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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이 전하는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온라인 전시 박수환 학예연구사 인터뷰

국립민속박물관에 오직 온라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지난 2020년 12월 24일 국립민속박물관의 첫 온라인 특별전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이 개최되었는데요. 이번 전시를 기획하신 박수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래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전시는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특별전에 이어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는데요. 그러나 당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점차 심화되면서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아오는 것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때 온라인 전시로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떠하겠냐는 의견이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첫 온라인 특별전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첫 온라인 전시인 만큼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은 어떠한 부분에 가장 초점을 두어 기획하셨나요?
크게 두 가지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하였는데요. 첫 번째는 ‘다양한 영상자료의 발굴’입니다. 민속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인 만큼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주로 사람과 사람의 삶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전시를 기획합니다. 그러나 전시를 다룰 때 유물의 중요성을 역시 빼놓을 수가 없지요.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막걸리’라는 주제에 맞게 양조장이나 막걸리 가게를 현장감 있게 재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온라인에서는 그러한 현장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영상자료’를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자료 중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이를 편집하고 수록하였습니다. 당시의 신문자료나 대한뉴스 자료도 전시를 기획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현장 전시에서도 영상자료들이 많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이번 온라인 전시에서 특히나 영상자료의 위력이 무척 컸습니다. 두 번째는 그동안 조사 연구한 내용을 전시에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꾸준히 우리나라의 민속 생활 문화 전반에 관해 조사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철저한 조사 연구를 기반으로 전시가 기획되는 것이지요. 이번 막걸리 전시에서도 민속연구과에서 시행한 ‘전국 양조장 보고서’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였고, 당시에 축적해 놓은 유물 및 양조장 현장의 VR, 양조인들과의 인터뷰 영상도 최대한 활용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도 그동안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 연구를 해주신 동료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기획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3D 가상전시3-3. 막걸리의 공간들

기존의 현장 위주의 전시와는 달리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는 데 있어 가장 크게 느껴졌던 어려움이나 차이점에는 무엇이 있으셨나요?
아무래도 첫 온라인 전시이다 보니, 선례가 없었던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사실 개인적으로 온라인 전시는 아니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기에 이번 전시도 이와 비슷하게 DVD 형태 등으로 제작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시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들이 있었고, 이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구성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온라인상에는 구현할 수 있는 유물의 수량이나 콘텐츠의 내용을 줄일 필요도 없고, 상상의 나래를 무한대로 구현해 낼 수 있지요. 혹은 갑자기 전라남도의 양조장을 VR로 구현하여 안내할 수도 있는 것이죠. 게다가 현장에 비해 1/10 이하의 예산으로도 충분히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전시와 현장 위주 전시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시게 된다면 어떠한 내용으로 구성하시고 싶으신가요?
현재 민속연구과에서 기존에 조사 연구한 내용들을 온라인 콘텐츠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주제가 1980~90년대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추진했던 전국 장승·솟대 신앙 조사보고서의 온라인 콘텐츠화 작업인데요. 직접적으로 전시라고 명칭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막걸리 특별전과 동일하게 유물, 영상, 사진, VR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온라인으로 구현하고자 합니다. 콘텐츠의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19xx, 전국 장승·솟대 신앙 조사 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기획 중이고요. 여기에 당시 전국을 좌충우돌 휩쓸고 다니면서 젊은 시절을 민속조사연구에 매진하셨던 박물관 선배님들의 민속 로드무비Road Movie를 오마주해 볼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작업이라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관람객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양희은 가수가 부른 ‘막걸리’ 노래에 맞추어 제작한 엔딩 영상은 지루하시더라도 꼭 봐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제가 직접 편집한 영상이거든요. 노래도 신나고 너무 좋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아무런 대가 없이 노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양희은 선생님과 이한철 작곡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직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전시를 보지 못하셨다면 이번 기회에 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 하시면서 관람해주시면 더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오가는 술잔 오가는 마음 그래서 막걸리가 좋더라
여러분들에게 막걸리란 어떤 존재인가요? 비가 오거나 마음이 무언가 쓸쓸하게 느껴지는 날, 유독 막걸리와 파전이 그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양희은 가수의 ‘막걸리’ 노래에서는 막걸리를 ‘오랜 친구’나 ‘애인’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막걸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요? 이번 기회에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전시를 관람하면서 막걸리라는 고마운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막걸리 한 사발 시원하게 하시면서요.


글 | 강윤진_제10기 국립민속박물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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