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체험 중심 전시의 매력에 _______ 빠지다

글 편집팀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와 우리 생활문화 내면을 살필 수 있는 《사진관 전성시대》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관람객들은 집안 어딘가에 있을 법한 기념품, 앨범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사진을 보며 지난 시간을 회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람객들은 이번 특별전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한국에서는 출생 100일을 기념한다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특별전을 관람한 외국인 관객은 우리나라의 100일 기념 문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아시아 투어 중에 우리나라를 찾았다는 프랑스인 세드리Sadry 씨는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을 기념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과거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아서 100일을 넘기면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맥락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유아 사망률이 낮아진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도 멋졌어요.”라며 백일 잔치 문화의 유래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에서 온 소라야Soraya 씨 역시 백일 잔치 문화에 대해 말했다. “영국에는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문화가 있어요. 하지만 출생 백일을 기념하는 문화는 없거든요. 그런 문화적 차이가 흥미로웠어요. 영국에서는 한국의 백일 잔치와 다르지만, 최근에 미국에서 유입된 ‘젠더 리빌gender reveal 파티(태아 성별 공개 파티)’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라며 우리의 백일 잔치 문화와 젠더 리빌 파티를 비교해 설명했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 왔다는 이사벨라Isabella 씨는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전시를 보면서 12살 생일 기념 파티가 기억났어요. 생일에 온 가족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비슷해 반가웠어요.”라며 전시를 보며 생일날 가족과 함께 기념하는 한국의 문화가 미국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아시아 투어 중인 세드리Sadry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이사벨라Isabella 씨(맨 오른쪽) 가족

아날로그 감성 체험에 감동했어요
요즘은 누구나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며 수시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지인들과 공유한다. 하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 사진 찍는 날이 특별했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의 눈에는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사진관 전성시대》가 어떻게 다가갔을까?
영국인 에밀리Emily 씨는 “《사진관 전성시대》는 디지털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진 한 장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어요. 필름이나 인화된 사진을 실제로 보는 경험은 아주 특별했어요. ‘진짜’를 보는 경험이라고 할까요?”라며 사진 한 장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전시라고 했다. 엘리자베스Elizabeth 씨는 “체험 중심의 전시 구성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진관에서 사진을 직접 찍어보는 체험과 라이트박스 위에 필름을 올려놓고 루페확대경로 확인하는 체험이 재미있었어요. 박물관에서 전시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거든요.”라며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 기획과 관람객 배려가 뛰어나다고 이야기했다. 프랑스에서 온 쥘리Julie 씨 역시 흑백사진이 가진 매력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사진 인화 관련 전시 부스가 기억에 남아요. 붉은 조명으로 실제 느낌을 살린 것도 좋았고요.
인화 방법에 따라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어요.”라며 《사진관 전성시대》 관람을 통해 흑백사진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이번 두 전시는 일상 속 기념품과 사진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감성을 공유해보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은 한국의 독특한 기념 문화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는가 하면, 아날로그 사진관의 추억 속에서 디지털 시대에 잊기 쉬운 소중한 감정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다른 문화권의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고 공감해 주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지켜온 생활문화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전시를 관람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우리 일상 속 기억의 가치를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

영국에서 온 소라야Sor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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