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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우리 안의 다문화 – 전라·충청·음식열전』편 발간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21년부터 우리 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전국의 다문화 현상을 권역별로 나누어 조사하는 『우리 안의 다문화』 조사보고서 발간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였다. 『우리 안의 다문화-전라·충청·음식열전』편은 2022년 발간된 『우리 안의 다문화-서울경기·경상·강원』편에 이은 두 번째 사업 성과물이다. 이번 보고서는 기존의 지역별 다문화 현상 조사 보고서와 함께 『다문화 외래 음식 열전』편을 함께 발간한 것이 특징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다문화 외래 음식들의 기원 및 역사를 상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대한민국 문화의 한 부분이 되어가는 다문화인들의 생활문화
대한민국에서 다문화인들과 그들의 문화는 이제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사회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많은 외국인들과 다문화인들은 대한민국 경제·사회·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먹거리들도 다문화인들이 생산에 관여하는 것들이 부지기수이며,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할 때도 예전에는 한국사람들이 담당하던 것을 다문화인들로 대체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러한 낯선 얼굴의 이웃들은 우리가 숙명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의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는 한국인들이 떠난 자리를 이들 다문화인들이 채우고 있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국을 서울 경기·강원·경상·전라 제주·충청의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다문화 현상을 조사하고 지역별 특색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하였다.

 

『우리 안의 다문화』는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 다문화인들의 특색있는 생활문화를 기록하고, 우리가 흔히 맛보고 있는 다문화 외래 음식들의 문화와 역사를 3권의 책에 담았다. 『전라권 도시·농촌·어촌의 다문화 커뮤니티와 사람들』에서는 지방 중소도시인 익산, 어촌 지역인 군산 신시도, 전라북도 농촌 지역의 다문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았다. 『충청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에서는 충청도에 거주하는 여러 다문화인의 생활문화를 경제 활동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전국 다문화 외래 음식 열전』에서는 8가지 외래 음식들일본의 어묵, 미국의 햄버거, 인도의 커리, 중국의 양꼬치와 마라탕, 베트남의 쌀국수, 튀르키예의 케밥, 태국의 똠얌꿍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보았다.

전라북도 도시·농촌·어촌지역의 3색 다문화
『우리 안의 다문화 - 전라권 도시·농촌·어촌의 다문화 커뮤니티 사람들』은 전북대학교 한유석, 고재훈, 진명숙의 3인 3색 다문화 조사보고서이다. 한유석은 익산시 구도심 지역의 다문화 현상과 문화를 조사하였다. 익산시 구도심 지역은 한때 대전 이남에서 가장 번성하던 상권이었으나 현재는 신도심 지역으로 상권 이동이 극심하여 공실 및 폐업이 극심한 도시공동화 현상을 겪는 지역이다. 한국 사람들이 떠난 이 지역에서 다문화인들은 문화활동과 경제생활을 하면서 지역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었다. 고재훈은 다문화 이주노동자들과 어촌 주민들의 공생을 조사한 군산 신시도 어촌 마을의 다문화 풍경을 사회학자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이 지역에서는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어민들이 서로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서로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생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진명숙은 전라북도 농촌지역의 결혼이주여성 자조모임을 인류학자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조사하였다. 결혼이주여성은 대한민국 다문화 현상의 가장 큰 특징인데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매우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이들 여성은 당당히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다양한 외국 출신 사람들과 섞여 사는 것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여전히 인종차별적인 풍토가 만연한 한국 사회이지만 다문화는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제는 이 필요불가결한 다문화를 인정하고 어떠한 방법을 통해 함께 공존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충청 다문화인들의 경제생활과 정착기
『우리 안의 다문화 - 충청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는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양정아, 이수정의 다문화 보고서이다. 충청권은 전국적으로 이주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충청권 지자체들은 권역 안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 책은 “이주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그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이주했으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본다. 다음으로 한국의 경제 발전에서 그들이 기여한 부분을 살펴보고, 열악한 재조업 분야에서 외국인들의 한국 경제 기여상을 조명해 본다. 다음으로는 충청권 다문화인들의 문화, 종교, 국적에 따른 공동체 모임 활동을 살펴본다. 이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낯선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충청권의 아시안 마트와 식당의 모습을 살펴본다. 이 보고서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해법으로 다문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는 이주민 지원정책을 세우고 있으며 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며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갈등을 줄이고 서로 이해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8가지 다문화 외래 음식들의 역사와 문화
마지막 보고서 『우리 안의 다문화 - 전국 다문화 외래 음식열전』은 너무나 익숙해져서 외래 음식으로도 느껴지지 않는 ‘어묵, 햄버거, 커리’,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외식 문화의 중요한 축이 되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음식이 된 ‘양꼬치, 마라탕, 쌀국수’와 아직 많이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점차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케밥, 똠얌꿍’의 8가지 다문화 외래 음식들의 역사와 문화를 박상현, 권운영, 이수정, 한유석, 박수환, 김진선 6명의 시선으로 엮은 보고서이다. 어묵, 햄버거, 커리는 외래 음식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친숙해져서 우리 식생활 문화의 일부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 음식의 도입, 역사, 문화에 대해서 그리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이들 음식의 역사적 기원과 도입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신문자료 등 문헌자료와 현장 조사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다, 양꼬치, 마라탕, 쌀국수 등은 최근 우리나라 식생활과 외식문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음식들이다. 식당가를 가면 이들 음식을 흔히 맛볼 수 있으며, 마트에서도 간단히 조리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이들 음식들의 기원 및 현장 조사를 통해 우리 음식 문화에서의 다문화 음식들의 위상을 살펴보았다. 튀르키예의 케밥, 태국의 똠얌꿍은 최근 퓨전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8가지 음식들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 속 다문화 외래음식들의 의미를 살펴본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민속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발로 뛰는 현장 조사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민속의 다양한 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이 다문화 사회로 향하고 있는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


글 | 박수환_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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