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는 4
지역박물관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문화협력의 장
– 2026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의 새로운 시도 –
글 최명림(교류홍보과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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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현황(2026. 10. 1. 기준)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은 지역의 민속·생활사 관련 박물관과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지역박물관의 역량을 높이고,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해 온 사업이다. 그동안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전문인력 교육, 소장품 정리, 디지털 정보화 구축, 인쇄물 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박물관을 지원하며 지역박물관과 함께 성장하는 협력체계를 만들어 왔다.
2005년 48개 기관으로 시작한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은 2026년 10월 현재 406개 기관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협력망으로 성장하였다. 지역박물관과의 연계 교육 지원과 교육 보급으로 시작한 사업은 소장품 정리와 디지털 정보화 구축,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혀 왔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협력망이 확대되어 온 과정은 지역박물관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립민속박물관과 지역박물관이 서로의 경험과 전문성을 나누어 온 과정이기도 하다.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의 의미는 단순히 지역박물관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하는 데 있지 않다. 각 지역박물관이 가진 소장자료와 지역문화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현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을 서로 나누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전문성과 지역박물관의 현장성이 만날 때 각 박물관이 가진 문화적 자원은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6년에는 이러한 협력의 범위를 한 단계 넓혔다.
기존의 교육과 인쇄물 중심 지원에서 나아가 ‘문화 행사’와 ‘학술대회’ 지원을 새롭게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역박물관의 교육 역량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직접 만나고 외부의 전문가들과 함께 박물관의 역할과 미래를 고민할 수 있도록 협력의 장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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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농악보존회 농악대 공연(국립공군박물관)
공간을 확장하고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다
‘문화 행사’ 지원의 첫 사례는 국립공군박물관과 함께 오산공군기지에서 진행한 행사이다. 국립공군박물관은 오산공군기지의 미군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함께 체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미군 부대라는 공간적 특성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한국의 문화와 생활을 경험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과 미국 공군의 인력 지원이 더해져 행사를 함께 만들어 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산공군기지의 미군과 가족들에게는 한국에 거주하면서도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한국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박물관은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박물관의 전문성을 열고 함께 고민하다
‘학술대회’ 지원의 첫 사례는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 개최한 제1회 학술대회이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해양자연사 전시·연구와 박물관의 나아갈 길’로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이 그동안 축적해 온 해양자연사 분야의 연구와 전시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박물관의 전시와 연구,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이번 학술대회는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개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물관이 소장자료와 전시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박물관이 다루는 분야에 대한 연구와 전시의 방향을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역박물관에서 처음 개최하는 학술대회는 단순히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행사를 넘어, 박물관이 축적해 온 자료와 경험을 외부와 공유하고 자신의 연구와 전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외부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연구와 전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박물관의 전문성을 한 단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이 연구와 전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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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제1회 학술대회 종합 토론
지원에서 협력으로, 함께 성장하는 박물관 네트워크
2026년 새롭게 시작한 문화 행사와 학술대회 지원은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협력망이 지역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자료와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해 왔다면, 앞으로는 지역박물관이 스스로 기획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다른 기관과 협력하여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협력체계로 더욱 발전할 필요가 있다.
문화 행사와 학술대회는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따라서 무엇보다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사업의 가능성과 개선점을 차근차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원의 규모나 횟수를 늘리는 것에만 있지 않다.
각 박물관이 자신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사업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역시 지역박물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협력망의 가치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전문성과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있기 때문이다.
20년의 시간을 넘어, 새로운 협력의 장으로
2005년 시작된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박물관과 함께 성장해 왔다. 2005년 48개 기관으로 시작하여 2026년 현재 40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동안 998개 기관을 대상으로 교육 개발 및 보급, 교육 운영, 소장품 정리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이어 왔다. 이제 협력망은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26년 처음 시작한 문화 행사와 학술대회 지원은 규모로 보면 작은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지역박물관의 역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담겨 있다. 국립공군박물관의 문화 행사는 박물관의 공간을 넘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했고,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의 학술대회는 박물관의 전문성을 외부와 나누고 함께 미래를 고민하는 장을 열었다.
앞으로 이러한 시도들이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확산된다면, 전국의 지역박물관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역문화를 지키고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사람, 박물관과 사회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문화공간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앞으로도 전국의 지역박물관 사람들을 만나 국립민속박물관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박물관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지원을 넘어 협력으로, 협력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박물관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민속소식 제318호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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