기초로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춰 표제어를 선정·요약·윤문한 뒤 번역해 제공한다. 요약·윤문 과정에서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단어 풀이를 문장에 추가해 사전을 읽기 위한 사전 찾기를 방지했다. 표제어 표기는 한국어 음역을 원칙으로 하되, 의미역을 병기해 한글의 고유한 발음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고유 어휘를 영어로 명기한 사례는 건축물, 문화재 등으로 많지 않은데 『한국민속대백과사전』(다국어판)은 민속신앙, 세시풍속 등 한국 전통 고유어를 다국어로 번역한 유일한 사전이다. 한 예로 웹툰과 영화로 널리 알려진 <신과 함께>에 등장하는 가택신인 성주는 ‘SEONGJU’(성주, House Guardian God)로 표기해 설명했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도 한국어 원문을 그대로 인정받아 2021년에는 치맥(Chimaek), 오빠(Oppa) 등 26개가 영어 단어로 등재되었다. 이처럼 한글 사용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민속대백과사전』(다국어판)이 최고의 한국문화 해설서로서 활용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번역·표기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국어 사전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언어 확충의 요구도 늘고 있다. 영어권 사용자에 집중되어 있던 상황에서 ,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스페인권 유입자가 2021년 이후 60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언어로 한국 민속 문화를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게 일본어·프랑스어 등 이용할 수 있는 언어를 늘려 보급할 예정이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누리집
한국민속대백과사전 2024년 상반기 조회수 200만 돌파

내 손안의 백과사전: 편의성, 접근성 확대로 상반기 조회수 200만 돌파!
20년 동안 매년 생산·축적한 자료는 웹 서비스 제공으로 세계 각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쌓인 메타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 시의성에 맞춘 기술 도입으로 검색 결과가 풍부해지고 접근성, 편의성이 증가함에 따라 웹사이트 이용자가 평균 300만 명이 넘는다. 2024년 상반기에는 조회수가 200만을 돌파해 앞으로 성과가 주목된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웹 사전은 종이 사전을 벗어나 한국 민속 문화를 풍성하고 다채롭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주제·분야·가나다·멀티미디어별 검색 기능을 구축해 관심도에 따른 검색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검색창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표제어와 연관된 사진, 음원, 동영상을 탑재해 입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다각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연관 검색어 및 인기 검색어를 노출해 지금 사람들이 주목하는 정보를 좀 더 쉽게 파악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민속조사 자료를 웹으로 연결해 표제어와 연관된 민속 현장 아카이브를 살펴볼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웹 서비스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스페인어로도 제공되며 언어별로 사전 원본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더불어 사전 내용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오류를 수시로 확인해 수정하고 있다. 종이 사전은 수정이 어렵지만, 웹 사전은 수정과 확장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을 발휘해 새로운 연구 성과 및 시의성 있는 내용을 꾸준히 업데이트해 사전의 권위를 높이고 한국 민속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지식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하고 집중하기는 어려운데,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민속 분야에 최적화하여 학문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고 민속을 이해하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한 번의 웹 접속으로 민속의 모든 것을 탐색할 수 있게 민속 포털 플랫폼으로서 영역을 더욱더 강화할 예정이다. 오랜 기간 우리 관에서 탄탄하게 쌓은 최고 수준의 민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게임 등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의 다양한 매체를 누리집에 연계해 민속 최고 포털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글 | 백민영_민속연구과 사전편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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