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는 3

수장고에서 시작하는 교육, 지역과 세대를 잇다

글 임슬기(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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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수장고 16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소장품 기반 교육 이야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소장품을 수집·등록·보존하는 유물과학과가 근무하는 곳이자, 수장고를 개방하여 관람객이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소장품을 직접 관찰하고, 등록과 보존 과정을 이해하며, 그 안에 담긴 민속문화를 탐구하는 다양한 교육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유아 단체 교육, 일상의 물건이 박물관 소장품이 되다
유아 단체 교육프로그램 〈보물아, 반가워!〉는 어린이박물관 전시 《반짝반짝 폴짝콩짝》과 연계해 소장품이 박물관에 들어와 등록되고 관리되는 과정을 놀이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어린이들은 박물관 소장품인 토끼 인형과 함께 소장품이 되는 과정을 하나씩 체험한다.
먼저 검역 단계에서는 신나게 춤을 추며 먼지를 털어 내고, 이동 단계에서는 소장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살금살금 걸어 이동한다. 이어 토끼 인형과 함께 아픈 곳은 없는지 서로를 꼼꼼히 살펴보며 보존처리의 의미를 알아본다. 등록 단계에서는 토끼 인형과 함께 팔·다리 등 신체 길이를 재며 소장품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경험한다. 이처럼 놀이를 통해 일상의 물건도 박물관 소장품이 될 수 있음을 배우고, 소장품이 등록·관리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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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인형(민속4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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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단체 교육 <보물아, 반가워!>

초등학생·중학생 가족 교육, 소장품으로 전통 생활 문화를 만나다
초등학생·중학생 가족 대상으로 전통 생활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교육 〈사랑방에서 만나요〉에서는 사랑방의 가구와 문방구 등 그곳에서 사용한 생활용품을 수장고에서 직접 만나본다. 공부를 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시를 짓기도 했던 사랑방 쓰임을 알아보며 옛사람들의 일상을 살펴본다.
하반기 교육 〈안방에서 사랑을 지어요〉에서는 반닫이와 화로, 다듬잇돌 등 안방에서 사용한 생활용품을 살펴본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솜을 누벼 옷을 짓던 안방의 생활 모습을 알아보고, 당시의 생활공간을 상상해 본다.
두 프로그램은 소장품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구와 생활용품을 종이접기로 만들어 사랑방과 안방 디오라마*를 완성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수장고를 둘러보며 소장품을 관찰하고 생활공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글과 사진으로 접했던 전통 생활 문화는 더욱 생생한 경험으로 다가온다.
* 디오라마(Diorama): 대상을 같은 크기 또는 일정한 비례의 크기로 축소하여 실물처럼 모형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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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중학생 가족 교육 <사랑방에서 만나요>, <안방에서 사랑을 지어요>

진로 탐색 교육, 보존과학자를 소개합니다
박물관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까? 방학 교육인 〈보존과학자의 가방〉은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진로를 고민하는 중고생까지를 대상으로 보존과학자의 역할을 알아보는 교육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신·구법천문도병〉을 살펴보며 소장품의 가치를 오랫동안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유물과학과에서 이루어지는 소장품 보존 업무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이어 보존 도구를 활용해지류 소장품의 보존처리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소장품의 손상을 예방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소장품을 지키는 전문가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경험함으로써 보존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박물관의 다양한 직업과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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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탐색 교육 <보존과학자의 가방>

지역민을 위한 성인 교육, 민화로 민속에 다가가다
〈민속 공방〉은 민화에 담긴 민속문화와 상징을 살펴보고, 전통 회화 기법을 직접 경험하는 성인 교육이다.
상반기에는 사랑방에 놓이던 책가도와 문방도 등 책거리 그림을 살펴보았다. 소장품을 바탕으로 도화서圖畫署 화원畫員이 그린 책가도와 민화 책가도의 차이를 알아보고, 전통 안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문방도를 완성했다.
하반기에는 안방에 놓이던 병풍인 화조도를 중심으로 그림에 담긴 부부 화목과 다산 등 길상적 의미를 살펴본다. 이어 전통 회화의 재료와 채색 기법을 익혀 화조도를 완성하며 민화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특히 비개방 수장고에 보관된 민화 소장품을 소개해 관람객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소장품을 만나고, 그림에 담긴 생활 문화와 상징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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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교육 <민속 공방>

파주의 지역적 특성을 담은 군 장병 교육
접경 지역인 파주에는 여러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파주와 고양 인근 부대의 군 장병을 대상으로 〈박물관 힐링 캠프〉를 개발하여 교육 신청을 받고 있다.
장병들은 열린 보존과학실과 보이는 수장고를 둘러보며 소장품의 보관과 관리 과정을 알아보고, 무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통해 옛 무관의 삶과 역할을 살펴본다. 윷놀이와 장기 등 민속놀이 체험에서는 놀이의 규칙과 전략적 요소를 경험하며 전통문화에 담긴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군사 관련 소장품과 민속놀이를 연결한 교육을 통해 장병들이 우리 문화를 친근하게 이해하고, 지역의 문화자원을 새롭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소장품을 매개로 지역과 세대를 잇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교육은 소장품과 개방형 수장고(열린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라는 고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람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이는 놀이로 소장품의 의미를 발견하고, 가족은 전통 생활 문화를 함께 탐구하며, 성인은 민속문화를 직접 표현한다. 군 장병은 군사 관련 소장품과 민속놀이를 통해 역사와 문화를 경험한다. 소장품을 보관하는 공간에서 출발한 배움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세대와 지역을 잇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앞으로도 개방형 수장고와 소장품의 특성을 살려 민속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나누는 교육을 이어 갈 것이다.

민속소식 제318호  (202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