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여러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가족들이 박물관에 찾아와 참여했었던 대면 교육프로그램에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으로 전환하였다. 직접 전시장에 찾아오지 않고도 집에서 교육키트 등을 활용해 전시 연계 교육을 진행하였으며,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QR코드로 유물을 탐색해 볼 수 있는 ‘아다초의 대탈출’1)로 자율적인 전시 관람 및 즐거운 박물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린이박물관 변정숙 학예연구사와 지수민, 장유나, 오효진 학예연구원이 속한 교육팀의 깊은 노력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프로그램 개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린이박물관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교육 방법을 전환했다. 비대면 프로그램 개발을 논의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집중 시간이 짧은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에 적응할 수 있을지, 아이들이 어떻게 흥미를 잃지 않고 교육에 참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교육 내용을 담은 교육 키트를 제공하여 활용하게 되었고, 교육 키트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지수민 학예연구원은 말한다.
“첫 비대면 교육은 박물관 특별전시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이였어요. 온라인 실시간 교육으로 진행하였지만, 집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전시장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교육 자료 화면을 준비했고,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을 실물처럼 준비해 집으로 보냈어요.박물관 전시를 보는 느낌을 살리고, 선생님 설명도 듣고, PPT에 있는 교육 자료들을 보면서 박물관의 모든 경험을 집에서 다 경험할 수 있도록 정성들여 만들었어요. 그렇게 교육 참여자들로부터 ‘키트의 활용도가 좋아요’. ‘키트가 예뻐요’ 등의 반응을 들을 때마다 보람도 느꼈습니다.”
어린이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현재, 전시장에서 직접 진행되는 대면 교육프로그램과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주말 교육과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우리 민속을 즐거운 경험으로 전해주고 있다. 대표적인 주말 프로그램은 박물관 전시실에서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는 ‘출동! 민속 수호대’, ‘야광귀의 이상한 초대-사라지는 날들을 찾아라’와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인 ‘메타버스, K-사계절’ 등이 있다.
“대면 교육의 경우는 전시장에서 가족이 함께 교육 강사의 설명을 듣고, 활동지를 보며 미션을 수행합니다. 그동안 온라인에서 만났던 유물들을 전시장에서 맘껏 마주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이들은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에 익숙해져서,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듣고 잘 이해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아이들도 쉽게 적응해서 끝날 때는 ‘재밌어요~’ 라는 반응을 보여줍니다. 비대면 교육은 장소의 제약이 없어서 가족과 함께 캠핑장에서도 접속해 교육에 참여하는 가족들이 있어요.”
주말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오효진 학예연구원은 말한다. 또한 어린이박물관이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 중 아이들로부터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다초의 대탈출’이다. 휴대폰을 활용해서 야외전시장에 있는 안내문의 QR코드를 스캔해 게임 형식의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재미난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었고 교육적 메시지 또한 잘 반영했다. 그렇지만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해본 방식이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참여했던 장유나 학예연구원은 말한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게임개발자가 아니니까 모바일을 활용한 프로그램의 알고리즘 원리 자체를 몰랐어요. PPT를 활용해 게임 내 공간을 구성도 해보고, 시나리오를 텍스트로 작성해 써보기도 했지만, 현실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죠. 게임업체와 소통하면서 프로그램 구조를 점차 이해하게 되었고, 이번에 새롭게 나온 ‘아다초의 대탈출 2’를 만들 때는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아다초의 대탈출 1 – 지도에 없는 마을의 비밀’은 플래시 게임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야외전시와 연계해 아이들의 반응도 무척 좋았다. 1탄을 경험한 아이들은 난이도가 좀 더 다양해지고 야외전시장 이외의 다른 전시장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교육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 반응에 부합하고자 지난 10월 24일 상설전시관 3과 연계한 ‘아다초의 대탈출 2 – 금줄을 건드린 자의 최후’를 새롭게 시작했다.
“2탄은 캐릭터들이 전시관을 탈출하는 스토리예요. ‘아다초의 대탈출 1’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설문을 받았을 때, 전시에 대한 가이드 형식의 구성이라 재미있었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때의 피드백을 유념하여 2탄을 개발했어요.”라고 지수민 학예연구원은 말하며 새롭게 발표한 2탄의 반응을 기대했다.
다양한 시도 그리고 변화
지금은 비대면을 통한 교육프로그램들이 많이 보편화되었지만, 코로나19 직후 거리두기로 인해 박물관이 휴관에 들어가게 되면서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변정숙 학예연구사는 말한다.
“갑자기 비대면으로 상황이 변하면서 우리도 변화해야 했어요. 기자재, 네트워크 환경, 온라인 프로그램들을 사용해야 하는데 모두가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교육팀이 스스로 해결해야 했어요. 더욱이 저희는 실시간 교육이나 영상을 제작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야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비대면 교육이 정착되지 않았던 초기라서, 교육 운영자도 참여자도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였습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고, 우리끼리 머리 맞대고 무엇이든지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했어요.”
교육프로그램 기획부터 개발, 그리고 운영 방법을 연구하는 것부터 교육 활동지, 교육 키트, 그리고 참여자들을 위한 기념품까지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을 위해 교육 담당자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반응 하나하나에 큰 감동을 받는다고 변정숙 학예연구사는 말한다.
“처음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줌을 연결하고 아이들이 접속하면, 화면에 아이들 얼굴이 하나 둘 떠올랐어요. 그때, 정말 소름이 돋을 만큼 반가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코로나19로 아이들을 못 보다가 화면으로라도 다시 봤을 때 정말 반가웠어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작업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나니, ‘이게 되는구나’ 안도할 수 있었고, 이후부터 영상도 만들고, 모바일 콘텐츠도 만들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메타버스 활용 교육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민속’과 ‘박물관’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숙고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변정숙 학예연구사는 말한다.
“전달 내용인 민속 콘텐츠는 기본 요소이며, 전달 방법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난이도와 스토리 구성입니다. 민속 콘텐츠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주고, 설명하기 위해 어린이들의 연령이나 학년에 따라서 난이도를 구분해주어야 합니다. 너무 쉽게 느껴져도 너무 어렵게 느껴져도 어린이들의 관심은 금세 떠나버리니까요. 또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도를 높이기 위해 스토리를 구성하여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요. 스토리를 따라 가다보면 유물을 보게 되고,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지요. 이 모두의 바탕은 박물관 교육이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주말 교육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참가자로부터 긍정적인 교육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버스와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도록 만든 편의성과 교육의 다양한 방법과 내용적인 부분까지 더해져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아이들이 마음껏 박물관에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어린이박물관 교육담당자는 지금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 어린이박물관의 캐릭터인 아롱이, 다롱이, 초롱이와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 형식의 모바일 콘텐츠
편집실
더 알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