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는 2

새로운 시도, 유튜브와 소장품 자료집을 동시에 기획한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글 김창일(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는 소장품 자료집과 유튜브를
동시 선보이는 기획으로 만들어졌다. 소장품의 형상과 질료 이면에 숨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에 중점을 두고 기획 방향을 잡았다.
소장품에 담긴 역사의 숨결과 현대적 변화와 활용,
사용법과 제작 방식을 담기 위해 현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는 소장품 자료집과 유튜브를 동시 선보이는 기획으로 만들어졌다. 소장품의 형상과 질료 이면에 숨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에 중점을 두고 기획 방향을 잡았다.
소장품에 담긴 역사의 숨결과 현대적 변화와 활용, 사용법과 제작 방식을 담기 위해 현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소장한 어구 중에서 8종을 선별하여 소개한 후에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는 방식이다. 기존의 소장품 자료집은 대체로 자료를 촬영하여 시대, 크기, 특징을 나열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특정 주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기초 정보를 제공하여 박물관 소장품이 학문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왔다. 이는 소장품 자료집이 가지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방식이라 하겠다. 반면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라는 제목을 붙인 소장품 자료집과 유튜브는 대중성에 방점을 뒀다. 유튜브를 시청하고, 자료집을 읽으면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와 소장품 자료집을 동시에 제작하는 기획자의 입장에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건 게으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소장품을 앞에 놓고 학예연구사가 설명하는 콘텐츠로 시청자와 독자의 관심을 끌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해 왔던 틀에서 벗어나서 과감해질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소장품에 스며 있는 사람의 숨결과 온기를 전하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시실과 수장고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는 독자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성을 지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제품을 만들어서 하천과 바다에서 실제로 사용해 보자는 데에까지 생각이 닿았다. 소장품을 질료의 테두리에 묶어두지 않고 확장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우리 관이 수십 년간 쌓아온 현장 조사의 결과물과 엮어서 이야기를 펼쳐내고자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그동안 축적된 결과물을 가공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독자와 시청자에게 선보일 경쟁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우리의 콘텐츠를 잘 가공한다면 박물관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확신이 바탕이 된 것이다.

소장품 자료집 내 유튜브 시리즈 소개 장면

성격이 다른 두 매체의 장점에 주목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는 소장품 자료집과 유튜브를 내용적으로 연계하였고, 성격이 다른 두 매체의 특성을 살리면서 상호보완적으로 볼 수 있도록 자료집의 소주제가 끝나는 마지막 장에 촬영 과정과 내용을 소개하고, QR 코드를 넣어 유튜브 접속을 유도했다. 유튜브에서는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료집을 찾아갈 수 있게끔 제8편에서 안내 문구와 자료집 사진을 넣었다.
자료집과 유튜브라는 두 매체 간에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유기적으로 넘나들 수 있도록 같은 제목을 사용하였으며, 자료집 1~8장과 유튜브 시리즈 1~8편의 순서까지 같게 했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자료집으로 만들기 위해 대중서 집필 방식과 편집 형식을 고안했고, 휴대가 편리하게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 내용적으로 수장고와 어구 사용 현장을 넘나들고, 그 속에 숨어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구성하여 책장을 재밌게 넘길 수 있도록 구성하는 데에 치중했다.

소장품 자료집

떼배를 타고 돌미역을 채취하는 삼척 갈남마을 주민

시청자 스펙트럼 확장을 위한 기획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유튜브는 체험형 다큐와 여행형 다큐로 소장품 소개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견짓대, 전통 낚싯바늘, 작살과 가리, 떼배는 체험형 다큐로, 해녀 고무 잠수복, 머구리 잠수복, 기세호미와 실갯대, 조기 파시는 여행형 다큐로 제작했다. 낚시에 관심이 많은 사람, 아웃도어 마니아층, 여행 관심층의 호응을 유도하여 기존 박물관 구독자층을 넘어, 시청자 스펙트럼 확장을 염두에 둔 기획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하여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관심 환기와 이해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더불어 소장품에 대한 단순 지식 제공을 넘어 전통 어로 도구가 품고 있는 의미를 탐구하려 했다. 아울러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과거에 이 땅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기억하고, 공동체 가치를 성찰하는 시간을 마련하려 했다.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자료집과 유튜브를 통해서 우리 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어구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박물관 수장고라는 울타리를 없애고, 어구가 사용되었던 현장으로 가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어구를 들고 간 현장에서 우리가 만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었다. 비린내 스민 거친 손, 손끝에 남은 기술, 바닷바람 맞으며 흘러간 세월의 무게 그리고 사라질지도 모를 지혜…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유튜브와 자료집을 통해서 전통 어구를 사용하던 사람의 숨결과 온기가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소장품 자료집 내 유튜브 시리즈 1편 소개 장면

유튜브 촬영 현장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바로가기 QR코드

민속소식 제312호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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