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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이 전하는 1

소중한 사람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5월 3일. 포근한 봄기운과 함께 ‘추억의 거리’가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야외전시 재개관을 맞아 5월 5일 금요일부터 7일 일요일까지 3일 동안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되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손잡고 놀러 온 어린이들, 친구와 사진을 찍으러 온 청년들, 추억에 잠겨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노인들 모두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즐거운 시간여행을 하는 듯했다. 추억의 거리에서의 어떤 경험이 그들을 웃게 했는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추억의 거리 코스는 북촌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 학교에 들어가면 학년별 받아쓰기와 학력평가에 응시해 볼 수 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그 시절의 학생이 되어 시험을 보고 선생님께 채점을 받는다. 가족끼리 합심해서 문제를 풀기도 하고, 연인끼리는 누가 더 문제를 많이 맞추는지 내기를 한다. 시험을 다 치르고 나면 선생님이 근대화수퍼에서 사용 가능한 종이뽑기 교환권을 나눠준다. 추억의 과자부터 종이인형, 딱지까지 그 시절 어린이들의 행복한 기억을 담은 물건을 받을 수 있는데, 꽝이 나와도 한 번 더 뽑을 수 있으니 아마 모두가 소소한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특별한 분들과 함께한 특별한 체험!
추억의 거리는 어린이들의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른들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화개이발관에서는 바버가 직접 방문객들에게 이발을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발사는 점점 사라져가지만 최근 바버라는 직업으로 변화하고 있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직업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신세대 바버를 초청했다고 한다. 화개이발관 옆에는 약속다방이 자리 잡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70~80년대 DJ로 활동했던 분에게 직접 애창곡을 신청할 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커피를 마시며 다방에서 흘러나오는 ‘해변으로 가요’를 듣고 그 시절 레트로 감성에 빠져드는 듯했다.

 

추억을 찍어드립니다
스타 의상실에 가면 7080 유행의상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청자켓, 남방, 교복을 골라 입고 머리띠와 모자를 착용해서 거울 앞에 서 본다. 의상실과 서울사장 사진관이 연결되어 있어서 유행의상을 입은 채로 사진관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관은 그 시절의 사진관처럼 풍경 사진을 배경으로 해놓았고, 영수증 사진기에서는 그 시절 감성이 느껴지는 흑백사진이 인쇄되어 나온다.

모든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추억의 거리에서는 설명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 이 시대를 모르는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이나 친구가 물건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방식이 때로는 설명글을 읽는 것보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이해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거리에서는 만화방에서 모녀가 함께 ‘달려라 하니’ 만화를 보면서 딸아이에게 어머니의 추억을 들려주는 모습, 아이에게 다이얼 전화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아버지의 모습, 외국인 친구에게 골목놀이를 알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모두가 세대의 벽, 국경의 벽을 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글 | 최윤영_제11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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