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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국제저널 무형유산』 제19호 발간

무형유산 보호에 대한 전 세계 학자들의 결의로 2006년 탄생한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박물관과 학계의 주목을 받아 연간 100여 편의 논문이 투고되는 파급력 있는 학술지로 성장했다. 올해 발간되는 학술지는 19번째 발간물이다. 이번 호에는 총 30여 나라의 연구자들이 100여 편에 달하는 논문을 투고했고, 이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12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번에 게재된 논문들은 무형유산의 세계적 연구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논문들로 주제별로 나누면 춤·시각예술·기술 관련 4편, 생태·환경 관련 3편, 의례·의식 관련 2편, 법·제도 관련 1편, 교육 관련 1편이다. 이 외에도 무형유산 제도, 춤, 아프리카 무형유산에 대한 3편의 서평도 만나볼 수 있다. 로렌초 카시니Lorenzo Casini의 『문화유산법 심화 개론Advanced Introduction to Cultural Heritage Law』, 비키 캄페Vicky Kämpfe의 『연구의 측면에서 본 춤 실습Dance Practices as Research』, 이이다 타쿠Iida Taku의 『아프리카에서 문화유산 실무Heritage Practice in Africa』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이 책의 내용과 의미를 소개한다.이번 학술지를 통해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12편 논문에 대한 편집위원장 로슬린 러셀(Roslyn Russell)의 간략한 소개를 전한다.

알라엣딘 알하사우네흐Alaeldin Alkhasawneh는 『요르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무형유산의 법적 보호: 계획, 도전 그리고 기회』를 썼다. 저자는 지식재산권IPR과 무형유산ICH의 복잡한 관계를 논하며, 상충하는 두 시스템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해 설명한다. 저자는 지식재산권 적용이 무형유산 보호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형유산과 지식재산권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사칠라 임첸Shisachila Imchen은 『나갈란드 농업지식을 표현하고 전승하는 모룽morung 세대의 역할 – 코노마 마을을 중심으로』에서 인도 아쌈Assam 지역의 농업 생활에 대해 다룬다. 아쌈어인 ‘모룽’은 미혼 남성의 집 또는 남성의 집과 관련된 단어이다. 이곳에서 전쟁에 관한 회의, 의식과 의례 등이 열렸고 구전 설화, 노래를 비롯해 조각·바구니 만들기와 같은 실용적인 기술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전승됐다. 저자는 모롱 세대가 어떻게 농업 지식을 습득하고 노하우, 기술, 관습, 의례, 축제, 가치 등을 포함한 지식을 전승했는지 탐구한다.

카롤리나 히메네스 밀란Carolina Gimenez Milán은 『아르헨티나 고등교육에서 무형유산 탱고 보호 –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 대학 3곳을 중심으로』에서 교육이 무형유산을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무형유산과 고등교육을 통합하는 것이 무형유산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대학의 교과목이나 학위 과정이 탱고 교육, 인식 제고, 그리고 전승의 가능성을 열어 줌으로써 탱고 춤이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이 된다고 설명한다.

