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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이 전하는 1, 2

기자단이 전하는 이야기

멀티플레이어 ‘조명치’를 둘러싼 이야기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는 2023. 5. 3. (수)부터 2023. 8. 15. (화)까지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이 펼쳐진다. 조기, 명태, 멸치는 우리 바다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들로, 제사상에 올라가는 귀한 비일상음식이자 밥상 위에 일상음식의 재료이었다. 이러한 멀티플레이어 ‘조명치’의 쓰임만큼 이를 둘러싼 삶의 현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다.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에서는 조기, 명태, 멸치와 함께하는 가정, 시장, 바다에서의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의 시작은 멀티미디어콘텐츠와 함께하고 있다. 생선이 바다에서 시장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전시의 중심 소재와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상 위의 비법 재료, 조명치
한반도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생선을 많이 먹었다. 그중 조기, 명태, 멸치는 우리에게 오래전부터 익숙한 생선으로서 국, 탕, 구이, 찜, 볶음, 젓갈 등 그 조리방식 또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생선을 재료로 활용한 다양한 요리는 전시실 내 비치된 요리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조명치는 ‘맛의 삼대장’ 이다. 멸치는 밥상 위에서 국이나 젓갈 또는 말려서 포를 만들거나 각종 양념으로 사용되었다. 조기와 명태는 음식 기능을 넘어 기원의 의미를 담은 의례와 신앙적 의미로까지 나아가며 제사상에 올라가는 중요한 제물이다. 이처럼 우리의 상에서의 조기, 명태, 멸치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놓음으로써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시장 안의 유동 재료, 조명치
생선이 바다에서 밥상에 오르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바로 ‘시장’이다. 조명치는 이러한 시장에서 날 것, 익힌 것, 말린 것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 유통, 가공 되어진다, 지금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발견하기 어려운 어시장과 어물전과 같은 시장문화를 재현해놓음으로써 조명치의 생동감 넘치는 이동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고기잡이, 중간상인, 소매상, 행상 등 바다에서 그리고 시장에서 조명치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단순히 조명치를 나르는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우리의 해양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구심점의 역할을 하였다. 대표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전승되는 어로 노동요가 있으며, 이는 이들의 일상적 삶의 현장과 애환을 담아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 속의 추억 재료, 조명치
명태는 한반도에서 가장 많이 잡힌 물고기였다. 그러나 한반도 바다의 기온변화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으며, 현재는 수입을 통해서 소비량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또 조기는 어획량이 급감하자 조기와 모양과 맛이 유사한 물고기들을 들여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조명치는 한반도 바다의 삼대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게 되었다.

하나의 음식 재료로서 조명치를 둘러싼
다양한 모습들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나요? 물질, 공간, 사람이 모여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로 또 역사가 되어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조기, 명태, 멸치!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를 통해 만나보시고 더욱 맛있는 일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 | 황정현_제11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소중한 사람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5월 3일. 포근한 봄기운과 함께 ‘추억의 거리’가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야외전시 재개관을 맞아 5월 5일 금요일부터 7일 일요일까지 3일 동안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되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손잡고 놀러 온 어린이들, 친구와 사진을 찍으러 온 청년들, 추억에 잠겨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노인들 모두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즐거운 시간여행을 하는 듯했다. 추억의 거리에서의 어떤 경험이 그들을 웃게 했는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추억의 거리 코스는 북촌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 학교에 들어가면 학년별 받아쓰기와 학력평가에 응시해 볼 수 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그 시절의 학생이 되어 시험을 보고 선생님께 채점을 받는다. 가족끼리 합심해서 문제를 풀기도 하고, 연인끼리는 누가 더 문제를 많이 맞추는지 내기를 한다. 시험을 다 치르고 나면 선생님이 근대화수퍼에서 사용 가능한 종이뽑기 교환권을 나눠준다. 추억의 과자부터 종이인형, 딱지까지 그 시절 어린이들의 행복한 기억을 담은 물건을 받을 수 있는데, 꽝이 나와도 한 번 더 뽑을 수 있으니 아마 모두가 소소한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특별한 분들과 함께한 특별한 체험!
추억의 거리는 어린이들의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른들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화개이발관에서는 바버가 직접 방문객들에게 이발을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발사는 점점 사라져가지만 최근 바버라는 직업으로 변화하고 있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직업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신세대 바버를 초청했다고 한다. 화개이발관 옆에는 약속다방이 자리 잡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70~80년대 DJ로 활동했던 분에게 직접 애창곡을 신청할 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커피를 마시며 다방에서 흘러나오는 ‘해변으로 가요’를 듣고 그 시절 레트로 감성에 빠져드는 듯했다.

 

추억을 찍어드립니다
스타 의상실에 가면 7080 유행의상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청자켓, 남방, 교복을 골라 입고 머리띠와 모자를 착용해서 거울 앞에 서 본다. 의상실과 서울사장 사진관이 연결되어 있어서 유행의상을 입은 채로 사진관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관은 그 시절의 사진관처럼 풍경 사진을 배경으로 해놓았고, 영수증 사진기에서는 그 시절 감성이 느껴지는 흑백사진이 인쇄되어 나온다.

모든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추억의 거리에서는 설명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 이 시대를 모르는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이나 친구가 물건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방식이 때로는 설명글을 읽는 것보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이해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거리에서는 만화방에서 모녀가 함께 ‘달려라 하니’ 만화를 보면서 딸아이에게 어머니의 추억을 들려주는 모습, 아이에게 다이얼 전화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아버지의 모습, 외국인 친구에게 골목놀이를 알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모두가 세대의 벽, 국경의 벽을 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글 | 최윤영_제11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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