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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고려청자박물관 “우리동네 청자이야기”

고려청자박물관은 사적지 고려청자 도요지전남 강진군 대구면 내에 있는 공립박물관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려청자를 전시하는 청자 전문 박물관이다. 1970년대 고려청자의 재현을 위한 고려청자사업소로 시작하여, 1997년 강진청자자료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2006년 강진청자박물관이라는 명칭에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하였고, 2015년 고려청자박물관으로 명칭 변경하였으며 2017년에는 국가귀속문화재 보존관리 위임기관으로 지정되었다. 2018년 처음 고려청자박물관으로 인사이동을 받고 왔을 때 업무분장에는 ‘박물관 교육사업’이 없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전시와 단순 체험만으로는 박물관의 온전한 정체성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박물관 교육에 관심을 갖고 기획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체험을 활용한 만들기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었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체험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는 체험이었지만, 체험으로만 끝나는 아쉬움이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도자기 관련 박물관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체험이었고 고려청자박물관과 강진의 고유한 특성이 녹아들지 않은 교육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프로그램 내용을 개편하였다. 우선 대상을 초등학교 3~4학년으로 한정하였다. 3~4학년 사회시간에 지역사회에 대해 배우는 교과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내용은 강진에 왜 고려청자박물관을 건립했는지, 진열장에 있는 청자들은 실제로 사용했는지 등 지난 체험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위주로 구성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학교에 직접 찾아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반응은 좋았다. 만들기 체험에 앞서 각종 사진자료들과 재현 청자들을 활용하여 퀴즈와 이야기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하니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로 나타났다. 그 결과 만들기 체험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교육 내용에 더욱 욕심이 생겼다.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청자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길 바라던 차에 2017년에 타 박물관에서 근무할 때 참여했던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교육개발지원사업이 생각났다. 현재 운영하는 교육 내용에 활용할 교보재가 있다면 좋을 것이고, 개발 시 자문도 받을 수 있어 다양한 교보재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재 운영 중인 <우리동네 청자이야기>라는 주제의 기획안을 제출하여, 선정되었다.

<우리동네 청자이야기> 교육 운영 모습
청자의 용도와 수업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를 담은 보드게임이다. (왼쪽) 메모리게임카드, (오른쪽) 메모리게임 질문카드

교구재 개발 자문회의를 통해 여러 교보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다. 좋은 제안들이 많아 여러 가지 상상회로가 가동되었지만, 예전에 참여했을 때 너무 욕심내다가 좋지 못한 결과물을 낸 경험이 있어 최대한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보재를 만들기로 방향을 정하였다. 특히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개발한 보드게임인 메모리게임이 학교방문교육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적합해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학교방문교육 시 고려시대 청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청자의 사용 용도를 유추해 볼 시간을 갖는다. 흔히 보는 식기류의 용도 외에 건축재료, 제사용품, 도장, 화분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에 신기해하였고, 멀게만 느낀 청자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메모리게임은 일반적인 같은 그림 찾기가 아닌, 같은 기능을 하는 청자와 그림을 찾는 보드게임이다. 같은 기능을 하는 청자와 그림카드를 찾으면 상대방이 질문카드에 있는 질문수업시간에 언급한 내용들로 구성을 하고 맞추면 가져갈 수 있는 방식이다. 청자의 용도와 수업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를 담은 보드게임이다. 어찌보면 단순한 이 보드게임에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메모리게임 이후 만들기 체험을 하는데, 빨리 만든 아이들은 보드게임 더 하면 안 되냐고 묻는 아이들도 많았다. 기획자로서 의도가 어느 정도 통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

향후 고려청자박물관에서는 더 다양한 계층과 연령을 대상으로 교육을 개발하려 한다. 4년 전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던 박물관 교육사업이었는데 이제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으로 운영하는 박물관 사업은 교보재 개발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기에 국립민속박물관의 2021년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많은 박물관의 사정이 비슷하겠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립박물관의 경우 교육사업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고,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려고 해도 예산을 반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작년 교육개발지원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2022년 교육운영지원사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학교방문교육 이외에 박물관 답사교육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박물관 교육의 메카로서 여러모로 지원해주신 민속생활사박물관 협력망 사업팀에 감사드린다.


글 | 김대원_고려청자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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