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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 전시해설

비대면 시대, 박물관과 관람객을 잇는 전시해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해설 프로그램
박물관의 전시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간단하게는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리플릿이나 전시실 곳곳에 붙어 있는 레이블을 보며 전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도 전시의 전체적인 구성과 흐름, 주제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하나로 이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이 도입된 다양한 전시 관련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이처럼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전시를 즐기고 이해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도 전시의 이해를 돕는 수단으로써 여전히 선호되고 있는 것이 바로 전시해설이다. 기계나 인쇄물과는 달리, 해설사가 진행하는 전시해설은 현장에서 해설사와 직접 소통하며 전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와 같은 전시해설 프로그램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진행하는 정기해설과 단체를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하는 예약해설을 운영하고 있다. 정기해설과 예약해설 모두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진행되며, 개인 일반 관람객부터 가족, 외국인, 학생 단체, 각종 성인 단체, 교육기관, 공공기관, 기업 동호회 등 다양한 관람객의 연령대와 관심사 등에 맞추어 해설을 제공한다. 민속은 사람들의 ‘삶’과 직결된 것인 만큼, 정보 전달에서 더 나아가 해설사와 직접 교류하며 전시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람객이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삶의 경험을 공유하고 박물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각자의 삶에 비춰보면서 박물관 전시가 한층 생동감 있게 다가올 수 있도록, 전시해설은 박물관과 관람객을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시해설 운영의 변화
그런데 2020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는 단절의 시대를 불러왔다. 가족, 친구와 마음 놓고 만나지도 못하고,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로 인해 서로의 얼굴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여행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단절은 우리 박물관도 예외가 아니어서, 관람객과 직접 마주하며 이루어지는 전시해설이 중단되었고 결국 193일 휴관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하며 박물관 문이 닫혀있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비록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당분간 관람객과 직접 교류하며 해설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지만, 우리 전시해설팀은 해설을 매개체로 박물관과 관람객이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였다. 가장 주력한 것은 전시해설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많은 전시 관련 콘텐츠들이 온라인상에서 제공되고 있지만, 해설사가 전시관에서 진행하는 해설 영상을 통해 전시에 더욱 손쉽게 접근하면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관람객이 박물관과 멀어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전시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길 바라며,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 3개 관의 해설 영상을 순차적으로 제작・공개하였다.

총 12편의 전시해설 영상을 제작하였으며, 상설전시관1 <한국인의 하루>는 3편, 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1)은 5편, 상설전시관3 <한국인의 일생>은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영상에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스크립트를 함께 제공하였고 수어 해설 영상도 전편 제작하여 다양한 언어 사용자들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를 즐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해설 영상은 국립민속박물관 영상채널 <민속+人>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해설 영상과 더불어,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온라인 이벤트 ‘e-퍼즐로 풀어보는 박물관 이야기’도 함께 진행하였다. 1~3 전시관 전시해설 영상을 보고 홈페이지에 게재된 각 전시관 낱말 퍼즐을 풀어보는 이벤트였는데, 퍼즐 정답을 제출한 사람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하였다. 이러한 해설 연계 이벤트를 통해 관람객이 전시해설 영상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능동적으로 전시 연계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2021년도 전시해설 진행 방향
올해의 상황은 어떨까? 2021년, 국립민속박물관은 관람인원을 제한하고는 있지만 여느 때와 같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여전히 대면 해설은 중단된 상태이며, 향후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전시해설팀은 박물관 전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전시해설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활동지와 전시관 해설 영상을 제작하되, 대면 해설이 재개될 시, 언제라도 재미있고 정확한 내용의 전시해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시 공부에도 매진하고 있다. 2021년 전시해설팀의 주요 업무는 온라인 전시해설 영상 제작과 활동지 개발이다. 2020년에 이어 관람객들은 해설 영상을 통해 새롭게 개편되는 전시에 대한 정보를 보다 편리하고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계절별로 전시품 일부가 교체되는 상설전시관1의 경우, 작년에 게재된 봄 편에 이어 여름·가을·겨울 편 영상이 영상채널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이 영상들은 한·영·중·일 4개 국어 스크립트와 함께 제공되어 외국인 관람객도 무리 없이 전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활동지는 대면 해설이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시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를 높이고 능동적인 관람을 유도하는 중요한 해설 보조재다. 특히 올해는 상설전시관2가 11년 만에 새롭게 개편되어 <한국인의 일 년>이라는 이름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첫 해이므로 2관을 주제로 한 활동지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 제작한 ‘퍼즐로 풀어보는 박물관 이야기-한국인의 일 년’은 현재 1·3관 퍼즐 활동지와 함께 박물관 로비에 비치되어 있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지난 2021 박물관·미술관 주간5. 14.~5. 23.에는 2관 퍼즐 활동지로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전시관을 관람하고 활동지를 풀어보는 관람객에게 박물관 기념품을 제공하고일 선착순 50명, 이 중 정답자 30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였다. 퍼즐 활동지로 몸풀기를 마친 관람객들에게는 다음 단계의 활동지가 기다리고 있다. 2관의 근현대 유물들로 구성된 ‘그때 그 시절, 나의 일 년 일기장’ 활동지는 조부모, 부모,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뉴트로Newtro 활동지로,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할머니, 엄마·아빠의 어린 시절을 만나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1970년대 초등학생이 쓴 일기장을 따라 전시관을 관람하면서 잊지 못할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해보자. ‘그때 그 시절, 나의 일 년 일기장’ 활동지는 조만간 이벤트와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 민속 문화에 관심 있는 내·외국인 단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원격 전시해설을 운영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로 인해 인류사회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박물관 역시 이전과는 다른, 보다 창의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다가오는 ‘뉴노멀New Normal’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1) 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은 2021년 현재 <한국인의 일 년>으로 전면 개편되었다.


글 | 고형민, 하민혜_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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