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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담아듣는 | 영상채널팀

영상으로 민속과 사람을 잇다

‘최초’는 무겁거나 자유롭다. 2013년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내에서 최초로 박물관 내 방송국 개념인 영상채널팀을 만들었을 때 이들은 박물관 자체 제작 영상 콘텐츠의 선구자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영상시대로 완전히 접어든 지금, 이들의 역량과 도전은 ‘최초’를 뛰어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박물관 방송국
2020년, ‘유튜버’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되었고 ‘유튜브’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장 친숙한 들어가는 사이트가 되었다. 바야흐로 영상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일찌감치 이러한 분위기를 간파, 2013년 국내 박물관 최초로 영상채널팀을 만듦으로써 혁신과 도전의 첫 삽을 떴다. “민속박물관 영상채널팀 ‘민속+人’은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의 특색이 잘 표현되는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도슨트 형태의 전시라이브러리 영상, 박물관 소장 유물에 관한 영상, 학예사들의 민속현장조사 동행기록 영상 등을 만들고 있으며 그 외 온라인 라이브 교육의 기술적인 지원, 행사 기록 등도 담당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4회~5회 정도 촬영을 나가니 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상채널팀이 탄생했을 때부터 함께 해 온 박건창 연구원이 영상채널팀의 업무에 대해 소개를 한다. 영상채널팀은 영상채널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윤효정 주무관, 운영을 보조하는 박건창 연구원 그리고 실제 영상제작 실무진인 허재형 영상총괄 책임PD, 박준수 기술감독, 백원경 PD, 최혜진 PD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설명한 영상물 제작은 물론,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내 영상채널 카테고리와 민속박물관 유튜브를 동시에 운영한다.

“민속박물관에서 하는 사업이 워낙 다양합니다. 저희 팀의 탄생은 박물관의 다양한 사업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박물관 정보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스마트뮤지엄을 구축하여 온라인을 강화하고 오프라인까지 확장하려는 목표성을 가지고 출발했어요. 현재 팀원들은 모두 개국 멤버이고 최혜진 PD는 비교적 최근에 들어온 막내입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팀답게 같은 지점에서 웃고, 같은 지점에서 진지하다.

쉽게, 재미있게, 정석대로
2013년도에 문을 연 영상채널팀은 그간 수많은 작업을 했고 또 변화를 거쳐 왔다. 마땅한 플랫폼이 없었던 시절, 유튜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부터 민속박물관 유튜브를 개설했고 주력 콘텐츠도 부서의 이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면서 보다 다양한 영상물을 제작을 시도했다.

“섭외교육과 소속으로 시작했다가 사업의 특성이 아카이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2015년 유물과학과로 옮겨 갔고 다시 유물과학과가 파주관으로 이관하면서 2020년 9월 섭외교육과로 돌아왔습니다. 섭외교육과는 홍보, 교육, 온라인교육, 행사 콘텐츠가 중심이었고 시의적절한 부분에 즉각 대응을 하는 게 주요 업무였죠. 그에 비해 유물과학과는 유물을 전시하거나 유물 자체의 콘텐츠, 보존처리 과정 담는 영상 제작이 주업무였습니다.” 앞으로는 범박물관적인 조직으로 발전해서 확대되고 각 과의 수요 영상을 고퀄리티로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를 덧붙인다. ‘박물관 영상’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나 썸네일들이 있다. 얼핏 정해진 틀 안에서 만드는 영상은 좀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백원경 PD는 아니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저희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영상을 제작합니다. 박물관 관계자들만 보는 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서 담아내는 거죠. 전시 라이브러리를 편집할 때는 1부와 2부가 나누어져 있어도 쉽게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식이에요.”

PD들의 고민은 또 있다. 영상이라는 장르란 필연적으로 시청자가 있어야 존재한다는 점에서 ‘조회수’와 ‘구독자’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공공기관들조차 소위 말하는 ‘병맛’ 트렌드와 레트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제로 그런 범주의 영상물로 대박을 치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도 ‘유행’을 완벽히 무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긴 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요즘 트렌드가 그렇다고 해서 그걸 다 따라갈 수는 없다는 거지요. 민속박물관에 맞는 성격이 분명히 있는 거고, 저희가 갖고 있는 콘텐츠가 내용이나 신뢰적인 측면에서 정석대로 갈 수밖에 없는 주제들이 많기 때문에 결국은 정확하게 가야 하는게 대부분이에요.” 백원경 PD의 말을 허재형 책임PD가 이어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선을 가진 젊은 시선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된다”라는 것이다.

