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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1

더위야 물러나라!
박물관에서 ‘박캉스’ 어때?

2023년 연초에, 한국기상청에서는 이번 여름이 엘니뇨el Niño 현상으로 인해 강수량이 증가하고 무척 무더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적도 인근 중·동부 태평양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해수 온난화 현상인 엘리뇨는 에스파냐어로 ‘어린아이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이 현상이 12월 말경에 발생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이런 이름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엘니뇨가 발달하는 해에는 유독 남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이 증가하였다. 그래서인지 올해 7월은 유독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려 많은 재산상의 피해와 인명 피해를 유발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었다. 게다가 장마가 끝나는 8월은 예년에 비해 훨씬 무더위가 심할 것으로 전망되어 올 여름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그리고 동반 가족을 위해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관과 파주관에서는 다채로운 여름방학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관에서는 박물관 상설전시와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 그리고 어린이박물관의 ‘달토끼와 산토끼’ 전시 연계 교육을 한다. 문화 사각지대의 지역 돌봄시설과 보육시설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차량 지원과 함께 흥미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파주관에서는 개방형수장고 연계 어린이와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수장고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 관한 청소년 대상 교육도 개설되어 환경보호에 대한 주의를 이끌어 낼 것이다. 2023년 여름은 무더위를 피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준비한 여름방학 교육으로 바캉스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왼쪽) 어린이박물관 방학교육 활동지 / (오른쪽) 어린이박물관 방학교육 활동지

<잡아라! 조명치! 어기여차!> 교육은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이다. 우리 밥상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고 친숙한 생선인 조기, 명태, 멸치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먹는 생선이다. 이번 교육에서는 이들 생선의 조업과 보관 방법, 식생활 문화 그리고 해양 민속신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임경업 장군이 서해에서 조기잡이의 신으로 여겨진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참가 학생들은 조기·명태·멸치 3개의 팀으로 나눠 전시를 관람하면서 활동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보드게임을 하면서 기후변화가 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어린이박물관 《달토끼와 산토끼》 전시 연계 <달토끼와 산토끼의 이야기 조각을 모아라> 교육은 박물관에서 이전에는 잘 시도하지 않았던 형태의 교육이다. 연극의 요소를 빌려와 참가 학생들은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주어진 미션을 함께 수행하면서, 사라져 버린 달토끼의 이야기 조각을 찾아 나선다. 연극 속에서 다양한 신체활동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주는 마음을 이해하며 공통의 경험을 통해 소통과 유대감을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방패연을 타고 달나라로 돌아가는 달토끼를 생각하며, 자신의 소원을 적은 방패연을 날려볼 수 있도록 방패연 만들기 키트도 제공한다.

상설전시 3관 방학교육

<민속FM 고민상담 라디오> 교육은 상설전시 연계 전시해설 교육이다. 상설전시 3관은 한국인의 출생에서 죽음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중 인간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벽사辟邪’와 ‘제액초복除厄招福’ 사상은 민간신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교육 참가자는 벽사와 제액초복에 관련된 고민을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내는 형식으로 구성한 활동지와 전시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평소 가지고 있던 관혼상제와 민속신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 수 있다.

청소년 방학교육

다음으로 <박물관 틴즈-민속과 지속가능한 미래>는 민속의 이해를 통해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방법을 찾아보는 교육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자연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적으로 경험하였다. 4회에 걸쳐 심도 있게 진행하는 이번 교육에서는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스스로가 탄소발자국일상생활에서 만들어 내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을 줄이는 방법, 바다에 명태가 사라진 이유 등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교육 참가는 자원봉사포털 1365(www.1365.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도슨트 활동과 연계해 10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이 인정된다.

돌봄시설 방학교육
보육시설 방학교육

또한, 방학 동안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돌봄시설, 보육시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준비하였다. <얼쑤 절쑤, 신나는 탈춤>은 다양한 모양의 탈과 탈놀이에 대해서 알아보고 나만의 탈을 만들어서 황해도 봉산탈춤의 팔목중 춤을 배워본다. 신나게 춤을 추다 보면 더위도 한발 물러날 것이다. <달토끼와 산토끼, 우리는 친구> 교육은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귀여운 달토끼가 산토끼를 만나서 우정을 쌓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스토리텔링 교육이다. 전시실에서 절구 찧기와 떡살 찍어보기 등을 체험하고 나만의 ‘힐링 약초주머니’를 만들어 본다. 이 두 교육은 모두 박물관에서 차량을 지원한다.

파주관 방학교육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서는 개방형 수장고와 연계하여 특색 있는 여름방학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소개하고 일상생활 속 숨겨진 가치를 발견해 보는 <나만의 소중한 보물을 소개합니다>를 진행한다. 또한, 파주관에서만 가능한 수장고 전시 연계 교육으로 <반짝 반짝 빛나는: 나전 쟁반 만들기>를 진행한다. 이 교육은 수장고의 나전 유물을 감상하고, 나전으로 직접 나무 쟁반을 꾸며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평일 관람객을 대상으로는 즉석카메라를 이용하여 민속아카이브의 생산, 등록, 활용과정을 알아보고 나만의 아카이브 액자도 만들어보는 <개방형 수장고에서 찰칵찰칵>도 진행한다.

이번 여름방학 교육프로그램 세부 일정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과 어린이박물관 누리집(www.nfm.go.kr/kids), 파주관 누리집(www.nfm.go.kr/paju)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교육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활동지와 교구재는 무상으로 제공되며 교육 참여 또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유난히 긴 장마 끝에 무더위가 걱정이라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준비한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잠깐의 피서를 즐기길 기대한다.


글 | 이성곤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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