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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세상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린이날 100회를 기념하여 어린이박물관 2층 전시실을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세상》 전시로 새롭게 단장했다. 1923년 어린이날을 처음 만든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선물 같은 이야기와 재미있는 놀이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기간은 2022년 5월 4일부터 2024년 3월 11일까지이다.

소파 방정환은 어린이를 위해 신문, 『어린이』 잡지 등에 수많은 동화를 소개했는데 그중에서 동물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와 놀이를 중심으로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는 ‘방정환 아저씨가 소개하는 동화세상’, ‘방정환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세상’ 그리고 ‘방정환 아저씨와 함께 꿈꾸는 어린이세상’ 이렇게 세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방정환 아저씨가 소개하는 동화세상’
「일없는 돼지」, 「까치의 옷」, 「누가 먼저 났나」, 「시골쥐의 서울 구경」 등의 동화를 소개하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전시를 꾸몄다. 유물 속 동물 찾기를 비롯하여 개, 닭, 돼지, 까치, 두꺼비 등의 동물들을 디지털과 아날로그 체험을 통해 만날 수 있도록 했으며, 동물의 생태 특성에 맞는 신체 놀이 체험과 동물의 민속 상징도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전시에 소개되는 동물 소재의 원본 동화들을 현대어 표기로 쉽게 풀어서 동화책으로 만들고 e-book을 제작하여 전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어린이들의 전시 관람을 돕도록 하고 있다.

‘방정환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세상’
이 전시는 어린이들이 직접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해볼 수 있도록 꾸민 동화 연극 공간과 재미있는 동화를 마치 방정환 아저씨가 들려주는 것처럼 들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나무 밑에 들어가 편안하게 들으며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방정환 아저씨와 함께 꿈꾸는 어린이 세상’
방정환이 『어린이』 잡지에 소개했던 다양한 놀이를 중심으로 신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발명가가 되어 꿈꾸는 대로 만들어도 보고 비행기를 타고 달나라에 가서 토끼도 만나볼 수 있다. 또 방방 뛰며 백 년 전 친구들과 운동회도 할 수 있고, 사이사이에 깜짝 등장하는 방정환 아저씨를 찾아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동화뿐만 아니라 방정환이 큰 관심을 가지고 제작했던 게임 말판 2점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1931년 1월 발행한 『어린이』 잡지의 부록이었던 ‘세계발명世界發明말판’은 주사위로 나온 숫자만큼 칸을 이동하여 마지막 ‘라디오’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말이 이기는 게임으로, ‘라디오 발명 17년 전’, ‘유성기 발명 56년 전’ 등으로 표기되어 있어 발명된 시대를 알 수 있으며 놀이의 반복을 통한 교육적인 면도 엿 볼 수 있다. 또 원본을 읽기 쉬운 표기와 표현으로 변경하여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말판을 A3 크기의 종이로 제작하여 가져갈 수 있게 비치하여 집, 학교 등 박물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1929년 2월호 『어린이』의 부록으로 제공되었던 다이아몬드 게임인 ‘금강껨’ 원본도 처음 공개하고 있다.

“이 책에 하나씩 끼어드린 금강껨은 아주 재미있는 최신식 장난감입니다. 먼저 그 종이를 나무판이나 두꺼운 마분지에 철석 붙이십시오. 모르겠으면 다시 읽어보고 또 한번 실제로 놀아보면서 다시 읽어보십시오”
-『어린이』(1929) 금강껨 노는 법 중에서

이 ‘금강껨’을 바닥 공간에 육각별 모양의 판과 동화 속 주인공인 동물 모양의 말을 크게 제작하여 전시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방정환 시대의 게임을 즐기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발명말판’과 ‘금강껨’, 이 두 가지는 원색으로 인쇄되었는데 매우 얇은 종이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찢어지기 쉬웠을 것이다. 그래서 노는 법에 나무판이나 두꺼운 마분지에 철석 붙이라고 일러두었던 것 같다. 실제로 소장품인 ‘금강껨’이 매우 얇아 접지 부분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 보존처리를 한 후 전시되고 있다. 1922년부터 시작된 어린이날은 원래 5월 1일이었으나 1928년부터는 5월 첫 일요일로 바뀌었다가 1946년 이후 현재의 5월 5일로 어린이날이 정해졌다. 소파 방정환은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어린이는 존중받고 사랑해야 할 존재임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했다. 또한 동화를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여 들려주어야 그 이야기를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며 동화를 자주자주 들려줄 것을 강조했다. 어린이들은 아무리 엄혹한 현실이어도 그것을 이야기로 본다고 했다. 그래서 어린이의 세상에서는 그것이 머릿속에서 찬란한 아름다움과 재미로 더해져 전개된다고 한다. 그것이 아마 동심일 것이다.

“여기서는 그냥 재미있게 놀자 그러는 동안에, 모르는 동안에 저절로 깨끗하고 착한 마음이 자라가게 하자.”
-「남은 잉크」, 『어린이』 창간호 1923년 3월호

전시장 내에서는 그냥 재미있게 놀았으면 좋겠다. 어린이도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그러는 동안에, 모르는 동안에 어린이는 저절로 동심이 자라고 어른들의 마음 안에 있는 동심도 다시 깨웠으면 좋겠다. 올해는 어린이날이 100회, 내년에는 100주년이 된다.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세상》 전시를 통해 어린이날이 어린이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글 | 이경효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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