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박물관이 새 단장을 마치고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다시 찾아온다. 2003년 개관 이래 국내 어린이박물관을 선도해 온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에 올해 초부터 어린이박물관의 기능 강화와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목표로 상설전시, 옥외전시, 로비 공간 등 박물관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10월 30일, 드디어 새로워진 모습으로 어린이 여러분을 맞이한다.
우리 별 보러 가볼래요?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1관이 우리의 옛이야기를 소재로 한다면, 상설전시 2관은 시의성 있는 주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다. 이번 새로운 상설전시 2관의 주제는 ‘환경’이다. 전시를 기획하며 환경을 주제로 한 어린이 전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숲, 바다, 동물, 식물, 쓰레기, 재활용 등 익숙한 소재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과 기후변화도 다뤄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작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여느 때와 같이 주제를 고민하던 어느 날, 아들이 던진 한마디가 실마리가 되었다.
“엄마, 하늘에 별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은 도시의 화려한 불빛 속에서 잊힌 밤하늘의 별을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특별한 전시이다. 이 전시는 과도한 빛공해로 인해 생태계가 겪는 혼란과 불균형을 동물, 식물, 인간 등 다양한 생명체의 관점에서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밤’과 ‘어둠’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별을 통해 시간과 방향을 알아차렸던 옛사람들의 지혜를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의 가치를 느끼고, 자연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인트로 <별이 사라졌어요!>는 어린이와 AI로 구현된 100년 전 할아버지가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곳에서 어린이와 할아버지의 서로 다른 ‘밤’과 ‘별’에 대한 기억과 생각을 비교하며 들을 수 있다.
1부 <우리의 밤은 너무 밝아요!>는 어두워야 할 밤이 밝아진다는 것이 자연과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임을 설명한다. 이 공간에서는 빛공해로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나라 작가의 일러스트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소극장 형식의 공간에서 상영된다.
2부 <돌려줘요! 깜깜한 밤!>에서는 다양한 체험형 놀이를 통해 밤을 잊고 노래하는 꾀꼬리, 길을 잃은 새끼 바다거북, 불빛 아래에서 헤매는 나방, 사냥을 하지 못해 배고픈 너구리를 도와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이를 통해 불을 끄고 빛을 줄이는 작은 실천으로도 어두운 밤하늘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3부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은 되찾은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별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쏟아지는 별들로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밤하늘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했다.
마지막 에필로그 <밤하늘의 별, 옛날 사람들의 비밀 친구>에서는 지금처럼 밝지 않았던 시절, 별이 시간과 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였고, 어두운 밤을 밝혀주던 특별한 존재였음을 아이들에게 소개한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재미와 오락을 넘어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특히,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이야기책, 길잡이책, 애니메이션, 활동지 등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활용해 다각도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모든 자료는 박물관 누리집에서 제공되며, 이 자료들이 교육기관과 연구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상상력 팡팡! 신나게 놀아볼까요? <알록알록> <쑥쑥> <냠냠>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전시관과 교육관 외에도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옥외 공간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노출된 옥외 공간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
이번 개편의 중심은 체험공간 <알록알록>이다. 이 공간은 오로라 필름을 통해 빛의 다채로운 색감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그물놀이 체험물을 함께 마련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또한, 감각 탐험과 신체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배치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탐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인 천연 코르크 바닥재를 사용해 세심하게 마감했다.
<알록알록> 외에도, 놀이마당 <쑥쑥>과 도시락 쉼터 <냠냠>도 새롭게 단장했다. 이번에 새롭게 변신한 옥외 공간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발견하고 탐험하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독창적인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두근두근! 모험을 떠날 준비됐나요? 어린이박물관 로비
어린이의 박물관 경험이 처음 시작되는 로비 공간은 단순한 대기 공간 그 이상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그동안 부족했던 관람 편의시설을 강화하고, 동선의 효율성을 고려한 공간을 배치해 어린이들과 보호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관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DID) 시스템을 도입해 친근하고 생동감 있는 그래픽으로 관람 예절 및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롭게 변신한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로비는, 어렵게 발걸음을 한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환영의 공간이자,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설렘과 호기심을 채워주는 매력적인 장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길잡이, ‘어린이’라는 별!
올해 초부터 준비해 온 어린이박물관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이 드디어 마무리 되었다. 각기 다른 성격의 공간을 다양한 주제와 콘텐츠로 채워야 하는 복잡한 과제였지만, ‘어린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어린이들이 더 나은 공간에서 질 높은 콘텐츠를 경험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전문가, 빛과 환경 전문가, 어린이 공간 설계 전문가, 전시 영상 및 사이니지,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 작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마음으로 협력했다.
특히 이번 전시 개편 작업에서는 6~7세 어린이 33명의 별에 대한 생각과 소망을 모아 전시장 입구와 길잡이책에 담은 점이 매우 의미 있었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관람객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협력자와 함께 참여해 준 어린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루빨리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 찬 박물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유민지_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사
『민속소식』 2024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