민속박물관의 다양하고 재밌는 영상, 많이 사랑해주세요
7년이란 시간 동안 국립민속박물관 영상채널팀에서 만들어온 영상들은 기록과 교육, 유물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하게 제작됐다. 민속문화 사진 전문가인 김수남 선생의 10주기 전시회에 맞춰 제작한 다큐멘터리, 만신 김금화 선생의 살아생전 마지막 만수대탁굿 촬영은 대한민국 민속학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가치로 남았고 최혜진 PD는 “<큐레이터 픽 유물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민속과 관련된 다양한 것-농기구, 그림, 해녀들의 물질 도구- 등을 기획해서 제작하는 창작자의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지금은 비대면 상황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제작하고 있지만 100편, 200편… 500편이 넘게 쌓인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의 큰 자산이 됨은 물론, 영상백과사전이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도 감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숱한 영상을 찍으면서 겪은 에피소드들도 많다. 가장 식은땀이 났던 것은 몽골에 촬영을 갔다가 핸디캠으로 찍은 영상이 다 날아가 버렸던 일이다.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처럼 재촬영을 할 수 없는 당일 활동 영상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다른 영상과 교차편집을 해서 쓸 수 있는지 빨리 판단을 하는 게 관건이에요.” 팀원들은 이제야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장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만든 에피소드도 있었다. “진도의 갈라지는 바닷길을 찍으러 갔을 때였어요. 진도아리랑 공연, 뱃놀이를 찍고 새벽에 바닷길이 갈라지는 것도 찍어야 했는데 백 PD가 운동화를 신은 채 무작정 뻘밭으로 뛰어들었죠. 무거운 뻘을 신발에 잔뜩 매달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촬영을 하는데 웬 민간인이 저 멀리서 드론을 띄워서 아주 가볍게 찍고 있더라고요.”

장비 이야기가 나오자 박준수 기술감독의 톤이 조금 높아진다.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진화하는 영상시대에 적절한 고품질 장비를 갖추는 건 모든 기술감독의 꿈일 터, 박 감독 역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저희는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특수성 때문에 드론을 아직 구입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드론은 전국이나 해외 촬영을 다닐 때 굉장히 중요한 영상소스를 촬영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보완이 된다면 더 좋은 영상을 촬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속박물관 영상채널팀 ‘민속+人’ 사람들에게는 목표가 있다. 소금, 청바지, 양조장 등 다양한 우리 물건이나 문화에 대해 민속박물관이 실시하는 연구조사에 맞춰 영상물을 제작하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어느 곳이든 킬러콘텐츠가 존재합니다. 저희 역시 순수콘텐츠 제작비가 확보된다면 영상물로 전시까지 가능한, 우리 국민은 물론 해외에서도 오래도록 사랑 받는 우수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막내인 최혜진 PD가 영상콘텐츠 제작자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을 더한다. “박물관 영상자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짧고 쉽게 들을 수 있는 영상도 많으니까 많이 시청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글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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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최영수 댓글:

    1950년대에 출생하여 온갖어려움을 감내하며 70년대에 대학을 다닐 수 있는 행운으로 졸업하고, 80년대에 직장생활을 하여 자신의 힘으로 조그마한 집을 장만하고, 자녀를 낳고 양육하고 출가시켜 이제 세월의 무게를 조금 내려 놓고자 할 때 은퇴라는 말과 함꼐 100세 시대라는
    단어에대한 힘겨움을 느낄 즈음인 2000년대에 퇴직하고 재 취업으로 몇년을 지내다가 하루의 소일거리로 읽을 거리는 찾는 세대 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과 자동차 산업의 발전 과정이 그 축을 같이한다는 생각으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 과정을 읽어면서 그 동안의 삶의 자취와
    우리나라 산업의 발전과정이 파로라마처럼 스쳐가는 감동의 물결을 느끼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2. dintro_admin 댓글:

    따뜻한 의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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