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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설

휘파람을 불면 정말 뱀이 나올까?

아이스바+피리+껌의 만남, ‘피리껌바’는 90년대를 주름잡은 아이템은 아니지만 나름 획기적인 빙과류였다. 지금은 톱스타가 된 박명수가 신인 시절 이 제품의 광고를 찍었는데 콘셉트가 이랬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피리를 불며 즐기세요!’ 박명수는 광고에서 아이스바를 먹고 막대에 든 껌을 한입에 털어 넣는다. 그리고 피리를 부는데, 이런 말을 덧붙인다. “남들 자는 데 피리 불지 말아유. 뱀 나와유.” 광고의 탓인지 나는 야밤에 리코더, 단소 그리고 휘파람을 포함한 불기를 금지 당했다.
 

그런데 오로지 광고 때문이었을까? 사실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밤에 휘파람을 불면 집으로 뱀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었다. 가설은 여러 가지다. 뱀은 청각이 예민하지 않아 휘파람을 소리를 잘 듣지 못하지만 바람을 적의 움직임으로 인식해 공격한다는 거다. 또 방영웅의 중편소설 <분례기>를 보면 땅꾼이 뱀을 부릴 때 휘파람을 부는데 여기서 기인했다는 속설도 있다.
 
휘파람과 뱀의 연관성은 다른 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작 뱀이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뱀이 들어오면 집안이 망한다는 게 문제. 뱀을 부릴 때 휘파람이 불듯, 남자가 여자를 불러낼 때도 휘파람이 이용되었다. 전화기가 없던 시절, 야밤에 들리는 휘파람 소리는 ‘우리 지금 만나’라는 의미를 지닌 연인들만의 소통 방식이기도 했다. 결국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는 속설은 금기해야 할 것들을 은유로 잠재우는 방편이 아니었을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휘파람에 관한 속설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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