나루에보딘 살리푼Naruebodin Saleepun은 『사콘나콘 고대 복싱 춤의 역학 – 태국 민족 국가 발전에 있어서 무에 보란Muay Boran 춤 공연의 역할』에서 태국 민족 국가와 만들어진 전통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무에 보란은 태국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지만, 그 뿌리는 국가national가 아닌 지역regional에 있다. 저자는 무에 보란을 지역 및 국가적 차원에서 만들어진 유산으로 규정한다. 또한 문화적 서사를 형성하는 데 노스탤지어의 역할을 깊이 탐구하고, 문화적 역동성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통의 불가피한 변형을 인정하는 균형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지 장Zhi Zhang은 『중국 민속 무용의 역사 –역사적 무용의 전통을 청년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디지털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서술했다. 저자는 중국 민속 무용의 다양한 양상과 디지털 박물관에 등장하는 중국 민속 무용을 다루며, 15~20세 청년들이 무용 문화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한다. 저자는 디지털 박물관이 민속 무용의 고유한 의상, 움직임, 반주, 역사적 연대기, 색채 등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노르부 통독Norbu Thongdok은 『아루나찰프라데시Arunachal Pradesh주 웨스트카멩구West Kameng의 전통 수동 물레 제조와 관련된 도구 및 기술』에서 물레의 전통적인 제조 과정을 조사한다. 저자는 아루나찰프라데시를 포함한 히말라야 지역 셰르툭펜Shertukpen 주민들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탐구한다. 또한 물레 제조에 대한 원주민들의 고유한 지식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으며,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 자료의 기록 및 보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응고지 에젠아구Ngozi Ezenagu, 친아조르 에젠아구Chinazor Ezenagu, 이케추쿠 에포사 에젠아구Ikechukwu Efosa Ezenagu는 『현대 사회에서 와카Awka 전통 용구의 무형적 요소에 대한 융합』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했다. 저자는 예술의 미메시스mimesis 이론을 활용해 전통 용구로 표현되는 와카 공동체의 유형 유산이 가지고 있는 무형적 요소를 탐구한다. 또한 와카 전통 용구의 본질이 무형유산이며, 전통 예술 작품들이 와카 공동체의 신념과 실천을 구현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라우라 델 바예 메사Laura del Valle Mesa는 『황토 문어 단지를 이용한 소규모 문어 어업 – 무형유산 그리고 지속 가능한 어업 활동』을 썼다. 이 논문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관한 유엔의 선언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어업 활동을 살펴보는 연구이다. 저자는 문화로서 환경, 경제, 사회적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카디즈만스페인·포르투갈 지역의 어업이 하나의 무형유산으로 보호되어 유지된다면 이는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하고 생태 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북극광이 나타나기 전 이나리 호수(Lake Inari)의 풍경 | 사진_아니타 바이바드

아니타 바이바드Anita Vaivade는 『원주민의 측면에서 본 무형유산 북극광 – 사프미Sápmi의 법적 환경 변화』에서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의 최근 상황을 탐구한다. 연구는 북유럽 국가의 원주민 중 하나인 사미Sámi의 무형유산 보호 논쟁을 사례로 원주민 중심의 무형유산 보호를 주장한다. 저자는 그러기 위해 지적재산권, 인권, 원주민 권리 보호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무형유산 보호에 관한 원주민의 법적 사고력과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화, 협상, 교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상섭, 최명호는 『킨세아녜라Quinceaňera: 국경을 넘어 민족 정체성을 보호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에서 멕시코와 라틴 아메리카 소녀들의 성인식을 하나의 문화적인 산물로 깊이 있게 고찰한다. 저자는 킨세아녜라의 뿌리 깊은 전통과 기원, 구조적이고 상징적인 요소, 그리고 사회경제적인 부분 등을 탐구한다. 이 연구는 킨세아녜라가 역사의 연속성과 현대적 변화의 기로에 선 공동체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복잡하게 얽힌 문화적 서사를 구현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웬샤오Bowen Xiao와 팅롱Ting Long은 『무형유산 분야에서 준-공식적semi-formal 문화 거버넌스와 국가지원에 의한 상업화: 중국 충칭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위저우Yuzhou 시의 자수 사례를 조명한다. 이 논문은 국가와 지역 사회 사이의 매개자들이 시장market을 활용하는 대신 다른 힘을 이용해 무형유산ICH을 보호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국가의 노력이 실제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매개자들은 국가의 자원에 접근할 수 있고 때로는 경계를 넘어 무형유산 외부로부터의 국가적 자원에도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준-공식적 거버넌스 활동은 국가와 문화적 활동가들이 무형유산을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해 서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다.

데베나 해기스Devena Haggis는 『도쿄 2020을 사람, 장소와 연결하다: 스포츠 유산으로써 이어달리기Nanairo Ekiden 사례』에서 올림픽이 지역적, 국제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한 환경을 형성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이러한 환경은 미디어로 연결되어 있고, 체험·가치·유산·지식을 공유하는데, 이것은 스포츠와 사회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국제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메가 이벤트와 사회 그리고 스포츠 사이의 연결은 이벤트의 유형적, 무형적 측면에 반영된다. 그 결과 이러한 연결은 참여, 연계, 성찰, 기억으로 지역, 국가, 국제 사회에서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공동체의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된 기억은 참여 및 물질 문화material culture로 만들어진다. 물질 문화에 대한 노출은 이벤트와 관련된 무형유산을 생성, 유지하고 공동체와 개인의 기억을 연결한다.


글 | 주선혜_민속연구과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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