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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소장품 수집의 변화를 담다
『유물 수집 30년』 발간

국립민속박물관은 2023년 경복궁 내 선원전 터인 현 위치로 이전 개관한 지 30주년을 기념하여 소장품 도록 『유물 수집 30년』을 발간하였다. 이번 도록은 유물과학과에서 두 번째 발간된 소장품 도록으로, ‘삶’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도록인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도록』2006년과 달리 소장품 수집 30년을 돌아보며 그 변화 양상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지난 30여 년 동안 관내·외 전문가와 박물관 학예직들이 민속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수집한 소장품 중 400여 점을 선정하여 수록하였다.

 

박물관은 ‘한국민속관’의 개관을 앞둔 1964년 ‘목침木枕’과 베틀 부속구 ‘바디’ 등을 발굴하면서 소장품 수집을 시작하였다. 이후 박물관의 근간이자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민속유물들을 수집하여 현재까지 약 17여만 점의 소장품을 등록하였다. 기증과 공개 구입이 주된 수집 방식이었던 1990년대에는 전통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경진년 대통력庚辰年大統曆’, ‘신구법천문도新舊法天文圖’, ‘소반小盤’ 등의 유물을 주로 수집하였다. 소장품 수집의 본격적인 변화는 1999년 유물과학과가 신설되면서 시작되었다. 부서의 신설과 더불어 소장품 수집과 등록, 관리, 보존 업무를 담당하면서 인력을 충원하고 유물 구입 예산을 확보하면서 2003년부터 소장품 수집에 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소장품을 구입하며 변화를 시도하였다.

목침
경진년대통력

먼저 소장품의 시기와 주제를 확장하였다. 20세기 후반 산업화, 도시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민속자료는 점점 희소해졌다. 게다가 1999년 특별전 《추억의 세기에서 꿈의 세기로》를 계기로 근현대 민속자료와 살림살이 등 다양한 생활사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멀지 않은 근현대 자료들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소장품의 제작 시기는 근현대로, 주제도 생활사 자료까지 확대하게 되었다. ‘터줏단지’, ‘호미’ 등 근현대 민속자료와 국내 생산품인 ‘믹서기’, 국산 1호 자동차인 ‘포니 픽업 트럭’, 국내 1호 진공관 ‘라디오’ 등 근현대 생활사 자료가 모두 그 시기에 수집되었다.

호미
라디오(금성사에서 제조한 국내 최초의 진공관 라디오, A-501) 
기산 풍속화-시집가고

소장품 수집의 또 다른 변화는 지역의 확대였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다문화가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변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비교 민속연구를 위해 수집 지역을 국외로 확장하였다. 태국, 네팔, 인도네시아 등 주변 아시아 국가의 혼례품, 인형, 무구巫具 등을 수집하여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며 수집 지역을 점차 넓혀나갔다. 소장품 수집 방식에 있어 경매 구입과 현지 수집을 추가하였다. 그래서 경매를 통해 ‘하피첩霞帔帖’과 ‘기산 풍속화’와 같은 소장품을 구입할 수 있었고, 현지 수집의 경우 민속연구과가 조사·연구하고 있는 현장에 수집 담당자가 함께하여 소장품을 확보하기도 하였다. 특히 지역과 도시개발 등으로 급격히 사라지는 지역 민속조사 현장에서 조사를 통해 풍성하고도 맥락이 담긴 소장품을 수집할 수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개방형 수장고

지난 30여 년 동안 소장품 수집은 유물과학과가 신설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였다. 다음 전시를 위해 전통사회의 민속유물을 기증과 공개 구입으로 수집하던 상황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인 수집을 진행하게 되었다. 또한 소장품의 시대, 지역, 주제를 확장하고, 경매 구입과 현지 수집 등 수집 방식의 다양화도 꾀하였다. 이제 박물관은 파주 개방형 수장고의 개관으로 박물관 누리집인터넷, 개방형 수장고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소장품 정보를 관람객과 국민에게 적극 공개하고 있다. 소장품 정보를 관내·외 전시기획자, 교육전문가, 연구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소장품 도록이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이수현_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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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정창재 댓글:

    30 년사발간하였으면송부하여주시고월간민속소식지정기구독신청합니다
    010 6250 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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