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짝꿍과 서로 네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겠다고 놀린 적이 있다. 서로 안 된다고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정작 왜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는 건지,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어디서 유래된 이야기일까?
대략 두 가지 설이 있는데 첫 번째는 진시황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알다시피 중국인에게 붉은색은 고귀한 색이자 부의 상장으로 여겨진다. 진시황은 붉은색을 자신만 사용하고 싶어해 그 누구도 붉은색으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를 어기면 황제를 능멸한 죄를 물어 목숨을 앗아갔다고 하니 죽음을 불사하며 사용한 사람은 없었을 터. 당시 중국과 긴밀한 관계였던 우리나라도 이 소식을 접하며 붉은색으로 이름을 쓰는 일이 금기시 된 것은 아닐까?
또 다른 유래는 기원전 4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에서 처음 잉크가 만들어졌을 때, 당시 화가들은 곧잘 잉크로 벽화를 그렸다. 어느 날 이집트 여왕이 화가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는데 하필 붉은색으로 그렸다고. 그림을 본 여왕은 피투성이가 된 것 같다며 노발대발했고 화가는 감옥에 갇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외에도 죽은 사람의 이름을 쓰거나 잘못된 글자를 정정할 때에 주로 붉은색을 많이 쓴다.
연유야 어찌되었든 사람들이 붉은색으로 이름을 쓰지 않은 것은 결국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안위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이었을 거다.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고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평안하게 살아가자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빨간색 이름에 관한 속설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