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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24절기

고슬고슬, 소설

 

미주알고주알
밉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침을 먹고 저녁을 먹는 이야기가 전부인
담백한 단편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조근조근 흘러가는 활자처럼
자분자분 당신의 이야기가 흐르는 밤.
고슬고슬 눈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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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눈이 내릴 정도로 추워지긴 했지만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온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옛말이 전해질 정도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마치기 위해 서두른다. 월동 준비를 위해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한다.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한다.
 
한편,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이맘때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때의 바람을 손돌바람이라 하고 추위를 손돌추위라 한다.
 
 

 
 

그림_ 이기진
소소한 일상을 컬러풀하게 그리는 물리학 박사. 《20 UP》,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 《보통날의 물리학》, 《박치기 깍까》 등 동화를 포함해 15권 책을 만들었고, 모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직접 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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