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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어린이들을 만나러 길 떠나는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2022년 3월, 국립민속박물관의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각지의 어린이들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였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은 지역의 박물관·미술관과 연계하여 해당 지역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본디 문화 체험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여 박물관을 찾기 힘든 곳의 어린이들을 직접 찾아가고자 시작된 사업으로 방문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2019년 이후로는 지역 박물관과 협업을 추진하여 교육 운영 방식을 공유하고 해당 박물관의 특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포함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국립민속박물관과 지역 박물관 어린이 교육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은 문화 향유 거점으로서의 지역 박물관의 역할을 증진시키고자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망에 가입한 지역 공·사립박물관을 대상으로 ‘박물관 교육지원’,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 ‘다문화꾸러미 교구재 대여’ 등의 굵직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역시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과 맥을 같이하여 세부 공모 과정을 통해 방문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버스 공간에 꾸며진 전시 ‘신비한 마법의 방’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의 중심은 전시 버스이다. 대형 버스 내부를 전시공간으로 개조하여 어린이 눈 높이에 맞는 전시자료와 체험물을 담아내었다. 현재 운영 중인 전시 ‘신비한 마법의 방’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세계의 인형조사’ 사업2017~2018을 통해 수집된 인형을 기반으로 ‘깎아 방’, ‘이어 방’, ‘찾아 방’ 등 세 개의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다. 전시 버스 안에서 관람 어린이로 하여금 인형의 제작 과정에 대한 자율적 체험을 통해 사물에 대한 관심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깎아 방’은 ‘나무’를 소재로 만든 인형 이야기로 독일 장난감 마을 이야기와 체코 나무 인형이 탄생하는 과정을 담았다. 인형 공방을 연출하여 ‘재단’부터 ‘조립’에 이르기까지 나무 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드레게노 인형, 뮐러 사냥꾼 인형, 헤니히 광부 인형, 성냥갑 인형,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 호두까기 인형 등이 이 곳에 전시되어 있다. ‘이어 방’은 ‘헝겊’을 소재로 만든 인형 이야기이다. 천 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도구를 관람하는 한편, 인형 병원 체험을 통해 상처난 인형을 치료해 볼 수도 있다. 개인의 소중한 이야기가 깃든 인형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어 인형에 담긴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선사한다. 초롱이 인형, 곰돌이 인형, 니트 인형, 강아지 인형과 편지, 사진 등 개인 소장 애착인형과 관련 사연을 함께 볼 수 있다. ‘찾아 방’은 세계 각지에서 시대별로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았던 다양한 인형이 전시된 공간이다. 소소하고 작은 옛날 것에서부터 플라스틱 소재의 로봇 장난감까지 각 시기의 어린이들을 열광시킨 다양한 인형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외에도 투얼예중국, 걱정인형과테말라, 해골인형멕시코, 카드푸틀리인도, 히나일본, 꼭두한국, 세미뇰미국 등 다양한 세계 인형들도 함께 한다. 버스 내부에는 디지털 터치패널로 구현한 나무인형 깎기 체험, 전자펜으로 체험하는 봉제인형 바느질 체험, AR증강현실로 구현한 움직이는 인형 찾기 체험 등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의 체험 효과를 구현하고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였다.

현장에서의 교육은 어린이 교육에 특화된 전문 강사진에 의해 진행된다. ‘신기한 마법의 방’의 전시 내용과 연계하여 제작한 교육 키트를 활용하여 ‘나만의 걱정인형 만들기’를 체험하는데, 방문 기관별 특성에 따라 걱정인형 키트를 적절하게 변용하여 활용하거나, 별도의 교육 키트를 개발하여 운영한다. 기관별 교육 내용은 총 세 분야로 구성된다. 주지한 ‘나만의 걱정인형 만들기’는 아이들이 직접 인형을 만들어 이름 짓고 나의 걱정이 무엇인지 친구들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와 친구들을 더 잘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시간이다. 아울러 전시 버스 ‘신비한 마법의 방’에서의 교육과 함께 방문 박물관·미술관의 주요 전시물에 대하여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춘 전시 도슨트 혹은 주제 체험 등 지역에 특화된 교육을 포함한다.

 

2022년에도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2022년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은 상반기 3월에서 6월까지 서천이하복고택기념관의 방문을 시작으로 예천시립박물관, 김천시립미술관, 창원역사민속박물관, 하동야생차박물관,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등 여섯 기관의 방문을 앞두고 있으며, 기관별 10회씩, 총 60회의 교육을 운영하게 된다. 하반기 9월에서 11월 중에는 인천 도서지역, 경기 북부지역, 강원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18개 학교를 선정하여 방문할 예정이다. 하반기 방문 대상 학교는 2022년 7월에 공모과정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며, 전시 버스 운영 외에 전통 인형극 체험, 단체 민속놀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펼쳐 놓을 예정이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은 그간 전국의 방방곡곡을 돌며 다양한 어린이들을 만나왔고, 그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 대상의 특화된 체험이 부족한 지역 박물관을 지원하고, 박물관에 대한 아이들의 호감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한편, 어린이 눈 높이의 재미있는 민속 정보와 체험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글 | 김창호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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