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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체험기

도심에서 즐기는 전통 한가위 체험

도심 가득한 현대적 건물부터 현대인의 생활 습관까지. 서울에 살다 보면 전통과 민속을 잊고 살기 쉽습니다. 그래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주요 명절과 절기마다 우리 전통문화를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장을 펼치는데요. 우리에게는 전통을 일깨우고 우리 것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임과 동시에, 외국인들에게는 우리의 멋을 마음껏 자랑하는 자리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가위는 가장 큰 행사로 손꼽힙니다. 올해는 <추석, 달 밝고 철 좋은 명절이로다>를 주제로 연휴 5일 내내 박물관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명절에는 언제나 어린이박물관과 섭외교육과가 협력하여 한 달 전부터 행사를 준비합니다. 박물관 직원들은 물론이고,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강사진과 공연자, 아르바이트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행사는 운영되지요. 5일 동안 40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고 그중 어린이박물관은 16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저는 어린이박물관의 행사 운영을 맡았습니다.
 
많은 프로그램 중 어린이박물관의 가장 호응이 좋았던 몇몇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뜻깊은 ‘배씨 댕기머리띠 만들기’

 
조선 시대 사대부 계층의 여아들이 머리에 장식하던 배씨 댕기를 머리띠로 만들어보는 배씨 댕기머리띠 만들기 체험은, 알록달록 한복 천을 이용해 만듭니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바느질을 이용해 천을 꽃 모양으로 만들고, 전통 문양을 그려 넣은 부직포를 위에 올려 장식합니다. 마지막으로 술을 붙여 전통의 멋을 더하고 머리띠에 합치면, 완성입니다. 여자 어린이들은 접하기 어려웠던 한국 전통 공예품의 멋을 직접 체험하고, 부모님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남녀노소 즐기는 한가위 놀이마당 ‘꼭두각시놀음’

 
뮤지컬이나 대형 공연보다는 소박하지만, 매년 추석 행사마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옹기종기 모여 즐겁게 관람하는 공연이 있습니다. 바로 전통인형극 ‘꼭두각시놀음’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보존회가 진행하는 이 공연은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진행자의 흥겨운 장구 소리를 시작으로 인형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각양각색 의상과 다양한 표정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인형들은 관람객과 대화를 하며 공연의 흥을 더하죠. 인형 중에서도 주사기에 물을 넣어 뿜는 오줌싸개 인형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았고, 한복을 입은 인형은 역시나 예쁜지 공연이 없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카메라를 불러들였습니다.
 
 

초승달이 보름달 되기까지! ‘으랏차차 한가위 탐험대’

 
한가위 탐험대는 박물관 곳곳에 숨어 있는 다섯 개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알아보는 게임입니다. OX 퀴즈를 풀어 푸짐한 상품을 받을 수도 있죠. “상품 중에 세탁기나 냉장고는 없어요.”, “선물은 이기나 지나 거기서 거기입니다.”라는 진행자의 말에 아이들과 지켜보던 부모님까지 함박웃음을 피웁니다. 으랏차차 한가위 탐험대가 올해가 처음 열린 행사는 아닌데요. 해마다 예정된 참여자 수를 초과하는 최고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풍년을 기원하는 ‘거북놀이 체험’

 
거북놀이는 경기도 이천의 민속놀이로, 수숫잎으로 만든 거북 모양을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놀이입니다. 사전접수로 진행되어 약 2시간 동안 거북놀이의 유래와 의미를 알아보고, 어린이용 거북기와 거북이를 직접 제작한 후 이천거북놀이보존회 팀원들과 함께 박물관을 돌아다닙니다.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 만석 거북아 놀아라~ 천석 거북아 놀아라~” 흥겨운 풍물 소리로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이 체험은 어린이박물관 한가위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급속하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전통문화와 점점 단절되어 가는 우리를 많이 느낄 수 있는데요. 명절과 세시행사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점은 현대인들이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세시풍속, 전통공예, 민속놀이와 공연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하여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마음껏 즐기며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저 자신도 전통과 민속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멋과 아름다움을 잊지 않도록 저는 또 열심히 다음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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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신상훈 | 어린이박물관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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