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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체험기

큐레이터 완전 정복

민속누리단의 발대식이 열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회 과정이 모두 끝나고, 이제 해단식까지 마쳤네요. ‘민속누리단’이 뭐냐고요? 민속누리단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과 학부모가 2인 1조를 이루어 어린이박물관의 전시, 교육, 홍보활동에 참여하고, 실제 박물관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국립민속어린이박물관 가족큐레이터의 애칭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동안 민속누리단에서 함께한 시간들을 소개할게요.

 
 

첫 번째 활동_ 발대식
저희 가족도 민속누리단에 선발되어 6월 발대식에 참여했지요. 저마다 지원하게 된 사연은 다르지만, 참가자들의 민속에 대한 관심과 애정만큼은 대단했습니다. 이런 분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겼지요. 국립민속박물관에서만 24년 근무하셨다는 이관호 어린이박물관 과장님께서 특별강의를 진행하셨는데, 명장의 살아있는 강의였습니다. 인류의 보물창고라 불린다는 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일찍부터 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관이 투철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요.
 

두 번째 활동_ 홍보
7월주터는 본격적인 배움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홍보’였습니다. 박물관에서 실제 어떤 식으로 홍보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똥 나와라 똥똥’을 예로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박물관 홍보는 그러니까, 박물관을 알리고 좋아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상대가 흥미로워 할만한 언어로 잘 전달해야 합니다. 우리 조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전시를 주제로 보도자료, 포스터, 동영상을 제작해 보기로 했고, 우리 가족은 동영상을 담당했지요. 스토리보드 내용부터 구성해가며 1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의욕과는 달리 사진 편집과 동영상 편집이 만만치 않았고, 늘 그렇듯 주어진 작업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흡족하진 않지만 작품 비슷한 결과물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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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활동_ 조사연구
8월, 3차 활동에서는 박물관 조사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유물 발굴과 보존을 위해 애쓰시는 학예연구사 선생님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어 가족의 생애사 조사와 민속 조사 노트 작성을 해보았는데요. 아이가 조사하는 대상이 바로 부모인 저이기 때문에, 오래 전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좋은 시간이었죠.
 

네 번째 활동_ 현장답사
1910년 경술국치와 같은 날인 8월 29일, 네 번째 활동으로 현장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온양민속박물관과 외암리 민속마을을 탐방했어요.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니 지루한 줄 모르게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야외전시장의 1870년대 강원도 삼척에서 이전한 ‘너와집’도 관람했는데요. 100년 전 화전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였습니다. 드디어 외암리 민속마을에 닿았습니다. 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된 외암민속마을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민속누리단에게 특별히 허락된, 고택 내부 관람입니다. 외암마을은 실제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집안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거든요. 외암의 후손의 호 ‘건재’ 가 붙은 건재고택은 사랑채에서 십장생돌, 나무, 물 등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다섯 번째 활동_ 유물 등록 실습 / 여섯 번째 활동_ 전시 기획 및 실습
9월에 진행된 다섯 번째 활동에서는 유물 관리에 대한 이해와 각 가족의 소장품을 유물로 직접 등록하는 실습을 했습니다. 이렇게 등록한 유물은 여섯 번째 활동에서 전시에 대한 이론강의와 기획 실습을 통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10월 21일부터 11월 16일까지 열린 <2015 마음을 담은 솜씨전>입니다. 우리 가족의 소장품이, 내가 기획한 전시에, 그것도 국립민속박물관에 전시된다는 것. 그 어떤 몇 마디의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었습니다.

 
일곱 번째 활동_ 박물관 교육과 평가, 그리고 해단식
11월에 열린 일곱 번째 활동은 박물관 교육과 평가로 이루어졌습니다. 전시물은 사회적, 역사적 의미가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치뿐만 아니라 유래나 환경과의 관련성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리고 직접 전시장을 둘러보며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해보니 전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더군요. 참가 가족들이 고심한 끝에 만들어낸 프로그램을 8차 해단식 때 발표했는데, 실제로 도입해 진행해도 좋을 만큼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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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민속누리단에서 진행된 교육 내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전문적인 활동들로 가득했습니다. 박물관 큐레이터의 역할을 실제와 가장 유사하게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큐레이터의 꿈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고, 민속에 관심 있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도 우리 민속과 박물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심도 있는 교육이었습니다. 모든 활동마다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김유선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학예연구사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글, 사진_ 김효주, 손보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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