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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설

왜 아홉 수는 운이 안 좋은 걸까?

열아홉에 대학을 못 간 삼촌이 스물아홉에는 미혼이었다. 큰엄마는 삼촌이 아홉 수에 들어 그런지 하는 일마다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안 간 건지, 못 간 건지 알 수 없으나 이상한 건 큰엄마의 아홉 수 핑계가 친척들에게 먹혔다는 거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아홉 수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큰엄마를 위로했다. 대중적인 인생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아홉 수’, 우리는 어째서 ‘9’를 경계할까?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구전민담이다. 사람 간 100개 먹기, 인간 남자와 결혼해 100일 동안 정체를 들키지 않기 등의 미션을 통과하면 비로소 사람이 된다. 그러나 여우는 꼭 99개, 99일 앞에서 실패한다. 구미호뿐만 아니다. 사람들의 한 많은 인생을 빗대어 아흔아홉 구비길이라고도 한다. 대체 왜 9일까.

여기에는 무언가를 이루기 직전에 그르침을 두려워하던 선조들의 염려가 깃들어 있다. 인생 나이로 살펴보면 아홉이 지날 때 우리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아홉 살은 엄마 품에서 벗어나 자립적으로 행동하는 시기이고, 열아홉은 소년에서 청년이 되는 시점이다. 스물아홉은 장년으로, 서른아홉은 중년으로 접어드는 시기이다.

아홉에서 열로 넘어갈 때마다 우리는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결국 ‘아홉 수’는 조상들이 살면서 얻은 경계에 대한 지혜가 아니었을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아홉 수에 관한 속설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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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김성복 댓글:

    네, 그런말 많이 듣고 자랐죠. 그래서 뭔가 안좋은 일이 생기면 아홉이라는 숫자를 떠올리곤 했는데, 이삿날, 손 없는 날은 9가 들어가는 날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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