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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020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수업 맨날 했으면 좋겠어요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을 담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협력망 사업 중 교육운영 지원사업 점검 출장으로 경기도 여주시 어느 학교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의 소감을 들었을 때다. 아이들은 “수업 재미있니?” 하는 질문에 “네. 맨날 했음 좋겠어요” 하고 즐거워했다. 프로그램은 민속놀이 교구재를 통해 지역 명승지를 배우는 내용이었고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하는 수업이 힘들 법도 한데 학생들은 열심히 참여하였다. 모두가 힘들고 지쳐가는 코로나19 감염병 상황 아래에서도 문화 향유와 배움의 가치는 소중했다. 학교로 출장 수업을 진행한 지역 박물관의 열정과 민속놀이로 지역 문화를 배워가는 학생들의 모습에 담당자로서 고무된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교류는 계속 된다! 전국 박물관과 함께 성장하는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cooperative net은 박물관과 박물관, 유사기관 그리고 사회화의 상호 교류를 위한 협력 시스템으로, 협력망 사업은 각 지역의 민속문화를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추세에 부응하여 지역 박물관과의 문화교류 협력을 통한 민속문화의 보존과 계승은 물론 지역 박물관 지원을 통한 자립기반 구축 및 역량 강화, 나아가 국민 문화 향유권 향상을 목표로 2005년도부터 운영되고 있다. 2020년, 유례없는 코로나19 감염병 상황 아래에서도 교육개발 지원사업 9개 기관 및 교육운영 지원사업 11개 기관을 지원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변동되는 일정으로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참여 박물관의 노력으로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교육개발 지원사업은 교구재 개발 및 자문료 지원으로 한 기관당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며, 교육운영 지원사업은 강사비, 재료비 등 한 기관당 최대 400만 원을 지원한다. 변화가 필요하거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박물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은 박물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보기를 바란다.
*민속박물관 홈페이지-소개마당 참고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팝업북을 만드는 학생들

대구대학교 중앙박물관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2020년,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은 대구대학교 중앙박물관은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읍의 대구대 경산캠퍼스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박물관이다. 대학 내에 위치한 대학 부속기관이지만, 대구대 박물관은 대학 구성원을 넘어 지역의 역사문화 플랫폼으로서 지역사회에 ‘문화서비스를 통한 사회공헌’이라는 공공성과 책임성을 지향하며 ‘함께하는 박물관, 움직이는 박물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모토 아래 오늘도 경주하고 있다.

대구대 박물관의 2020년은 ‘박물관 개관 40주년’과 더불어 특별히 ‘영주 순흥 벽화고분, 발굴 35주년’을 맞은 해였다. 1985년, 대구대 이명식 교수의 발견으로 인연이 되어, 대구대 박물관의 첫 학술조사가 된 ‘영주 순흥 벽화고분’은 이후 대구대 박물관이 진행해 온 200여 건의 학술조사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중요 유적이었다.

1985년, 전국 일간지며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심지어 국립영화제작소에서 20분짜리 독립영상을 제작해서 영화 상영 전 방영할 만큼 국민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그 역사적 중요성에 비하여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대구대 박물관은 직접 발굴한 조사기관으로서 아쉬움과 더불어 책임감까지 늘 따라다녔다. 한편으로는 박물관 내의 고고역사전시관 선사삼국실에 1:1 크기로 모형분을 갖추고, 관람객에게 ‘영주 순흥 벽화고분’을 소개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좀 더 대중 앞으로 다가가게 할 것인지, 천오백 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벽화 이야기를 제대로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그렇기에 2020년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교육개발지원 운영기관 선정이라는 소식은 늘 고민했던 ‘영주 순흥 벽화고분’ 관련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윤활유가 된 정말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매년 위축되어온 대학박물관의 예산으로는 도저히 출발이 힘겨웠던 교육 개발에 돌파구가 된 진심으로 고마운 사업이었다.

대구대 박물관은 《열려라 영주 순흥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라는 타이틀의 팝업북 교구재 개발을 중심으로 올해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을 추진하였다. 여기에 그야말로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2020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에도 선정됨으로써 《영주 순흥 벽화고분_다시 깨우다》 특별전을 마련할 수 있었기에 ‘영주 순흥 벽화고분’을 제대로 펼쳐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특별전과 연계하며 교구재 개발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희미한 벽화 문양을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의 문양 복원, 더 나아가 다른 고구려 벽화를 기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일러스트화 함으로써, 일반인들이 특히 학생들이 좀 더 흥미와 관심을 갖고 ‘영주 순흥 벽화고분’을 주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또한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현장 자문회의에서는 교육프로그램의 진행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까지 자문을 받을 수 있었기에 자칫 지나치게 고고학 성과 소개로 흐를 수 있었던 교육 방향이 피교육생들의 교육 흥미 유발을 출발점으로 하여 스토리를 가진 흐름 있는 현장교육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다.

 

한강 이남의 벽화고분 중, 가장 풍부한 벽화 문양을 담고 있는 고구려계 고분으로 무엇보다 ‘己未기미’라는 간지가 발견되며 539년 조성된 유적임이 비정된 ‘영주 순흥 벽화고분’. 특히 남한에 남겨져 있기에 우리가 갈 수 있는 땅에 위치한 고구려 벽화고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소중한 문화유산. 이미 천오백 년 전 이 땅에 서역과의 글로벌한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양과 지증왕 502년 순장 폐지 후에도 순장이 이루어졌음을 반증하는 고고학적 증거까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품은 역사 유적 ‘영주 순흥 벽화고분’

이번에 개발된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팝업북 교구재와 교육프로그램은 이렇듯 중요한 영주 순흥 벽화고분에 대한 학술적 정보뿐만 아니라, 벽화 문양의 요소와 그 문양의 상징성 이야기, 나아가 도굴로 훼손된 잃어버린 벽화를 되살려보는 복원과 상상의 나래를 더해보는 내용이 더해져, 역사 콘텐츠를 문화 콘텐츠로 끌어올리는 창의력을 펼쳐내는 모티브로 연장시키고 있다.

2020년 올해는 비록 코로나19로 본격적인 단체교육 운영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박물관 토요개관과 연계하여 가족 단위로 운영한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팝업북은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학생들이 집중해서, 퍼즐을 끼워 맞추듯 팝업북을 완성하며, 벽화 문양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장점이 되었고, 이렇게 다양한 문양이 있었느냐는 반응은 ‘영주 순흥 벽화고분’이라는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연장되었다. 한편 대구대 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장 집합교육이 어려워진 상황을 온라인 교육으로 하나씩 대체해 나가며, 이번에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 지원으로 제작한 팝업북을 활용한 교육인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교육도 랜선문화교실로 운영하였다.

향후에도 대구대 박물관은 2020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교육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한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팝업북 교구재와 교육프로그램을 대구대 박물관의 특성화된 교육 콘텐츠로, 고고역사전시관에 마련되어 있는 《영주 순흥 벽화고분》 모형관과 연계하여, 전시 연계 상설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열려라 영주 순흥 벽화고분, 펼쳐라 역사나래》 팝업북

대구대 박물관은 2020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교육개발 사업을 통해 한층 시대 흐름과 눈높이에 맞춘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교구재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나아가 이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더욱 활발히 지역사회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기에,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이야말로 국민 문화 향유의 기회 확산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유익한 사업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사업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국립민속박물관과 무엇보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번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팀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글 | 임지혜_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주무관 , 황정숙_대구대학교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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