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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우린 명절에 해외여행 가요

우리는 오랫동안 비슷한 명절 풍경을 공유해왔다. 전국에 흩어져 살던 자손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댁으로 모여 제사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일. 명절 전후 귀성객들이 일제히 도로에 나설 때 우리는 ‘귀성전쟁’,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을 관용구처럼 사용해왔다. 그렇게 모인 가족들은 세배와 성묘를 하고, 서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또, 다 같이 둘러앉아 윷놀이를 즐기기도 하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전과는 많이 다른 명절 풍경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긴 연휴를 활용하여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해마다 그 인파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설날, 해외여행을 위해 전국 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숫자는 무려 183만여 명. 국내선 이용객까지 합치면 307만 명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이 중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음을 볼 때, 명절 연휴동안 고향으로 가는 대신 가족과 함께 여행을 많이 떠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명절의 의미가 가족이 다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달라진 풍속이 그리 어리둥절할 일도 아니다. 모이는 것은 같되 고향 대신 여행을 택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방식이 바뀌어도 가족 모두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명절은 계속 명절이다.

 

 

글_편집팀
일러스트_이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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