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거울을 처음 본 시골에 사는 부부와 시어머니입니다.
아내는 남편이 한양에 일이 있어 가게 되자 빗을 사다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빗이 어떤 물건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밤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었습니다.
“여보, 저기 밤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생긴 물건이에요.
밤하늘을 보고 비슷한 물건을 사오시면 되어요.”
“밤하늘의 달과 비슷한 물건이라… 알겠소.”
남편은 한양에서 며칠 동안 볼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터에 들립니다.
아내가 사오라던 빗을 사기 위해서였죠.
“어디보자… 달과 비슷한 물건을 사오라고 했지?
여보시오, 저 보름달과 같은 물건 하나 주시오.”
상인은 남편의 설명을 듣고 보름달처럼 둥그렇고 밝은 거울을 건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에게 거울을 건넵니다. 아내가 기뻐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거울을 받아본 아내는 화들짝 놀랍니다. 그 안에 웬 젊은 아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여보! 빗을 사 오랬더니 웬 젊은 첩을 데리고 온 거예요? 아이고~ 아이고~”
아내는 남편이 한양에 다녀오더니 젊은 첩을 데리고 왔다며 난리가 납니다.
그 소란에 방안에 있던 시어머니가 놀라 나옵니다.
“무슨 일이기에 이 소란이냐. 아니 이게 뭐야?”
며느리에게 거울을 받아본 시어머니는 깜짝 놀랍니다.
웬 늙은 아낙이 거울 속에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아니, 너는 이왕이면 젊은 첩을 데려올 것이지 다 늙은 첩을 데려왔니… 쯧쯧…”
거울을 처음 보고 자신인지도 모르는 가족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참과 거짓에 혼동하는 어리석음과 그 어리석음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옛이야기였습니다.
그림_ 윤마로