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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1

아이들의 취향 저격!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달토끼와 산토끼>

지난 4월 26일 어린이들의 취향을 자극할 새로운 전시 공간이 문을 열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달토끼와 산토끼》가 바로 그것이다. 이 전시는 예로부터 우리 어린이들에게 매우 친근한 동물이자 옛이야기 속에서 지혜롭고 꾀가 많은 모습으로 그려진 ‘토끼’를 주인공으로 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놀이로 펼쳐진다.

어린이들의 가장 친근한 동물 토끼와 익숙한 옛이야기의 만남
이번 전시는 ‘심청이야기 속으로2008’, ‘흥부이야기 속으로2012’, ‘해와 달이 된 오누이2014’, ‘신화 속 동물이야기2016’, ‘개와 고양이와 구슬2018’, ‘우리 이제 만나요2021’에 이어 일곱 번째 이야기 전시로 우리의 옛이야기를 스토리텔링 전개 방식으로 펼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창작동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하였다. 전시는 달에서 방아를 찧는 달토끼가 신비한 약초를 찾아 지구를 내려오면서부터 시작된다. 1부 <어서와! 숲속 마을에 온 걸 환영해>에서는 추석에 다 함께 떡을 만들어 먹으며 잔치를 열던 풍속을 소개한다. 이를 위해 달토끼, 산토끼와 떡방아를 찧어보는 디지털 체험, 떡살을 찍어보는 아날로그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2부 <약초를 찾으러 함께 가보자!>는 토끼의 언덕과 강, 숲 속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구조물 속에서 다양한 놀이를 통해 〈토끼의 재판〉1), 〈토끼와 거북이〉2)와 같은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3~4명의 친구들이 함께 힘을 모아 호랑이를 웅덩이에 빠트리는 게임은 토끼의 지혜와 용기, 친구들 간의 협동심을 배울 수 있다. 3부 <안녕~ 다시 달나라로>는 정월대보름에 연을 날리며 액운을 쫓는 풍속을 소개하며 달토끼가 타고 갈 연을 친구들과 협동하여 만들어 날려보는 라이브 스케치3) 체험을 마련하였다.

“귀는 쫑긋! 눈은 번쩍!”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콘텐츠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없다. 모든 어린이 관람객은 함께 오는 성인 동반 보호자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번 《달토끼와 산토끼》 전시에서는 “귀는 쫑긋! 눈은 번쩍!”이라는 전시콘텐츠를 마련하여 전시실 곳곳에 비치하였다. 이는 전시내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생각할 거리, 심화된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동반 보호자가 어린이와 함께 한 번 더 이야기를 나누고 관람에 동참하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추후 동반 보호자의 전시 만족도 향상과 전시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편안하고 친근한 전시공간
전시 공간은 평면적 이야기 구조를 입체적으로 연출함으로써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달토끼, 산토끼와 함께 활발한 신체활동, 흥미로운 체험활동과 창작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이는 편안하고 친근한 공간에서 그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간의 정서적 애착 형성을 돕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어린이의 정신적·신체적 눈높이에 맞추고, 자연스러운 어포던스Affordance를 지닐 수 있도록 배치하는 등 여러 요소와 매체 간의 균형을 세심하게 고려하였다. 현대적인 느낌의 일러스트와 세련된 색채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은 물론이고 동반한 어른들의 추억과 동심까지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 전시실의 답답했던 느낌을 극복하고 보다 쾌적하고 개방감 있는 화사한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하였다.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어줄 달토끼와 산토끼 캐릭터
전시 구성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는 별도의 동화책으로 제작하여 전시관람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를 위해 주인공인 달토끼와 산토끼의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이야기 줄거리 전개를 돕는 전체적인 일러스트를 새롭게 개발하였다. 또한 이는 아날로그 체험물 및 디지털 영상물, 입체 조형물, 홍보물 등 각종 시각물에 일관되게 적용함으로써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이고 완성도 있는 전시디자인이 되도록 하였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서 인형으로 제작한 달토끼와 산토끼, 숲 속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어린이 관람객들이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으로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뛰어놀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새롭게 개편한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상설전시 《달토끼와 산토끼》에서 마음껏 상상하며 창의력을 키우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 모두가 흥미롭고 유익한 박물관 경험을 듬뿍 누리기 바란다.

1)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 1923년 11월호에 실린 〈토끼의 재판〉
2)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
3) 어린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 실제로 영상에 구현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체험


글 | 유민지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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