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보기 PDF 박물관 바로가기

2022 국립민속박물관 | 전시

상설전시2 개편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2022년 5월 5일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이 땅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날’을 만든 지 꼭 100회째를 맞이하는 날이다.1) 모두가 암울했던 시절 그는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이자 이 땅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해 동화를 짓거나 소개했으며, 구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던 것이 잘 알려져있다. 이런 특별한 의미를 지닌 날이 포함된 2022년을 맞아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2의 개편도 뜻을 함께하여 방정환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준비중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방정환 선생을 떠올리면 어린이들이 꿈과 지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동화를 읽고 들을 수 있게 해준 어린이 운동의 창시자, 선구자로 생각한다. 물론 그가 어린이들에게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서 방정환 선생은 동요, 놀이, 동극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고자 한 것을 알게 되었다. 1923년 창간한 잡지 ‘어린이’에는 이런 내용들이 두루두루 담겼다. 부록으로는 놀이말판까지 첨부하여 그 시절 어른들에게 조차 동경의 대상이 되는 신문물이나 학문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주기도 했다. 전시는 약 2년 동안 이어지는데 개막 다음 해인 2023년은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해가 되기 때문에 2022년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이를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충분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전시의 내용은 방정환 선생과 어린이날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 공유, 방정환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 세상, 이러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한 어린이들이 스스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들을 펼쳐 볼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전시장 자체가 ‘선물꾸러미’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신나게 놀고 나오니 이처럼 멋진 선물을 처음 받아본 것 같다는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전시장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종합선물세트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그런데 과연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 전시를 하면서 항상 가지게 되는 딜레마는 전시의 기획과 연출을 과연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어린이 전시이지만 그 아이디어와 진행 모두가 대부분 어른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듣고 이를 전시장에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작은 목표이기도 하다. 방정환 선생이 1923년에 발표한 제1회 어린이날 어린이선언문에서 어른들에게 당부한 몇 가지 중 하나에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 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라는 문구가 나온다. 100년 전의 당부가 변함없이 지금도 우리 앞에 놓여있다.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하는 전시에 진정으로 어린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담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어린이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장을 열어보고자 한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다시 초등학교 문을 두드린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올해부터 다시 도심권을 벗어난 지역의 소규모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어린이들에게 국립민속박물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와 체험 학습의 장을 펼친다. 2019년부터 협력망 기관 위주로 이루어지던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사업은 더 많은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장하여 유관기관은 물론 학교를 찾아가기로 했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은 초등학교를 찾아가 하루 종일 어린이들과 뛰어 놀기와 만들기, 그리고 공연 등을 통해 우리의 민속문화를 전달하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나, 유관기관과의 심도 깊은 협력망을 다지고자 박물관,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겼었다. 그러나 2022년 올해부터 하반기에는 다시 학교를 찾아 작지만 알찬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멀지도 않지만, 인구의 감소에 따라 폐교의 위기에 처한 학교의 수가 자꾸 늘어가고 있는 추세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지역공동체에서 학교가 하던 일들을 대신하고 있지만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는 다르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기억들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자 학교로의 발길을 다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좀 더 가까이 깊숙이 현장을 찾아가게 될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2022년에는 더 활기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 어린이날이 처음 제정되던 1923년의 어린이 날은 5월 1일이 이었다.


글 | 박선주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더 알아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등록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