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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립민속박물관 | 교육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교육, 무엇이 달라지나?

어느덧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이 세상을 휩쓴지 만 2년을 넘겼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도 이제 온라인교육이 자리를 잡으면서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는 듯하여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다행스러워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기도 하다. 작년부터 백신 접종이 보편화 되었으나 아직까지는 박물관에서의 대면 교육은 요원해 보인다. 올해도 박물관 교육은 여전히 비대면 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면서 올해의 어린이박물관 교육은 나름 몇 가지 점에서 큰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첫째는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폭넓게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1월에 그 첫 사례로 ‘오촌댁행 메타버스’라는 겨울방학 교육을 실시하였다. 경북 영덕에서 국립민속박물관 야외로 옮겨온 전통가옥인 ‘오촌댁梧村宅’을 가상공간인 게더타운 속에 담았고, 참여 어린이들은 가상공간에서 구현된 오촌댁 외부와 내부를 돌아다니며 아홉 가지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이 집안을 평안하게 보살펴 준다고 믿어왔던 여러 가택신에 대해 배워보고, 현대와는 다른 우리 전통가옥의 모습을 사진과 짧은 영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기회도 가지면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메타버스 활용 교육은 현재 각급 초등학교에서도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어 학교 현장과 연계된 시의성 있는 교육 운영방식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올해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전시실과 연계해 메타버스 활용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상설전시 2관의 주제인 ‘한국인의 일 년’은 초등학교 1, 2학년의 주요 교과인 <봄·여름·가을·겨울>에 그대로 일치하고 있어 난이도를 낮춘 형태로 설계하여 저학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메타버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며, 2021년 12월에 새 단장을 마친 상설전시 3관의 ‘한국인의 일생’ 주제도 초등 고학년 교과에 그대로 부합하고 있어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메타버스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메타버스 활용 교육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형식을 적절히 도입하면서 박물관이 어린이에게 친근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올해는 2018년 이래로 진행되지 않았던 주말 교육의 운영을 부활시키려고 한다. 어린이박물관의 주말 교육은 주말을 여유롭게 박물관과 함께 즐기려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운영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대면 교육이 불가능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운영이 중단된 바 있었다. 그런데 박물관과 함께 하는 주말을 대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선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는 일단 집에서라도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토요일 오후 한가로이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 가족들을 대상으로는 비교적 거리두기에 제한이 없는 야외전시 공간을 활용한 자율 탐색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주말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코로나 시대에도 자연스럽게 ‘주말은 박물관과 함께~’라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하는 것이 올해의 작은 목표이다.

 

셋째는 교육을 뒷받침하는 교구재 제작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교구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교육 참가자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교수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 동기 유발을 위한 고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요소로 고려할 만한 것이 교구재의 개발이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교육 진행 전에 교구재를 제작, 배포한다. 어떻게 보면 그 교육의 첫인상을 주는 것이 교구재를 개발하여 전달하는 것이 된 상황이다. 그렇기에 교구재의 질이 어떤가에 따라 교육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교구재의 기획 및 제작이 온라인 교육 시대에 성공적인 교육 운영의 관건이 되어버렸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2월 봄방학 교육으로 <유럽에서 온 가짜 예술가>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교육에서는 시대를 확장시켜 프랑스인 쌩쏘베Saint_Sauveur의 ‘미지의 한국인’ 등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개항기의 자료들을 소개하고 그것을 활용한 교구재를 제작했다. 이처럼 새로운 자료와 교구가 제공되니 다른 교육에 비해 참여 신청이 월등히 높았다. 어린이들이 관심을 끌 만한 자료를 찾아내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한 참신하고 질 높은 교구재를 기획하여 제공해야만 비대면 시대에 박물관 교육에서는 경쟁력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올해는 어린이박물관에서 계획하고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스스로 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물관을 상시적으로 방문하는 학부모,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교과 내용을 전달해주는 교사, 교육의 흐름과 정책을 꿰고 있는 장학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하고 운영함으로써 지금까지의 박물관 내부 시각에 갇혀 있는 데서 벗어나 교육프로그램 계획이나 운영방식의 적절성 등을 체계적으로 진단해보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박물관의 교육이 박물관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외부 의견을 수용하고, 학교 현장과 소통하며, 교육의 시대적 흐름까지도 반영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열린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현 상황은 박물관 교육에 있어서 위기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고,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올해의 교육 운영 방향으로 설정한 새로운 교수방식의 도입, 참신한 교구재의 개발, 박물관 교육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진단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가는 시도 등이 잘 어우러질 때 어린이박물관 교육이 코로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활로를 찾아 나갈 수 있지 않을는지….


글 | 권태효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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