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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국립민속박물관 전문학술지
『민속학연구』 제53호 발간

국립민속박물관은 2023년 11월 30일 민속학 전문학술지인 『민속학연구』 제53호를 발간하였다. 『민속학연구』는 1994년부터 발간된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학술지로 민속학은 물론 인류학, 역사학, 국문학, 박물관학, 종교학, 미술사학 등의 인접 학문 논문도 게재하고 있다. 이는 국립박물관이라는 기관의 특성을 살린 것일 뿐만 아니라 ‘민속’의 범주를 확대한 것이다.

『민속학연구』는 매년 상반기6월 30일와 하반기11월 30일 2회 발간하며 이번 53호에는 기획논문인 ‘해외 이주와 디아스포라’를 비롯해 총 7편의 논문이 수록되었다.

최희영노던일리노이대학교의 「민속악계 명인 부부 성금연, 지영희가 참여한 1970년대 하와이 내 공연 유형과 의의」는 1970년대 하와이로 이주한 성금연, 지영희 부부의 음악 활동을 조명한 연구이다. 이 부부는 하와이 이주 이전에 국내에서도 민속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겼으며, 이주 이후에는 하와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다채로운 공연을 기획하여 하와이 내 한국 전통 공연을 다양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하와이에서 무용연구소를 설립한 ‘한라함’과 함께 활발한 한국 전통 공연 활동을 전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음을 이번 논문에서 소개하고 있다. 

1978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공연 광고(출처: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

이현경홍익대학교의 「시베리아 온곤의 상징적 표현 연구」는 시베리아 소수 민족들을 통해 전승되고 있는 샤머니즘 신상神像인 ‘온곤’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온곤’은 인생의 화복禍福에 관여하는 존재로 종교적 대상이었으며, 특정한 위계와 형상을 갖추지 않고 능력이 필요한 곳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제작되었음을 글에서 밝히고 있다.

이건욱국립민속박물관의 「시베리아 샤먼 북 연구 – 튀르크·몽골계 민족 샤먼을 대상으로」는 박물관 소장유물19세기 말~20세기 초 샤먼 북과 현지 조사현대 샤먼 북를 통해 북이 가진 상징성을 연구하였다. 또 튀르크·몽골계 민족들이 사용하였던 북을 통해 북의 외관상 특징뿐만 아니라 북의 입수와 폐기 과정까지 총체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부랴트 샤먼들은 전통 북을 사용하는 모습(사진제공: 이건욱)

김세건강원대학교의 「강원도 인걸기의 구조와 기능」은 사람이 끄는 쟁기인 ‘인걸기’를 연구했다. 농기계가 도입되고 가축 품값이 높아지면서 축력 쟁기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인걸기는 여전히 강원도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음을 살피고 그 의의를 밝히고 있다. 

인걸기

배영동안동대학교의 「1586년 원이 엄마 제작 ‘머리카락 미투리’의 문화적 의미 해석」 논문은 경상북도 안동의 이응태 무덤에서 출토된 미투리머리카락과 대마피를 섞어 만듦와 편지 연구를 통해 아픈 남편의 쾌유와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내었음을 밝혔다. 이 글에서 미투리는 와병 중인 남편 이응태가 건강을 회복하기를 염원하며 만든 상징적 의미였으며 남편이 죽은 이후 폐기하지 않고 죽은 남편에게 쓴 마지막 이별의 편지와 함께 관에 넣었다. 즉 ‘원이 엄마의 미투리’는 남편이 건강을 회복하여 신고 활보하기를 바라는 염원의 표현이었으며, 남편이 죽은 후에는 자신의 꿈속에라도 찾아와 만나기를 바라는 그리움을 담아낸 상징으로 해석하였다.

1586년 원이엄마가 만든 미투리(사진제공: 안동대학교 박물관)

정제호국립교통대학교의 「여성 정절 서사의 신성성과 고난의 관계 양상 – 〈백일홍〉, 〈처녀고개〉, 〈도랑선비 청정각시〉의 비교를 중심으로」에서는 〈백일홍〉, 〈처녀고개〉, 〈도랑선비 청정각시〉 등 세 작품을 비교 분석하여 주인공의 고난이 심화할수록 신성성의 발현이 강해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서사는 남성 지배 질서하에서 여성들이 강요받았던 ‘정절’이 미덕을 가장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었음을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정훈전남대학교의 「광양지역 줄다리기의 기억과 기호적 의미」는 전남 광양지역 줄다리기의 변별성을 연구한 논문이다. 광양지역은 전남의 다른 지역과 달리 쌀 생산력이 낮았고 이 때문에 보다 다양한 인문환경과 생업 환경이 만들어졌다. 논문은 이러한 배경하에 광양지역 ‘줄다리기’는 일반적인 도작 문화의 줄다리기와 변별된 양상을 가지고 현재까지 복원 전승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민속학연구』의 모든 논문1~53호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 〈발간자료원문검색〉 서비스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사이트www.kci.go.kr〉, 〈학술자료검색사이트 www.dbpia.co.kr〉 등을 통해서 내려받을 수 있다.


글 | 김형준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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