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을까요?”
요즘 전국 어디서나 박물관 미술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파주 헤이리 마을, 강원도 영월, 제주도에 가면 각양각색의 박물관 미술관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박물관 미술관이 몇 개나 있을까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국공립, 사립을 포함하여 전국 1,045개의 박물관 미술관이 있고, 모두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0여개가 넘는 박물관 미술관 중 절반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기관입니다. 사립기관들은 각자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소장품을 가지고 있지만 전시나 교육프로그램, 행사를 운영하기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인력이 부족한 기관의 경우, 학예연구사 홀로 전시, 교육, 행사, 홍보 등 기관의 모든 학예 업무를 도맡아 하는 곳도 있지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여건이 어려운 지역박물관의 교육역량강화를 지원하고 교류협력을 확대하며, 지역문화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05년부터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이하 협력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3년째를 맞는 협력망 사업은 매년 30여 개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332개의 지역박물관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893개의 지역박물관이 박물관 운영 지원을 받아 지역 문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협력망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역 박물관의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교보재개발을 위한 교육개발지원, 교육운영지원, 교육보급지원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역박물관 아카이브 자료의 체계적 관리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이번에는 협력망 사업 중 교육운영, 교육보급지원 사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교육운영지원 사업은 지역박물관의 자체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교육물품, 강사료 등을 지원합니다. 교육보급지원은 자체교육 운영마저도 어려운 기관에 교육프로그램과 강사를 함께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사업이 시작되면 각 기관마다 한 번씩 방문해 교육프로그램을 참관하고 물품 결제나 기관의 고충을 듣기도 합니다. 방문하는 기관은 가깝게는 서울, 멀게는 땅 끝이나 제주도까지 지역과 거리를 가리지 않습니다. 저는 작년에 전국의 10개 기관을 방문했는데요, 대부분 작은 규모의 박물관들이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어느 곳보다 대단했습니다.
3월에 처음 방문한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에서는 강사님과 교육생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협력망 사업 덕분에 새로운 교육을 개설하고 좋은 도구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큰 박수를 보내주셨지요. 교육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교육생들에게 기회를 드릴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경남 밀양에 위치한 미리벌민속박물관은 장승 만들기 교육을 진행했는데요, 교육생들은 장승에 대해 배우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각자의 나무를 깎고 다듬었습니다. 어떤 가족은 아이들보다 동행했던 아버지가 더 열심히 깎기도 했지요. 민속박물관이라는 정체성을 살린 교육프로그램으로 참여한 가족이 만족했습니다.
유독 무더웠던 8월에는 교육보급지원 사업에 선정된 태백석탄박물관에 방문했습니다. 뜨거운 서울과 달리 태백은 선선한 날씨였는데요, 이곳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꽃무늬 칠보공예 은목걸이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교육에 앞서 만난 김용주 학예사는 학생들이 워낙 적어 교육생 모집에 진땀을 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는데, 실제로 학급 단위가 아닌 초등학생 1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교육생들이 섞여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보조강사가 없어 교육 참관을 갔던 저도 뛰어들어야 했지요.
“또 이런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대단히 만족합니다.”
협력망 사업으로 지역민은 양질의 교육을 누리고, 지역박물관은 박물관 홍보와 교육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은 2018년에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