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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이 전하는

금강(錦江), 그 물길 따라 만나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육상교통이 발달하기 전, 물류 이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물길’이 있었다. 이 물길을 통해 다양한 물류가 전해지고 문화가 전파되면서, 물길이 흐르는 곳곳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흐르게 되었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위의 문장과 함께 시작한다. 물길을 중심으로 물류가 이동하면서 남겨진 이야기를 담아낸 이 보고서는 ‘금강錦江이라는 강을 주인공으로 한다. 금강은 한강, 낙동강, 영산강과 함께 우리나라의 주요 강 중 하나로,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부터 군산시와 서천군을 경계로 하여 서해로 흘러 들어가기까지 400여 km의 천 리 물길이다. 금강의 물길은 이 마을 저 마을로 흘러 들어가 수로水路로서 물류를 전달하고, 그 물길 따라 사람들의 터전을 만들고, 그 사람들의 터전 속에 다양한 먹거리를 탄생시킨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물길과 사람, 그리고 식문화라는 이 세 가지를 통해 금강錦江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물길: 水]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다양한 문헌 자료와 사진을 활용하여, ‘과거’에서부터 ‘오늘’의 금강에 이르기까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금강의 물길을 소개한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조선 후기 『대동여지도』, 일제강점기 실측지도인 『조선오만분의일지형도』를 통해 ‘금강 물길의 원형’을 소개하고, 현재 용담댐, 대청댐, 금강하굿둑 등을 비롯하여 각종 보가 설치되어 ‘변화된 금강’의 모습을 보여준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이러한 금강 물길의 변화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들인 나루와 포구를 통해 금강의 문화 또한 함께 살펴본다. 천 리 물길 금강의 원형, 변화,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에서 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금강의 물길이 담고 있는 과거부터 현재의 역사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삶: 生]
천 리 물길 금강은 그 길이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삶의 순간들을 품으며 지금도 우리 곁에 흐르고 있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를 통해 금강 강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금강 강변 사람들의 삶의 표상이자, 자긍심인 금강’을 만나게 된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금강 강변 마을에서 이루어졌던 기우제, 마을신앙, 강변에 얽힌 전설 등 다양한 지역 문화부터 지금도 금강 강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까지 담으며 금강 강변 사람들의 삶을 소개한다. 그 중, 57년간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에서 생선 국숫집을 하는 서금화徐錦花, 1928년생의 인터뷰 속에서 금강 물길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육수를 준비하는데 최소 7시간이 걸리는 생선 국수 한 그릇에는 서금화의 정성이 담긴 손맛과 금강 강물에서 나는 물고기가 담겨 있다. 생선 국수가 손님들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에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금강’과 그 먹거리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서금화’의 만남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스며든 금강을 만나게 된다.

[먹거리: 食]
음식은 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상을 나타내는 하나의 문화이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는 여름철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천렵川獵’을 중심으로 한 음식부터 젓갈 문화까지 금강의 다양한 먹거리를 소개하며 이 음식들에 담긴 금강만의 특색과 생활상을 보여준다. 금강에서 나는 물고기는 ‘금강’과 ‘금강 강변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로서, 민물고기를 활용한, 매운탕, 어죽, 생선 국수, 도리뱅뱅이 등 다양한 먹거리로 이어졌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를 통해 금강의 물길 따라 탄생한 이 음식들의 유래와 조리방법, 그리고 이 음식을 만드는 금강 강변 사람들의 생생한 현장까지 만나 볼 수 있다. 금강 강변 사람들의 식탁이 완성되기까지, 그 과정에는 언제나 금강의 물길이 있음을 이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금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면, 그 끝에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따라가면 다양한 삶의 이야기로 연결되고, 그 이야기 끝엔 다시 금강이 있다. 금강은 단순히 강으로서, 자연으로서, 남아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을 연결해주는 문화로서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우리의 삶에 남아있다. 『금강 수로와 식문화』 보고서를 통해 지금도 금강에서, 내일의 금강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길 바란다.


글 | 이라헬_제9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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