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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K-museums 공동기획전 한국만화박물관
《만화로 만나는 힙합》

한국만화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2024년 5월 11일부터 9월 2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로비 및 기획전시실에서 《만화로 만나는 힙합》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힙합이 지닌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감성을 만화, 미술, 음악, 영상 등의 융복합 전시 형태로 선보인다.

힙합, 자유와 자신감의 기록
빠른 템포에 맞춰 쏟아내는 메시지, 기성세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패션은 젊은 감각을 상징하는 힙합의 매력적인 요소다. 젊음을 이해하려면 힙합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너무나 자연스럽고 또 당연한 말이 되었다. 그러나 힙합이 한국에 상륙한 후, 꽤 오랫동안 힙합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려야 했다. 힙합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행동은 튀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관습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힙합은 구원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이해하기 싫은 문화였다. 하지만 한국 힙합의 역사도 이제 30여 년을 지나고 있다. 이제 힙합의 정신, 자유와 자신감은 우리 사회에 주류로 녹아들었다. 사람들은 힙합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튀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것’, ‘교만’이 아닌 ‘자신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힙합의 자유와 자신감, 역동적인 에너지를 조명하기 위해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 , 2부 , 3부 로 이루어져 있다.

1부. Flow of the HIPHOP: 힙합, 시대를 보다
미국에서 출발한 힙합 음악은 ‘랩’으로 먼저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현진영,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는 1990년대 초반에 힙합 음악으로 활동했던 한국 힙합의 뿌리다. 그리고 그 후 1999년에 드렁큰 타이거가 등장하며 한국 힙합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000년대는 한국 힙합의 성장기다. 홍대 언더그라운드 씬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젊은 에너지가 들끓었고, 몇몇 팀은 주류 가요계에서 활약하며 힙합의 입지를 확장했다. 힙합이 하나의 장르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던 시기였다.

제1 기획전시실(1부, 2부)
제1 기획전시실(1부, 2부)
제2 기획전시실(3부)
제2 기획전시실(3부)

2010년대 들어 한국 힙합은 영광을 맞이한다. 래퍼들은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기 시작했고, <쇼미더머니>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래퍼들이 직접 레이블을 설립하며 산업적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힙합은 한국의 가장 뜨거운 대중음악 장르로 올라섰다.1부에서는 김봉현, 수이코그림 작가의 웹툰 <블랙아웃: 힙합의 모든 것>을 통해 힙합에 관한 용어를 정리하고, 198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힙합의 역사를 LP와 CD를 통해 아카이브 형태로 볼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또한 레코드 숍이나 MLB, MF, 칼카니 등 힙합 의류 매장의 손님들에 한하여 무료로 지급되던 힙합 잡지인 전권을 비치하여 힙합 매니아들과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1990년대 힙합 음악을 재생하는데 사용한 워크맨

힙합 잡지 <THE BOUNCE>

2부. Graffiti, Art of Reality: 거리, 예술을 품다
그라피티graffiti는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활용하여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행위로 힙합 문화의 유일한 시각예술 장르이다. 가난한 흑인과 반항적인 청소년들로부터 시작된 그라피티는 공공장소나 사유재산에 동의 없이 제작하는 방법 때문에 미국 주류 사회는 이를 범죄이자 도시문제로 취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에 들어 그라피티 문화가 전해졌다. 홍대, 압구정, 이태원, 문래동 일대에 그라피티가 그려지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 무대와 H.O.T의 앨범 재킷을 통해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졌다. 2부에서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심찬양활동명: Royyal dog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4m 높이의 전시실 벽면에 그린 한복을 입은 흑인 여성은 2부의 핵심 관람 포인트이다.

그라피티 작품 <비보이>, 심찬양 작作
그라피티 작품 , 심찬양 작作
만화 잡지 <issue>
만화책 <힙합>, 김수용 작作

3부. Fill of the Feel: 만화, 소울을 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삶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가려는 힙합 정신. 이러한 힙합의 역동적인 소울과 에너지는 만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3부에서는 ‘힙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뭉쳐진 만화 작품들이 소개된다. 김재한 작가의 <알게뭐야>는 2012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웹툰에 힙합이라는 장르를 가미하여 청춘 성장물을 색다르게 연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웹툰에 삽입되었던 OST를 뮤직비디오로 제작하여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빈 작가의 은 천재 음악 소년이 대형 기획사의 오디션을 통해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여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자신ONE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온 명대사와 함께 그 당시 유행했던 힙합 의상을 전시했다. 김수용 작가의 <힙합>은 대한민국 최초의 비보이 만화로, 현란한 비보잉 기술과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통해 힙합 문화를 대중에게 알린 작품이다. 김수용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연출한 공간에는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소품과 <힙합> 관련 굿즈를 전시하였다. 특히 작업실 벽면에 전시한 원화들을 통해 오늘날 디지털 작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섬세함과 정교함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폐현수막을 활용해 그라피티를 체험하는 관람객들
전시장에서 체험 가능한 펌프(댄스 리듬 게임)

《만화로 만나는 힙합》 공동기획전과 연계하여 그라피티 체험과 힙합 굿즈 만들기, 리듬 게임 챌린지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동기획전이 관람객 모두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 박혜원_한국만화박물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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