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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장소

만나고 싶은 금강산

「CATHEDRAL CLIFFS, DIAMOND MOUNTAINS」는 ‘대성당 절벽, 금강산’이라는 뜻으로 릴리안 메이 밀러Lilian May Miller, 1895.7.20.~1943.1.11.가 1928년 제작한 다색목판화 작품이다.
「대성당 절벽, 금강산」은 가파르고 장엄한 절벽을 대성당의 위엄에 비유하고 있다. 먼 산은 운무에 쌓인 듯 희미하게 표현하여 몽환적이고 가까운 산은 명암표시를 선명히 하여 수많은 바위가 겹쳐진 듯 생생하다.

 

릴리안 메이 밀러, 「대성당 절벽, 금강산」, 다색목판화, 39x27cm

 

릴리안 메이 밀러는 일본에서 태어난 미국인 화가이며 목판화 제작자이다. 밀러는 아홉 살 때인 1904년 가노파狩野派에 입문하여 일본 전통회화를 배웠다. 그녀는 1917년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1년 정도 머물렀고, 이후 1920년에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밀러는 금강산을 직접 여행한 뒤, 금강산 관련 목판화를 여러 점 남기는데「대성당 절벽, 금강산」은 그 중 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경원선의 개통은 금강산 관광 개발을 재촉했다. 사진과 인쇄 기술의 발달로 금강산 사진첩과 엽서, 안내서 등이 생산됐다. 시와 그림으로 금강산을 예찬하던 선조와는 다른 방법으로 일제는 관광지로써 금강산의 형상을 생산한 것이다.

 

「外金剛山 奧萬物相, Oku-banbutsuso, Soto-kongo」, 9x14cm

「外金剛山 萬物相 三仙巖, Sansengan Banbutsuso」 14x9cm

「外金剛山 萬物相 玉女峯, Gyokujoho Banbutsuso」14x9cm

 

「朝鮮金剛山 內金剛萬瀑洞口, Mount, Kongo(inside) Korea」 9x14cm

「明鏡臺の仙境內金剛, MEIKYO-DAI IN INNER KONGO」 14x9cm

 

금강산 관광 개발은 우리나라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되진 않았지만, 당시 남겨진 인쇄물로 금강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금강산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과 남겨진 사진들로 절경絕景을 가늠해 보지만 역시 실물을 접하지 못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참고문헌

이태호, 『조선미술사 기행1』, 다른세상, 1999.

김효영, 「릴리안 메이 밀러(Lilian May Miller,1895-1943)의 생애와 작품 연구-한국 소재 작품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8.

이태호, 「20세기의 金剛山圖-현장에서 그린 사생화(寫生畵)와 기억으로 담은 추상화(追想畵)」, 『그리운 金剛山』, 국립현대미술관, 2004.

 

 

글_신래은|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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