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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맥주를 빚는 행복

맥주는 ‘일탈’보다는 ‘일상’과 잘 어울리는 술이다. 친구들과 가볍게 한잔하거나 운동 경기나 영화를 보면서 치킨과 함께 즐기는 음료라는 느낌이 강하다.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홈맥’은 맥주가 우리 일상에 더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편안한 공간에서 청량한 맥주의 맛을 즐기는 기쁨. 많은 이들이 ‘홈맥’에 공감하는 이유다.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아예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바로 집에서 수제手製 맥주를 만드는 ‘홈브루잉Home Brewing’이다. 수제 맥주를 만드는 재료는 맥아, 홉, 물, 효모다. 이 단순한 재료의 조합으로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맥주를 빚어내는 것이 홈브루잉의 매력이다. 홈브루잉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다 보니 이들을 위한 수제 맥주 클래스가 많이 운영되고 있고, 수제 맥주 키트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얼마 전 어느 유명 가전회사는 마치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즉석에서 맥주를 만들어 따라 마실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 정도면 홈브루잉은 21세기의 중요한 음주 문화, 양조 문화의 하나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하는 것에 비하면 직접 맥주를 만드는 일은 수고스럽다. 맥아가 타지 않도록 수시로 젓고 온도를 조절해야 하며 효모를 넣고 상온과 저온에서 일주일 정도 발효시켜야 완성된다. 하지만 이렇게 내 손으로 정성껏 빚은 맥주는 스트레스를 잊으려고 벌컥벌컥 들이켜는 흔한 맥주 한 캔이 아니라 기념일을 축하하거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는 특별한 술이 된다. 내 집에서 내 손으로 만든 맥주에는 그날의 공기와 기분, 기다림의 시간,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반짝이게 하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글_편집부
일러스트레이션_이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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