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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주말에는 ‘활짝’ 프로그램으로, 활짝 열린 국립민속박물관

얼마 전,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서울에서 있었다. 마지막 대면 콘서트 이후 2년 반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콘서트였다. 난 아미1)는 아니지만, 오프라인 공연이라는 그 기사만으로 설레었다. 연초 ‘2022년에는 온라인 교육 아니면 이제 무엇을 하지? 언제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시작할까?’라고 행복한 고민을 살짝 했었던 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점을 향해 가는 지금, 방탄소년단의 오프라인 공연은 자연스레 내 일과 내 관심 속으로 훅 들어왔다. 벌써 2년째 ‘종식’을 기대했건만 이제는 ‘공존’을 준비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세계적 대유행, 박물관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때 주말 박물관 교육에 연간 6천여 명의 이용자가 참여하였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주말 대면 교육은 취소되었고, 온라인 교육을 하거나, 셀프가이드를 제공하여 관람객의 전시 이해를 도왔다. 코로나 시국에 맞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시도해왔던 것이다. 이제 ‘공존’ 이후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의 주말 교육은 다시 문을 활짝 연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잠정 중단되었던 주말 교육을 2022년 4월 2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주말 교육은 ‘일상 회복’에 맞춰 박물관의 문을 활짝 열고 관람객을 맞는 ‘민속 <활짝>’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상설전시관3, ‘한국인의 일생’ 전시 연계 교육으로 관람객이 새로운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관3, ‘한국인의 일생’은 이미 어린이, 가족, 청소년, 성인, 외국인 등 많은 관람객이 들러간 곳이다. 경복궁을 방문한 내국인의 단골 코스, 외국인 관람객의 대한민국 알기 추천 코스이며, 교과 과정을 염두한 학교 단체의 필수 체험 코스라도 되는 듯이 연일 사람들로 북적였었다. 이처럼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설전시관3, ‘한국인의 일생’은 관혼상제처럼 한국인이 거쳐 가는 일생의 중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하여 관람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다만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 집안의 개인이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게 되는 주요한 과정을 전시했다는 면에서, 내부적인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2021년 말, 전시내용을 시대와 계층까지 확장하여 재개관을 하게 되었다. 시대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계층은 양반 사대부에서 보통사람들까지 확장하여 현대까지 이어지는 ‘일생’의 변화상을 보여주고자 시도하였다. 이렇게 변화한 상설전시관3, ‘한국인의 일생’도 관람객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말 전시 연계 교육으로 선택했다.

‘민속 <활짝>’은 주말에 집에서도, 박물관에서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박물관의 문을 활짝 열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박물관 이용자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여 열린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지속되었던 온라인 교육에서 이제 오프라인 교육으로 점차 문을 확장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활짝>은 온라인 교육 1종과 오프라인 교육 2종으로 개발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활짝 1: 메타버스, 솟을대문을 열어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육 참여자가 메타버스 세계에서 전시장을 누비며 미션을 해결해야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 박물관에서 보낸 그림 하나를 받게 된 참여자는 그림을 보다가 그림 속에 갇히게 되고, 조선시대 한 집안의 아이로 태어난다. 돌잔치, 서당, 결혼, 과거시험을 거쳐 종2품 관직에 올라 초헌을 발견하면 솟을대문을 활짝 열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의 일생과 민속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가상공간에서 게임방식으로 진행하여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민속 문화를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게더타운 플랫폼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는 보호자의 동의하에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활짝 2: 모두의 박물관>
박물관 전시를 보며 참여하는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2종으로 상반기에는 <출동! 민속 수호대> 프로그램부터 시작한다. 교육 참여자가 주말 박물관에 와서 받은 봇짐을 매고 전시장을 다니며 ‘우리를 지켜주다’에 맞는 민속 콘텐츠를 찾아 봇짐을 채워나가는 유물 탐색 프로그램이다. 이 교육은 가족 대상 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우리 조상이 일생을 살아가며 소망하고 기원했던 것들, 우리를 지켜주기를 바랐던 바람을 담은 민속자료를 찾아보며, 어려운 시기를 가족이 함께 헤쳐나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획하였다. 마을을 지켜주는 장승을 시작으로 집을 지켜주는 가택신, 태어난 아이를 지켜주는 금줄, 혼례 때 신부를 태운 가마를 지켜주는 호랑이 가죽, 돌아가신 분을 안내하고 지켜주는 상여장식, 무덤을 지켜주는 문인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민속 수호대가 되어 활동하며, 전시장 유물과의 ‘만남’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외에도 주말 <활짝-모두의 박물관>은 한국인의 세시, 의식주, 길상 등 민속을 대표하는 다양한 주제로 주말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때로는 조용한 미션 해결로, 때로는 얼굴을 마주하고 낄낄거리며, 가족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손님맞이 대문을 연다.

주말 박물관 관람으로 지쳤다면 잠시 앉아 쉬어도 좋다. 쉬어가는 틈에도 심심해하는 아이가 있다면 용기 내어 스마트폰을 건네보자.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전시 자료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다초의 대탈출: 지도에 없는 마을의 비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관람객이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캐릭터인 아롱이, 다롱이, 초롱이와 함께 지도에 없는 마을의 비밀을 해결하는 모바일 게임 방식으로 개발한 점이 특징이다. 마을에 장승을 세우고, 디딜방아를 움직이고, 오촌댁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는 등 미션을 해결하며 박물관 야외전시 자료를 보다 흥미롭게 탐색할 수 있다.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관람하고 이해할 수 있는 셀프가이드이며, 코로나 시대에 관람객이 편안한 시간에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무인 상시운영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야외 전시장에 위치한 표지판의 큐알코드를 인식하여 실행할 수 있어서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하여 실행하는 불편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내에도 큐알코드 안내 배너가 있어 관람객이 어디서든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으며, 미션을 마치면 ‘아다초의 대탈출’ 캐릭터 스티커를 어린이박물관 안내데스크에서 받을 수 있다.

앞으로 <활짝>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야외전시, 상설 전시 등 전시 자료를 관람객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자세히 보다 보면, 민속을 알게 되며, 민속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어린이들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전시 자료를 탐색함으로써 우리의 민속 문화를 이해하고, 무엇보다 박물관 관람이 즐거운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여러 제약 속에서 오프라인 공연을 해야 했다. 함성과 떼창은 없었지만, 박수 소리 가득했을 공연장을 상상해보니, 곧 박물관에서도 사람들이 북적이며, 시끌벅적한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여겨진다. 그날을 위해 이제 다시 시작이다.

1)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글 | 변정숙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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