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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 온라인으로 펼치는 민속 학술의 난장

2020 한국민속학자대회

국립민속박물관은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부산광역시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사)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가 주관하는 ‘2020 한국민속학자대회’를 10월 22일(목)부터 10월 24일(토)까지 3일간 부산과 서울에 행사장을 두고 온라인 학술회의실시간 현장중계로 개최했다.

17년간 펼쳐진 민속학술축제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한국민속학자대회는 한국민속학의 위상을 정립하고 학제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2004년에 처음 개최됐다. 민속학은 국문학, 인류학, 역사학 등 인접 학문과 밀접한 관계성을 맺고 있어 학제 간 교류가 어느 학문보다 절실했지만, 이를 전체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학술대회는 마땅치 않았다. 이에 따라 민속학 관련 연구자는 물론이고 재야학자와 전승의 주체인 민속연희자, 현재 민속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유관기관에 속한 공공 민속학자 등이 모두 참여하여 어울리는 학술의 장을 만들어 민속학 발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 것이 한국민속학자대회의 첫걸음이었다. 그동안 민속학자대회에서 다룬 주제들을 살펴보면, ‘물질문화’, ‘지역문화 창출’,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 ‘문화변동’, ‘다문화사회’, ‘글로벌문화’ , ‘실용과 성과주의’, ‘민속문화정책’ 등 민속학에서 주요 연구대상과 방법론, 현대사회에서 한국민속학의 역할 등을 심층적으로 다뤄왔고, 많은 연구 성과들이 이 자리를 통해 발표되었다. 2008년부터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자체와 연계하여 추진하는 지역민속문화의 해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민속에 대한 연구 성과 공유의 역할도 수행하게 되었다.

 

문화정책의 방향과 민속학의 역할을 논의
2020 한국민속학자대회는 “문화정책과 민속학”이라는 대주제 아래 3일간 41개 주제를 98명의 발표자·토론자·사회자가 참여하여 풍성하게 진행됐다. 본격적인 학술대회 진행에 앞서 2020 한국민속학자대회 대학(원)생 현상 논문 공모전 시상식이 펼쳐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민속학의 발전과 신진 연구자 발굴을 위해 매년 본 대회에서 논문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많은 신진 연구자들이 본 대회를 통해 학계에 데뷔했으며, 올해도 전체 15팀이 응모할 정도로 열띤 호응을 보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정하 교수한국해양대는 이번에 응모한 논문들에 대해 선행 연구와 현장답사의 충실함은 물론, ‘AI 시대의 전승’을 비롯한 ‘젠더의 문제’, ‘트로트를 민요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파격적인 관심, ‘카톡을 활용한 인터뷰 방법’ 등 문제의식 도출과 방법론이 모두 놀랍고 다양하며 매우 신선했다고 평했다. 최종적으로 「탈놀이의 퀴어적 전환: 가장방식과 젠더규범의 교란을 통하여」안솔잎 안동대 석사과정을 비롯하여 대학원생 2편최우수상, 우수상, 대학생 2편최우수상, 우수상이 수상했다.

10월 23일(금)에 개최한 전체 학술회의는 “문화정책과 민속학”이라는 주제로 문화정책의 방향과 민속학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 자리에서는 근대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민속학의 위치와 문화정책과의 관계성, 민속학과 문화정책의 발전 방향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강정원 교수서울대의 기조발표 ‘한국 민속문화 정책과 민속학’에서는 국가를 민속문화의 행방과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로 간주하여 대한민국의 문화정책의 현황을 검토하고 향후 과제를 민속학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지역의 문화정책으로 축제문화정책 사례를 살펴본 연구‘부산 축제문화정책과 지역민속의 접목’, 김정하 한국해양대 교수와 무형문화재 보호정책과 민속학의 관계성이 빚어낸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무형문화재 보호정책과 민속학’, 정수진 한림대 교수 등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민속 관련 8개 학술단체들이 구성한 5개 분과 학술회의는 23~24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판소리와 교육’판소리학회, ‘남도민속의 현장 연구’남도민속학회는 23일에, ‘도시재생과 민속’비교민속학회·실천민속학회·한국민속학회, ‘구비문학의 시선: 공동체의 윤리, 욕망, 질병의 문제’한국구비문학회, ‘민요 관련 문화정책과 지역민요의 성격’한국민요학회은 24일에 개최되었다.

첫째 날인 10월 22일(목)에 진행되는 1분과 회의에서는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부산의 민속현장조사와 해양민속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유종목 동아대 명예교수는 ‘부산민속의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1930년대 이후 부산 민속의 주요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부산 민속 연구의 과제와 방향을 발표했다. 또한, 지역민속문화 활성화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조사 진행하고 있는 부산민속조사 사업영도·가덕도 현지조사, 마을신앙 조사 등 관련 연구 성과 발표와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해양민속을 뭍해녀와 한국 선원의 항해 구술사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코로나19를 넘어 온라인으로 펼쳐진 학술 난장
이번 한국민속학자대회의 가장 큰 변화라 하면 전면 온라인 개최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인해 매년 500명 이상 참가했던 민속학자대회의 운영방식도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온라인 개최, 행사장 인원 제한, 사전등록제 시행, 참석 일정 조정 등을 골자로 한 <비대면 학술대회 운영 계획안>을 마련하고 부산광역시와 주관기관인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적용할 운영방안을 세워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대회이다 보니 혼선도 많았지만,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번 온라인 개최는 전화위복이 되어 더욱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술교류를 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글 | 김승유_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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