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할아버지 댁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었던 화려한 무늬의 자개장. 시간이 흐른 지금, 흔한 우리네 일상 속에서 ‘자개’란 점점 잊혀가고 있는듯합니다. 기억 한 켠 어렴풋이 자리한 ‘자개’의 모습. 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반짝반짝 빛나는》 전시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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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3 공예주간’과 함께한 협력 전시 《반짝반짝 빛나는》은 조선시대의 나전칠기부터 전통을 이은 장인의 작품, 나전에 새로운 미를 선사한 현대 공예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기획전시이다. 자개 특유의 아름다움과 과거 우리의 일상에 자리했던 자개에 대한 기억을 함께 추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그것이 바로 《반짝반짝 빛나는》 전시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전시실 입구를 들어선 순간 바로 마주할 수 있는 작품들은 자개의 재료와 기법을 이용한 현대 공예 작품들이었다. 꾸밈없는 순수한 미감으로 유명한 달항아리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별의 궤적을 나전으로 표현한 작품까지 그 빛에 자연스레 이끌리는 전시의 도입부다. 깔끔한 매력의 달항아리에 나전의 오묘하고 영롱한 빛이 첨가되면서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듯하다. 이와 더불어 현대인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파일 폴더 형태의 작품, 전통악기인 거문고·가야금의 울림통을 형상화한 스피커 등 익숙함이 공존하여 더욱 흥미로운 전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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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과 장식, 과거의 모습
현대 공예 작품을 감상한 후에는 그 뒷면에 펼쳐진 수많은 조선시대의 자개에 시선이 이끌리게 되었다. 족자함, 관모함, 벼룻상, 베갯모, 필통, 소반 등의 다양한 형태를 만나며 당대 일상생활 전반을 풍미했던 자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삶 속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에 자개의 장식이 더해짐으로써 나전은 ‘실용과 장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기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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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와 솜씨, 장인의 작품
벽면을 따라 전시된 조선시대의 자개와 중간중간 만나볼 수 있는 현대 공예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의 자개장이 등장한다. 어릴 적 기억에 남은 화려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와 함께 무지개 빛의 자개를 장식하여 현대적 언어로 표현한 ‘HERITAGE_RAINBOW05’란 작품이 눈에 띄었는데, 해당 전시장에 적힌 류지안 작가의 “시간의 흐름을 품고 있는 자개는 과거부터 현재를 다 보여주는 소재”라는 구절이 매우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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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공유, 우리를 잇는 징검다리
류지안 작가의 한 마디와 함께 전시의 끝자락에는 자개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장인의 모습과 그 문화를 향유했던 우리의 일상이 영상으로 담겨있다. 그 많던 자개장은 어디로 갔을까? 전시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 자개에 깃든 우리의 옛 추억을 꺼내보며 전시를 마무리하였다.
우리네 일상 속 한 페이지
자개는 오랜 과거부터 우리 일상 속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점차 잊혀가는 자개장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반짝반짝 빛나는》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상기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전시품을 나열한 전시가 아닌, 아름다운 미디어 전시가 함께 결합된 전시로서 자개가 익숙지 않은 세대부터 자개에 대한 추억이 있는 세대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전시라는 한 줄 평을 남기며, 많은 사람이 《반짝반짝 빛나는》과 함께 즐거운 추억여행을 떠나보시길 바란다.
글 | 박수빈_제11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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