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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1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첫 번째 수장형 전시 《소소하게 반반하게》 개막

국립민속박물관은 2022년 5월 20일(금)부터 2022년 8월 31일(수)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수장고에서 소반과 반닫이를 주제로 한 《민속×공예: 소소하게 반반하게》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여는 첫 번째 수장형 전시로, 200여 점의 소장품과 현대 공예작가 13명의 작품 49점이 함께 어우러져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우리 공예의 흐름을 보여준다.

“공예는 전통을 통해서 이어지고 전통은 공예를 통해서 이어진다. …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감성과 생각을 계승한다는 것이다.”
– 최범, 『공예를 생각한다』

민속×공예: 공예작가 13인의 손길로 재해석된 전통
전통 소반과 반닫이는 ‘쓰임’에 충실한 기능성과 ‘장인의 섬세한 솜씨’가 더해져 그 자체로 품격과 조형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13명의 현대 공예작가들은 이러한 전통 소반과 반닫이에서 영감을 받아 형태와 재질, 색감 등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작가 특유의 감성과 손길을 더해 자신만의 작품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49점의 작품들은 전통의 원형을 잇는 ‘계승’의 의미를 넘어 저마다 다양한 소재와 기법, 색감으로 감각적이며 현대적인 해석을 담은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뛰어난 감각과 연출력으로 〈2021 공예트렌드페어〉 총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을 재해석하는 정구호 작가의 ‘파초무늬 평양반닫이’, 자개를 소재로 빛을 새기고 표현하는 류지안 작가의 ‘설중매’, 여러 가지 소재로 장인과의 협업 등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하지훈 작가의 ‘투명 나주반Ban Clear ’, 목공예와 3D 디지털 프린팅 기술을 조합해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 장르를 개척한 류종대 작가의 디소반D-Soban, 3D 컴퓨터를 이용하여 섬세한 디자인을 연구하는 금속 공예 정용진 작가의 ‘작은 면을 가진 소반’, 갓끈 · 노리개 등 한국 의복에서 나타나는 조형성을 접목한 이정훈 작가의 ‘양반’ 시리즈, 목공예 양웅걸 작가와 도예 박선영 작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청화소반’,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감성을 한지 특유의 질감으로 표현하는 한지 공예 정대훈 작가의 ‘적련호족반·연랑호족반’, 깊은 색감과 독특한 질감을 표현하는 옻칠 공예 편소정 작가의 ‘소반’, 전통 소재인 자개와 크리스털 레진을 현대적 이미지와 쓰임에 맞게 표현하는 장혜경 작가의 ‘소반’, 옻칠로 미묘한 빛의 디테일을 표현한 이윤정 작가의 ‘빛 소반’, 오래된 사물이 가지는 온기를 표현하는 김별희 작가의 ‘온기 티 워머’, 레진과 한지의 텍스쳐를 활용하여 한국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손상우 작가의 ‘키리 트레이 테이블 ’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통×현대: 현재는 미래의 과거다
전통이란 무엇일까? 과거에 멈춘 것일까? 한자로 보면 傳전할 전, 큰 줄기 통, 즉 ‘전하여 내려오는 것’이다. 이는 세대를 거듭하며 시대의 요구에 따라 원형 그대로 전승되기도 하고, 현대 공예작가들의 작품과 같이 새롭게 변형되기도 하며, 때론 이어지지 못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현재의 전통은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이지만, 결국 현재는 미래의 과거가 될 것이다. 이처럼 ‘멈춰진 것이 아닌 전통’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변화하는 전통, 그리고 이를 대하는 작가들의 색다른 작품 세계를 통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전통의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문화예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전통을 한결같이 고수하는 사람들, 둘째는 그 전통을 응용하는 사람들, 셋째는 전통과 상관없이 완벽하게 창의적인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 부류가 균형과 조화를 유지할 때 그 도시나 사회의 문화예술은 꽃필 수 있습니다.”
– 정구호(Jung Kuho)

“장인은 전통을 이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전통을 시대에 맞게 변화와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통은 멈춰있는게 아닙니다. 현재는 미래의 과거이니까요.”
– 하지훈(Ha Ji Hoon)

개방과 공유: 수장형 전시로 답을 찾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박물관의 소장품을 최대한 개방하여 관람객 스스로 재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 국내 최대 개방형 수장고로, 2021년 7월 개관 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람객에게 수장고를 개방하고 격납된 자료를 전시로 보여주는 ‘수장형 전시’는 ‘보관’이 중심이었던 수장고 공간에서 ‘개방’의 의미를 확장시켜, 관람객들에게 소장품의 가치를 찾아 공유하는 즐거움을 전달하려는 새로운 방식의 전시이다. 이러한 ‘수장형 전시’가 수장고에 잠들어 있는 다양한 민속자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 예술의 면면에, 우리의 일상 곳곳에 활용하는 초석이 되어 앞으로 민속×공예와 같이 다양한 방식의 색다른 만남이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가 수장고를 찾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전시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글 | 황경선_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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