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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이 전하는

조상과 나의 연결고리
유토피아, 산도에 담다

명당과 발복
“명당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다.” 이는 영화 ‘명당’의 시작을 여는 대사이다. 영화 ‘명당’은 조선 후기 세도 가문이 조상을 왕의 무덤보다 더 좋은 명당에 묻어 후손들의 번성을 꾀하려 하고, 주인공인 천재 지관이 이들의 욕망을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도대체 명당이 어떤 의미길래 권력자들이 명당 찾기에 혈안이 되었을까? 명당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찾은 좋은 땅을 뜻한다. 명당에 조상을 모시면 조상의 유골이 땅의 좋은 기운을 받게 되고 그 기운은 같은 뼈를 가진 후손에게 전해진다고 한다. 좋은 기운을 받은 후손이 복을 누리고 번성한다고 믿는 것을 동기감응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동기감응설은 풍수지리설의 발복 원리이다.

명당을 그린 산도
돌아가신 부모를 명당에 모시는 일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효를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명당을 찾아 부모의 유해를 모시고, 분묘의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 산도를 그린다. 하지만 풍수지리에 따른 완벽한 명당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산도에 그린 부모의 묘소는 완벽한 명당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모를 명당에 모시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린 산도에는 이상적인 땅을 꿈꾸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유토피아가 담겨있다. 또한 산도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조상과 후손을 연결해주는 매개물이었을 것이다.

선원계보 세종대왕영릉효종대왕영릉도

산도에 얽힌 이야기 한편
전시실에는 조선의 4대 임금인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의 영릉英陵, 그리고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의 영릉寧陵을 표기한 산도가 있다. 세종의 영릉은 1450년 헌릉 서쪽에 조성되었으나 19년 만에 여주로 천릉했다. 조선왕조는 영릉의 발복 후 정권이 백 년 더 연장되었지만 영릉 조성 과정에서 이장된 광주이씨 이인손 묘의 후손들은 갑자사화에 휘말려서 203명이 죽거나 유배됐다고 전한다. 영화 속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라는 말이 실감되는 일화였다.

우리나라 산맥

우리나라의 풍수지리
이번 전시는 명당과 관련된 효 문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풍수지리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풍수는 땅의 생기生氣를 받기 위한 지리학이며, 생기가 흐르는 통로는 산이며 그 산을 용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산맥은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한다. 여암 신경준1712~1781은 『산경표山經表』에서 우리나라 산줄기를 크게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분류하였다. 백두산 정기는 이들 산맥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달되어 전국 어느 땅이든 산맥으로 이어지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이곳은 명당박물관
전시실 한쪽은 유리창으로 되어있어 뿌리공원 잔디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시를 둘러보다 공원의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면 가을의 풍치가 저절로 느껴진다. 뿌리공원에서 산책하던 시민들이 유리창 너머로 전시실을 보고 들어와 어느새 공간을 메우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로 온 관람객들은 여러 가문들의 산도를 보며 자신들의 성씨에 대해 이야기했다. 산도는 족보의 앞부분에 수록되는 그림이다. 산도 전시가 끝나는 곳은 한국족보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의 입구와 이어지는데, 산도를 지나 족보로 이어지는 전시 구성이 의미있게 여겨진다. 깊어가는 가을날, 뿌리공원 속 작은 전시실에서 자연을 벗 삼아 나의 뿌리도 한번 찾아보시길 바란다.


글 | 최윤영_제11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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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장윤우 댓글:

    한국 단체문인들과 뿌리공원을 찾았다, 물론 다른 세미나의 목적이 있었으나 단채의견이 일치되여 방문한 것이다 내친김에 우리 의 족보도 들쳐보고 다른 유익한 정보도 챙겼다. 이런 탐사와 견문도 생활에큰 도움을 준다고 본다.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도 읽었다 미국의 모 대통령의 뿌리가 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이라든가 인류역사의 흐름도 생각난다마는 골상학, 性씨, 민족, 여러면에서 필요한 흔적이였다고 지금도 생각난다 2023,11, 목훈 장윤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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