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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특별전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부산의 민속문화를 연구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7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지역민속문화의 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본 사업은 지자체와 함께 민속문화를 조사·연구하여 기록하고, 전시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지역민속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올해는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로, 국립민속박물관과 부산광역시는 2018년 12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019년부터 영도 민속조사, 주제별 조사1), 가덕도 조사, 낙동강 수로와 수몰민 생활문화 조사 등을 실시했다. 그리고 올해 6월, 2년간의 조사·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2021. 6. 2.~8. 30. 전시를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개최한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도시
부산은 한반도 동남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육지의 끝이자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그렇기에 자연히 육지와 바다가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였고, 해양문화와 농경문화가 공존해왔다. 이에 이번 전시는 사람·물자·문화가 넘나드는 관문 도시로서의 부산의 역사, 농경문화와 해양문화가 공존하는 부산의 민속문화를 조명한다.

1부 사람·물자·문화의 나들목, 부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산은 예로부터 한반도 끝자락에서 사람과 물자가 드나드는 바닷길의 출입문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통신사가 오가는 길목이자, 왜관倭館에서 교역하며 일본 사신을 맞이하는 대일 교류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다를 두고 일본과 맞닿아 있어 고려말부터 왜구의 침입로가 되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침략의 길이 되기도 하였다. 부산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문을 연 최초의 근대적 개항지로서 신문물이 들어오는 통로가 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수탈과 강제동원의 길이 되기도 하였다. 1950년 6·25전쟁으로 부산항에는 피란민과 군수·원조물자가 밀려 들어왔고 각지의 사람과 물자, 문화가 뒤섞여 지금의 부산 모습이 만들어졌다. 특히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 상대적으로 전쟁의 피해가 적었던 곳이었기에 대한민국을 이끄는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부산의 산업은 전국으로 퍼지며 더욱 성장하였다. 그리고 부산항도 컨테이너 전용부두 건설로 수출 무역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따라서 1부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부산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통해서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사람·물자·문화가 교류하는 부산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품는, 수용과 다양성의 도시 부산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2부 농경문화와 해양문화의 공존, 부산
일반적으로 ‘부산’을 생각하면 바다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부산은 바다뿐만 아니라 낙동강과 수영강을 따라 평야가 펼쳐진 곳이기도 하다. 실제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부산의 주요 생업은 농업이었다. 따라서 부산은 농경문화와 해양문화가 공존하며 다양함을 형성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부산의 농경문화로는 부산지역에서 전승되는 탈놀음인 ‘수영야류水營野遊2)’와 ‘동래야류東萊野遊3)’를 대표적으로 소개하였다. 야류는 넓은 들판에서 탈을 쓰고 논다는 ‘들놀음’을 의미하는 말로, ‘들’은 농경 장소 또는 농경의식의 장소로서, 야류의 존재는 조선시대까지 부산의 마을이 농사에 기반을 두었음을 보여준다. 야류와 더불어 소개된 수영농청놀이水營農廳놀이4)는 1960년대까지 지속되었던 수영지역의 농부들이 농사공동체인 농청農廳과 이들의 노동요, 농사 과정을 통해 부산지역의 농경문화를 보여준다. 부산의 해양문화의 경우, 문화재로 전승되는 민속문화로 수영지역의 수군과 어민이 함께하는 멸치후리 어로문화를 보여주는 좌수영어방놀이左水营渔坊놀이5)와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어촌마을의 동해안별신굿東海岸別神굿6)을 소개하였다. 또한, 2019년부터 진행해온 영도조사와 주제별 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바다를 생계의 수단으로 살아가는 부산의 여성들을 조명하였다. 여기에서는 출향해녀제주를 떠나 육지나 해외로 진출한 해녀의 거점이 되었던 영도와 ‘부산 해녀’, 수리조선업의 중심 영도와 망치로 ‘깡깡’ 소리를 내며 바다에서 들어오는 배에 낀 녹 떼어낸다고 해서 이름 붙은 ‘깡깡이아지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의 재첩마을과 “재칫국사이소” 외침과 함께 부산의 아침을 깨우며 재첩국을 팔았던 ‘재칫국 아지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어시장의 ‘자갈치아지매’ 등의 삶을 돌아보고, 도시 민속으로서의 부산의 해양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익숙하지만, 몰랐던 부산 알기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부산’에 대한 전시이다. 그러나 관문 도시로서의 부산의 역사나, 농경문화와 해양문화가 공존하는 부산의 모습은 아직 모르는 이도 많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로 사람·물자·문화가 드나드는 수용과 개방의 도시 부산의 모습을 이해하고, 해양문화와 농경문화가 공존하는 부산의 민속문화에 공감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전시를 보면서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부산에 더욱 관심을 가지길 바라며, 이후 2021년 9월 14일부터 12월 5일까지 부산시립박물관에서 개최할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특별전’도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

1) 길이 만든 부산, 국제시장, 좌천동 가구거리와 자개골목, 낙동강하구의 재첩마을과 재첩잡이, 아미동 이야기 등 5개 주제
2) 국가무형문화재 제43호
3) 국가무형문화재 18호
4)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2호
5) 국가무형문화재 제62호
6) 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


글 | 김유선_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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