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많은 수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한민국, 그리고 서울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K-pop 등에서 이른바 한류열풍이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도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관람객들과 연구자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 폭넓은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박물관의 학예업무와 전시·교육·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한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가 바로 영어일 것입니다. 박물관의 전 지역을 관람하는 동안 보이는 수많은 영어표현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국의 민속문화를 알리는 대표 기관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섭외교육과에서는 외국인 등 국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교류International Exchange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술대회, 해외 인사의 파견 및 초청 등이 있는데요. 그 외에도 행사,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전반적인 영어 통번역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제교류는 국립민속박물관과 해외 박물관 간의 각종 교류 사업을 통해 기관과 국가 사이에 국제적 우호친선을 증진하는 업무입니다. 지금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는 두 분의 외국인 큐레이터가 초빙되어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체코 플젠 인형박물관Puppet Museum in Pilsen의 토마쉬 퐈이퍼Tomáš Pfejfer 학예사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민족지학박물관Ethnographic Museum, Zagreb의 마티야 드로니치Matija Dronjić 학예사이시지요. 이 분들은 사람과 사람의 인적 초청사업인 문화동반자 Cultural Partnership Initiative의 약자인 ‘CPI 프로그램’을 통해 국립민속박물관에 오게 되었습니다. CPI 프로그램은 국립박물관뿐만 아니라 다수의 문화관광부 산하의 기관들이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06년부터 10년 넘게 진행되어온 대표 교류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각각의 다른 배경을 가진 국외 박물관 전문가들이 CPI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문화 이해 및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한국 문화를 자국에 소개‧홍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업에서 외국인 큐레이터의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초청, 한국생활 지원에서 귀국까지 생활, 연구, 업무를 연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연구를 지원하는 동안 다양한 기관 및 박물관 관계자분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CPI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동안 함께 성장해나가는 느낌을 왕왕 받곤 합니다. 토마쉬 퐈이퍼 학예사는 ‘한국과 체코 인형문화’, 마티야 드로니치 학예사는 ‘무형유산 지원정책’을 주제로 한국과 자국사이의 비교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두 분의 연구조사를 위해 전주 무형유산원과 제주 해녀박물관을 방문하여 ‘제주 해녀문화’가 UNESCO에 등재되는 과정을 실제 사업에 참여하셨던 담당 학예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국가무형유산이란? 전승자란? 한국을 대표하는 인형극은 무엇인지? 현대 인형극의 실태는?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두 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룬 두 분의 연구 성과를 자국에 소개할 계획을 옆에서 듣다보면 어느새 문화공유의 교류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어려운 점으로는 인터뷰를 진행할 때 순차통역을 하다보면 예상된 시간보다 훌쩍 시간이 지나곤 합니다. 영어뿐만이 아니라 외국어가 한국어와 1:1로 바로 통번역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있어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기도 하고요. 물론 한국어로 된 전문자료의 경우 최대한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해드리기 위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반면에 전달된 내용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시는 두 분의 미소와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는 연구 진행상황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다가올 두 분과의 문화답사들과 연구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쌓이는 유대관계의 형성에도 기대가 됩니다.
올해 9월에는 CPI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던 연수생들을 초청하여 국제 학술대회 ‘2017 CPI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이집트, 이란, 말레이시아, 브라질의 박물관 전문가들로부터 프로그램 참가 이후 달라진 혹은 발전된 국가와 기관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만나게 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셋째 주, 카메라맨 옆에서 외국인을 섭외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람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바로 국립민속박물관 웹진에 실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촬영 현장입니다. 외국인 앞에서 버나를 돌리거나 고무줄을 뛰기도 하며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는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물건과 문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전통물건을 직접 사용해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추측해 보고 제대로 된 사용법을 알아봄으로써 한국을 좀 더 가깝게 여기게끔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홍보팀과 함께 기획회의부터 촬영대본 작성, 촬영 및 검수까지 거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36도를 육박하는 더운 여름에 외국인 관광객을 섭외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일은 ‘아이템 선정’ 회의입니다. 한국의 고유한 물건 또는 놀이 이면서 촬영이 재미있게 진행될 수 있게끔 활동적이어야 할 것. 이것이 아이템 선정의 기본 원칙입니다. 실뜨기, 고무줄, 버나, 키, 연탄집게, 연지곤지……. 지금까지 진행한 아이템만 해도 두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번 월은 어느 아이템을 선정할까요? 고무줄놀이? 아니면 도리께? 다음 호 웹진 메일링을 기다려 주세요.
최근에 저의 담당업무가 하나 증가하였습니다.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의 페이스북 영문 페이지 운영이지요.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보는 외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직접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세시풍속부터 각종 행사, 전시, 외국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 친구들이 계신다면, 좋아요 살짜쿵 요청 드립니다.
한국의 민속문화를 다루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지만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국제교류,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가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