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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민속의 다양성과 현재성을 전시로 풀어내는
2024년 전시운영과 사업을 소개합니다

국립민속박물에서는 현재 전시 중인 《Mask-가면의 일상, 가면극의 이상》 특별전과 함께 2023년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 《매듭》 이부자 기증 특별전, K-Museums 공동기획전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관 내외 여러 지역에서 개최하였습니다. 2024년도에도 새로운 주제와 형식으로 여러분께 민속의 다양성과 현재성을 전시로 풀어내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2024년 전시 개요

시대와 일상: 고양이와 커피
우리는 흔히 박물관을 방문할 때 평상시에 보기 어려운 ‘보물’이나 아주 희귀한 ‘물건’ 등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것은 분명 우리가 박물관을 방문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한 가지입니다. 박물관의 전시 담당자는 전시 주제가 정해지고 나면 관람객에게 선보일 희귀한 ‘물건’이 무엇이 있을지 오랫동안 조사합니다. 그리고 오랜 조사 기간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해 이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공부합니다. ‘물건’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진귀하고 희귀한 ‘물건’보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를 전시에 담고자 노력합니다.

고양이와 커피는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준비한 두 개의 특별전 주제입니다. 고양이와 커피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는 이유는 같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가장 일상적인 생활문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전시에 등장하는 소장품은 고양이나 커피와 관련된 물건이겠으나 전시에 담고 싶은 이야기는 고양이와 커피를 통한 우리사람의 모습입니다. 희귀한 물건에 담긴 평범한 이야기. 우리가 우리를 보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삶에 대한 담담한 조망: 사랑
‘사랑’이란 단어는 사랑의 많은 면을 담기에 너무나 부족합니다. 개념화된 언어이기 때문이겠지만 부족해도 너무나 부족합니다. 물건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도 언어만큼이나 부질없는 짓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용감하게 ‘사랑’을 전시하고자 합니다. 모든 이가 알고 있고 모든 이가 공감하는 그것, 이 세상 모두를 웃게 하고 울게 하는 그것에 관해 말입니다.
사랑은 감정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치이고 삶이며 생활이고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늘 ‘사람’을 말합니다. ‘사람’을 관찰하고 설명하는 한 방편으로 올해는 ‘사랑’을 준비합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뱀과 꼭두
옥랑문화재단 김옥랑 이사장이 박물관에 기증한 꼭두 자료를 토대로 기증 특별전을 엽니다. ‘꼭두’는 ‘곡두’의 다른 말로 상여 장식의 하나입니다. 대개 나무를 깎고 색을 칠해 꼭두를 제작하는데 그 모양이 보통의 인형과 유사합니다. 모양이 예쁘고 다양해 요즘에는 간혹 기념품으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전통사회에서는 꼭두를 상여 장식으로만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현대에서는 꼭두를 공예품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전통사회 장례문화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예입니다. 꼭두 특별전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승으로 사람을 떠나보내는 황망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장례라는 절차에 우리가 공유하는 사회적 가치, 관념, 바람을 논리적으로 담아냅니다. 이 절차와 형식을 통해 전통사회에서 우리가 죽음에 대해 갖고 있던 다양한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을사년 뱀띠 해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매년 준비하는 12띠 전시 중 하나입니다. 꼭두가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면 뱀띠 특별전은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2띠는 탄생과 함께 정해지는 삶의 주기입니다. 뱀과 관련된 다양한 소장품을 선보이는 전시인 동시에 삶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관념을 이야기하는 전시입니다.

 

지역과의 협력: K-Museums 공동기획전
K-Museums 공동기획전은 우리 관과 타 박물관이 협업을 통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시입니다. 공동기획과 공동 운영이라는 점에서 장소를 바꿔가며 동일한 전시를 개최하는 순회전과 차이가 있습니다. 특별전 기획을 두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과정 중에는 많은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공동기획전을 운영하는 데는 전시 외형만으로는 알 수 없는 뚜렷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력과 예산의 최대 활용, 전시 공정과 운영 방법 공유, 지역민에게 수준 높은 전시 제공 등 생각보다 많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제주대학교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이상 3개 박물관과 공동기획전을 개최합니다. 각 박물관의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시를 하고자 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특별전 외에도 최근 3년간 리노베이션을 완료한 3개 상설전시관과 야외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말 재개관한 상설전시관1에서는 K-컬처와 민속을 연결한 새로운 주제 전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민속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외 한국실 운영과 보완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2024년 국립민속박물관은 실험적인 전시와 속 깊은 이야기로 여러분을 맞이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 위철_전시운영과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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