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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체험기

박물관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민속”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옛 것, 전통, 명절, 한복, 풍습, 민속놀이······. 관람객 분들이 많이 대답해주시는 민속의 이미지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민속은 “민간 생활과 결부된 신앙, 습관, 풍속, 전설, 기술, 전승 문화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전적 정의는 약간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민속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람들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땅에서 살아온 한국인의 삶이 담긴 곳이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전통사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선조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삶의 모습까지 조사, 수집, 연구하고 이를 전시, 보존하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음성가이드와 전시해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음성가이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혼자서 자유롭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에 비해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해설사와 함께 관람하면서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내용을 흐름에 맞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시와 유물에 담긴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일방적인 지식 전달보다 해설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람객의 관심과 연령 등에 맞춘 해설로 생동감 있게 전시를 즐길 수 있어 유물에 대한 이해와 감동의 깊이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민속에 관심 있는 분이나 전공자는 물론 여행업·관광해설 등 업무상 필요로 하시는 분들 외에도, 박물관에 처음 방문하여 어떻게 봐야할지 어려워하시는 분들, 자녀 동반 가족, 외국인 등 다양한 관람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시해설을 여러 번 들으시는 관람객이나 혼자서 들으시는 관람객도 많은데요. 정기해설은 관람객이 단 한 분이어도 진행되기 때문에 이럴 때는 해설사를 독점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본인에게 맞춤인 해설을 들으실 수도 있지요. 또한 개인 관람객 뿐 아니라 초·중·고 학생 단체, 대학생 및 성인 단체, 외국인 단체, 여러 교육기관, 공공기관, 기업, 동호회 등 많은 단체관람객이 예약을 통해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성인 교육·전문가 교육·장애인 교육 프로그램에 전시해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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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해설이 진행되는 상설전은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관 「한민족의 생활사」에서는 한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인의 생활 문화의 형성과 변화를 보여줍니다, ​제2관 「한국인의 일상」에서는 1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농경 생활과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형성된 조선시대 후기 사람들의 일상 및 세시풍속을 엿볼 수 있지요. 제3관 「한국인의 일생」에서는 조선 후기 양반 사대부 남성의 일생을 중심으로 출생부터 죽음까지 관혼상제를 비롯한 일생의례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각 관마다 콘셉트와 주제가 정해져 있어 전시해설을 통해 스토리 안에서 우리 민속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 유물마다 담긴 정보와 우리네 삶의 흔적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시해설사가 알려주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추천 유물

 

전시해설 담당자로서 소개하고 싶은 유물이 매우 많은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물들 중에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꼭 보시길 권해드리는 추천 유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관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물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319호 『경진년대통력庚辰年大統曆』입니다. 태양과 달의 주기적인 변화에 따라 한 해의 월·일·시간을 정하여 간행한 것이 역서曆書인데요. 경진년대통력은 조선시대에 간행된 역서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경진년1580의 달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날짜 뿐 아니라 24절기에 해당하는 일자와 시각, 그 때 그 때 해도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등이 기록되어 있답니다. 경진년대통력은 당시 달력과 생활지침서로서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풍속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므로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2관에서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생업·세시풍속·놀이·시장 등 그야말로 전통사회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 모습을 담고 있어 실제 사용했던 다양한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시장 코너 한 쪽에 수저집이 놓여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음식은 필수적입니다. 잘 먹어야 건강과 장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수저는 바로 수복壽福과 관련이 있는 도구인 것이지요. 그래서 수저집을 만들어 소중히 보관하였고 외출할 때도 본인의 것을 갖고 다니기도 하였으며, 부녀자가 혼수품으로 수저집을 만들어 가기도 하였습니다. 수저집에는 수복강녕壽福康寧·부귀다남富貴多男·자손창성子孫昌盛 등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문자와 풍요를 상징하는 모란꽃, 장수를 상징하는 학 등 길상문양이 곱게 자수로 장식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민속에는 나와 가족,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곳곳에 담겨있습니다. 수저집을 비롯하여 수복을 바라는 마음이 그려진 유물들을 찾아보며 관람하는 것도 박물관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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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관에는 출생 이후 1년째를 맞는 생일인 돌을 기념하여 만든 책인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이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부모가 천 명의 사람을 찾아다니며 한 글자씩 써 주기를 부탁하여 받아 만든 책인데요. 이는 천 명의 지혜와 덕망이 우리 아이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지요. 고금을 막론하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헤아릴 수 없음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3관에서 들려주는 한 사람의 일생의 과정 속에 각자 나의 이야기를 투영하면서 관람한다면, 그저 죽어있는 옛 것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삶의 이야기로 다가올 것입니다.

“정말 근사했어요!”
지금까지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람객 분의 소감 중에 가장 인상에 남은 말입니다. 많은 고심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전시가 해설을 매개로 관람객에게 잘 전해지고 교감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많이 배웠다’, ‘정말 재미있었다’, ‘해설 듣기를 잘했다’라고 소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한국인 관람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람객 분이 해설을 통해 한국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한국을 더 가깝게 느끼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데요. 한국의 민속문화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전시해설을 들으면서 실제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사용하거나 경험한 것이라며 반가워하는 관람객 분들도 많습니다. 진열장 유리 너머에 가만히 놓여있는 유물이 해설을 통해 삶의 스토리와 만나면 나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전시해설사가 직접 전하는 박물관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층 풍성한 관람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박물관의 사정에 따라 변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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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하민혜│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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